2015년 6월 11일 목요일

"메르스 기사, 10년 전 '황우석 사태' 생각나요"


[프레시안, 응원합니다] 최승호 뉴스타파 앵커
서어리 기자2015.06.11 15:19:38


요새 프레시안 편집국에선 새삼스레 10년 전을 추억하는 기자들이 늘었다. 선배 기자들은 "캬~" 하고 후배 기자들은 "읭?" 하는 까마득한 옛일, '황우석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태'. 선배 기자들은 당시를 회고할 때마다 입버릇처럼 말한다. '두려웠지만 행복했던 시절'이었다고.

2005년 황우석 사태 당시와 지금의 메르스 정국을 놓고 보면, 절묘하게도 겹쳐지는 부분이 있다. 지난 4일, 프레시안은 소송을 각오하고 '메르스 병원' 6곳의 실명을 최초로 공개했다. 한 마디로 '질렀다'. 김선종 연구원과 문화방송(MBC) 제작진의 인터뷰 녹취록을 단독 보도했던 10년 전 그때처럼. 병원 공개 이후로도 단독 기사와 35번 의사 환자 등 후속 기사를 쏟아내며 프레시안 기자들은 조금은 두렵고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행히 독자들의 관심과 성원이 잇따랐다. '용기 있는 보도였다'며, 감사하게도 많은 격려를 받았다.

그래도 외로웠다. 정부가 마비된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과 알 권리를 위해 많은 언론이 프레시안과 함께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정부가 5일과 7일 두 차례 공식 발표를 하기 전까지 다수 언론이 침묵을 지켰다. 단 한 곳,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만 빼고. 뉴스타파는 지난 5일 '메르스 감염 지도' 기사를 통해 메르스 병원 6곳의 정보를 공개했다.

프레시안과 함께 병원 실명을 공개한 언론이 하필 뉴스타파라는 점도 10년 전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은 뉴스타파의 대표 얼굴이 된 최승호 앵커, 그는 황우석 사태 당시엔 MBC <PD수첩> 책임 프로듀서(CP)로서 줄기세포 조작 의혹을 파헤쳤다. 여러모로 프레시안과 연이 깊은 그는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의 조합원이기도 하다.

뉴스타파 메르스 첫 보도가 나가기 하루 전인 4일, 서울 마포구 뉴스타파 스튜디오에서 프레시안 전홍기혜 편집국장과 최 앵커가 만났다. 기시감을 느낀 건 전홍기혜 편집국장만이 아닌지, 최 앵커 또한 10년 전 이야기부터 풀어놓았다.

▲최승호 뉴스타파 앵커. ⓒ프레시안(최형락)

"방송 중단 속상해 밤새 술 마시고 일어나니, 프레시안이 사고를?!"

때는 2005년 12월 4일 오후 세 시경. 당시 최 앵커는 12월 6일 자 <PD수첩> 방송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이 가짜임을 밝힐 결정적 증거들을 한창 편집하던 중이었다. 누군가 TV를 보라고 해서 틀어 보니, YTN이 'MBC 제작진이 취재윤리를 위반하면서 황 교수를 음해하려 했다'는 김선종 연구원의 인터뷰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MBC와 제작진을 향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MBC 내부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김 연구원을 압박한 건 맞지만, 그와 별개로 논문이 가짜라는 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할 사실이었다. 그러나 결국 방송이 막혔다. 국민 정서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경영진의 판단이었다.

"'무기한 방송 중단'이라는 통보를 받았어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지요. 방송을 하면 그 논문이 가짜인 게 밝혀지는데 왜 못 하게 하는지…. 그날 <뉴스데스크>에서 사과 방송을 하는 걸 보면서 한학수 PD랑 밤새도록 술 마셨어요."

다음날 엄청난 숙취에 시달릴 즈음, '줄기세포 논문 가짜 의혹' 보도가 떴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고를 친 곳이 어딘가 하고 보니, 프레시안이었다. <PD수첩>이 쥐고 있던 줄기세포 유전자 지문 분석 결과뿐 아니라, 한학수 PD와 김선종 연구원의 인터뷰 녹취록 전문까지 공개했다. 제작진이 프레시안에 자료를 건넨 건 아니었다. 독자적으로 취재해서 내보낸 보도였다.

"'방송이 중단됐으니 이렇게 진실이 묻히는 건가' 하고 우리 제작진들은 상당히 암울해했어요. 그런데 프레시안 보도를 보면서 다시 '희망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실제로 그 보도가 나간 뒤부터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었죠. 그래서 누군가는 그랬다고 해요. '고래들이 싸움을 끝낸 뒤 새우가 칼 들고 나섰다'고."

파문이 크게 일자 다른 언론들도 앞다퉈 황우석 논문의 진위 여부를 캐기 시작했다. 의혹은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MBC 사장이 프레시안에 엄청난 영광을 줬다고 봐요. 혹시 사장이 프레시안을 굉장히 좋아했던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웃음)

▲2005년 황우석 사태 당시 MBC <PD수첩>을 진행했던 최승호 앵커의 모습. ⓒ뉴스타파

"죽지 않고 끝까지 버틴 프레시안, 대단합니다"

지금이야 다 밝혀진 상태이니 하하호호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그땐 보도 하나, 방송 한 번 하는 게 살 떨리도록 무서운 일이었다.

"가짜 논문 의혹에 대한 제보를 처음 받고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워낙 황 교수를 애국자로 떠받드는 분위기라, 과연 방송을 했을 때 <PD수첩>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가늠이 안 됐어요."

다행히 나중에 방송이 다시 나갔지만, 대중을 떼로 등진 대가는 혹독했다. 빗발치는 항의 전화에 못 이긴 광고주들이 광고를 하나둘 끊기 시작했다. 줄기세포 조작 의혹 첫 방송 다음 주에는 광고가 정말 하나도 없었다. '방송 타이틀이 나가자마자 스튜디오 화면이 나온 유일무이한 방송'이 됐다.

"권력하고 싸운 건 여러 번 경험이 있지만, 대중과 싸운 건 황우석 사태가 처음이었어요. 'PD수첩 폐지' 보도자료가 나갈 정도로 어마어마한 공격을 당했죠. 대형방송도 못 견딜 만큼 힘들었는데, 프레시안처럼 작은 회사는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MBC에 비할 바가 아니죠. 그 심정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안쓰러웠죠. 그런데도 죽지 않고 끝까지 버텼잖아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레시안은 거대 권력뿐 아니라 대중의 요구에도 저항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언론이에요."

▲최승호 앵커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지금은 그 때보다 훨씬 더 칠흑같은 어둠 속이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잡은 손을 놓치지만 않는다면 결국 이겨낼 겁니다."



"우리 '새우 언론'들, 칼 들어야죠"

황우석 사태를 포함해 '아닌 건 아니'라고 하던 최 앵커는 결국 2012년 장기 파업 이후 MBC를 떠났다. 엄밀히 말하면 쫓겨났다. 새 둥지를 찾았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그는 이곳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MBC 때와 달리 지금은 피디부터 작가까지 혼자 1인 다역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편하다. 경영진 눈치를 보지 않고 뭐든 취재할 수 있다. 취재한 내용은 고스란히 방송에 반영된다. '차 떼고 포 떼는' 방송이 아니라는 데서 가장 큰 만족을 느낀다.

'차 안 떼고 포 안 떼는' 방송은 정직한 뉴스를 갈구하던 언론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후원 회원 3만5000명. 뉴스타파는 광고 하나 없이 오롯이 후원금만으로 뉴스를 제작한다.

조세피난처,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세월호 사고 보도 등을 통해 세운 뉴스타파의 위상은 내부 구성원들의 치열한 노력의 결과다. 그러나 무기력한 공영방송 또한 뉴스타파의 입지를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준공영방송' MBC에서 쫓겨 나왔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대중이 언론을, 정부를 믿지 못하면 사회가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결국 언론 구성원이 두 눈 부릅뜨고 스스로를 감시하는 일이 중요해요. 그런데 지금 MBC, KBS 구성원들에게 그런 걸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온 것 같아요. 그럴수록, 고래 싸움이 끝나고 새우가 칼을 들 듯이 '새우 언론들'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새우처럼 작은 언론을 독자들이 많이 도와준다면, 새우 언론이 공영언론의 빈 공간을 메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프레시안(최형락)

"좋은 언론에는 비용이 듭니다"

새우가 살기 위해선, 작고 여린 이 생물이 살아남을 환경이 받쳐줘야 한다. 새우 언론이 고사하지 않으려면, 독자들의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

"좋은 언론에는 비용이 듭니다. 언론 지형은 프레시안이나 뉴스타파 같은 대안언론들이 먹고 살기 힘든 방향으로 굳어져 가고 있습니다. 프레시안, 우리 사회 전체를 봤을 때 존재해야 하는 언론이지 않습니까. 광고 많다는 이유로 보기 싫다고 거부한다면, 프레시안이라는 좋은 언론을 우리 사회가 가질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적극적인 기사 공유와 후원이 새우 언론을 좀 더 자라나게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조합원으로서 프레시안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이번 메르스 기사들을 보니, 황우석 사태 때 매섭게 기사를 쏟아냈던 과거의 프레시안이 생각납니다. 무척 용기 있는 결정이었다고 보고, 앞으로도 이렇게 존재감 있는 기사가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언론협동조합으로서 발전 또한 기원합니다."

[프레시안, 응원합니다] 최승호 뉴스타파 앵커
서어리 기자2015.06.11 15:19:38


요새 프레시안 편집국에선 새삼스레 10년 전을 추억하는 기자들이 늘었다. 선배 기자들은 "캬~" 하고 후배 기자들은 "읭?" 하는 까마득한 옛일, '황우석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태'. 선배 기자들은 당시를 회고할 때마다 입버릇처럼 말한다. '두려웠지만 행복했던 시절'이었다고.

2005년 황우석 사태 당시와 지금의 메르스 정국을 놓고 보면, 절묘하게도 겹쳐지는 부분이 있다. 지난 4일, 프레시안은 소송을 각오하고 '메르스 병원' 6곳의 실명을 최초로 공개했다. 한 마디로 '질렀다'. 김선종 연구원과 문화방송(MBC) 제작진의 인터뷰 녹취록을 단독 보도했던 10년 전 그때처럼. 병원 공개 이후로도 단독 기사와 35번 의사 환자 등 후속 기사를 쏟아내며 프레시안 기자들은 조금은 두렵고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행히 독자들의 관심과 성원이 잇따랐다. '용기 있는 보도였다'며, 감사하게도 많은 격려를 받았다.

그래도 외로웠다. 정부가 마비된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과 알 권리를 위해 많은 언론이 프레시안과 함께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정부가 5일과 7일 두 차례 공식 발표를 하기 전까지 다수 언론이 침묵을 지켰다. 단 한 곳,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만 빼고. 뉴스타파는 지난 5일 '메르스 감염 지도' 기사를 통해 메르스 병원 6곳의 정보를 공개했다.

프레시안과 함께 병원 실명을 공개한 언론이 하필 뉴스타파라는 점도 10년 전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은 뉴스타파의 대표 얼굴이 된 최승호 앵커, 그는 황우석 사태 당시엔 MBC <PD수첩> 책임 프로듀서(CP)로서 줄기세포 조작 의혹을 파헤쳤다. 여러모로 프레시안과 연이 깊은 그는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의 조합원이기도 하다.

뉴스타파 메르스 첫 보도가 나가기 하루 전인 4일, 서울 마포구 뉴스타파 스튜디오에서 프레시안 전홍기혜 편집국장과 최 앵커가 만났다. 기시감을 느낀 건 전홍기혜 편집국장만이 아닌지, 최 앵커 또한 10년 전 이야기부터 풀어놓았다.

▲최승호 뉴스타파 앵커. ⓒ프레시안(최형락)

"방송 중단 속상해 밤새 술 마시고 일어나니, 프레시안이 사고를?!"

때는 2005년 12월 4일 오후 세 시경. 당시 최 앵커는 12월 6일 자 <PD수첩> 방송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이 가짜임을 밝힐 결정적 증거들을 한창 편집하던 중이었다. 누군가 TV를 보라고 해서 틀어 보니, YTN이 'MBC 제작진이 취재윤리를 위반하면서 황 교수를 음해하려 했다'는 김선종 연구원의 인터뷰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MBC와 제작진을 향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MBC 내부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김 연구원을 압박한 건 맞지만, 그와 별개로 논문이 가짜라는 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할 사실이었다. 그러나 결국 방송이 막혔다. 국민 정서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경영진의 판단이었다.

"'무기한 방송 중단'이라는 통보를 받았어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지요. 방송을 하면 그 논문이 가짜인 게 밝혀지는데 왜 못 하게 하는지…. 그날 <뉴스데스크>에서 사과 방송을 하는 걸 보면서 한학수 PD랑 밤새도록 술 마셨어요."

다음날 엄청난 숙취에 시달릴 즈음, '줄기세포 논문 가짜 의혹' 보도가 떴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고를 친 곳이 어딘가 하고 보니, 프레시안이었다. <PD수첩>이 쥐고 있던 줄기세포 유전자 지문 분석 결과뿐 아니라, 한학수 PD와 김선종 연구원의 인터뷰 녹취록 전문까지 공개했다. 제작진이 프레시안에 자료를 건넨 건 아니었다. 독자적으로 취재해서 내보낸 보도였다.

"'방송이 중단됐으니 이렇게 진실이 묻히는 건가' 하고 우리 제작진들은 상당히 암울해했어요. 그런데 프레시안 보도를 보면서 다시 '희망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실제로 그 보도가 나간 뒤부터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었죠. 그래서 누군가는 그랬다고 해요. '고래들이 싸움을 끝낸 뒤 새우가 칼 들고 나섰다'고."

파문이 크게 일자 다른 언론들도 앞다퉈 황우석 논문의 진위 여부를 캐기 시작했다. 의혹은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MBC 사장이 프레시안에 엄청난 영광을 줬다고 봐요. 혹시 사장이 프레시안을 굉장히 좋아했던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웃음)

▲2005년 황우석 사태 당시 MBC <PD수첩>을 진행했던 최승호 앵커의 모습. ⓒ뉴스타파

"죽지 않고 끝까지 버틴 프레시안, 대단합니다"

지금이야 다 밝혀진 상태이니 하하호호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그땐 보도 하나, 방송 한 번 하는 게 살 떨리도록 무서운 일이었다.

"가짜 논문 의혹에 대한 제보를 처음 받고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워낙 황 교수를 애국자로 떠받드는 분위기라, 과연 방송을 했을 때 <PD수첩>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가늠이 안 됐어요."

다행히 나중에 방송이 다시 나갔지만, 대중을 떼로 등진 대가는 혹독했다. 빗발치는 항의 전화에 못 이긴 광고주들이 광고를 하나둘 끊기 시작했다. 줄기세포 조작 의혹 첫 방송 다음 주에는 광고가 정말 하나도 없었다. '방송 타이틀이 나가자마자 스튜디오 화면이 나온 유일무이한 방송'이 됐다.

"권력하고 싸운 건 여러 번 경험이 있지만, 대중과 싸운 건 황우석 사태가 처음이었어요. 'PD수첩 폐지' 보도자료가 나갈 정도로 어마어마한 공격을 당했죠. 대형방송도 못 견딜 만큼 힘들었는데, 프레시안처럼 작은 회사는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MBC에 비할 바가 아니죠. 그 심정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안쓰러웠죠. 그런데도 죽지 않고 끝까지 버텼잖아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레시안은 거대 권력뿐 아니라 대중의 요구에도 저항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언론이에요."

▲최승호 앵커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지금은 그 때보다 훨씬 더 칠흑같은 어둠 속이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잡은 손을 놓치지만 않는다면 결국 이겨낼 겁니다."



"우리 '새우 언론'들, 칼 들어야죠"

황우석 사태를 포함해 '아닌 건 아니'라고 하던 최 앵커는 결국 2012년 장기 파업 이후 MBC를 떠났다. 엄밀히 말하면 쫓겨났다. 새 둥지를 찾았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그는 이곳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MBC 때와 달리 지금은 피디부터 작가까지 혼자 1인 다역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편하다. 경영진 눈치를 보지 않고 뭐든 취재할 수 있다. 취재한 내용은 고스란히 방송에 반영된다. '차 떼고 포 떼는' 방송이 아니라는 데서 가장 큰 만족을 느낀다.

'차 안 떼고 포 안 떼는' 방송은 정직한 뉴스를 갈구하던 언론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후원 회원 3만5000명. 뉴스타파는 광고 하나 없이 오롯이 후원금만으로 뉴스를 제작한다.

조세피난처,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세월호 사고 보도 등을 통해 세운 뉴스타파의 위상은 내부 구성원들의 치열한 노력의 결과다. 그러나 무기력한 공영방송 또한 뉴스타파의 입지를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준공영방송' MBC에서 쫓겨 나왔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대중이 언론을, 정부를 믿지 못하면 사회가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결국 언론 구성원이 두 눈 부릅뜨고 스스로를 감시하는 일이 중요해요. 그런데 지금 MBC, KBS 구성원들에게 그런 걸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온 것 같아요. 그럴수록, 고래 싸움이 끝나고 새우가 칼을 들 듯이 '새우 언론들'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새우처럼 작은 언론을 독자들이 많이 도와준다면, 새우 언론이 공영언론의 빈 공간을 메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프레시안(최형락)

"좋은 언론에는 비용이 듭니다"

새우가 살기 위해선, 작고 여린 이 생물이 살아남을 환경이 받쳐줘야 한다. 새우 언론이 고사하지 않으려면, 독자들의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

"좋은 언론에는 비용이 듭니다. 언론 지형은 프레시안이나 뉴스타파 같은 대안언론들이 먹고 살기 힘든 방향으로 굳어져 가고 있습니다. 프레시안, 우리 사회 전체를 봤을 때 존재해야 하는 언론이지 않습니까. 광고 많다는 이유로 보기 싫다고 거부한다면, 프레시안이라는 좋은 언론을 우리 사회가 가질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적극적인 기사 공유와 후원이 새우 언론을 좀 더 자라나게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조합원으로서 프레시안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이번 메르스 기사들을 보니, 황우석 사태 때 매섭게 기사를 쏟아냈던 과거의 프레시안이 생각납니다. 무척 용기 있는 결정이었다고 보고, 앞으로도 이렇게 존재감 있는 기사가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언론협동조합으로서 발전 또한 기원합니다."



“박근혜 퇴진하고 미군은 철수하라”


민가협 “민족공동행사 파탄. 세균전 시도” 규탄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5/06/11 [22:3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민가협 목요집회 참가자들이 박근혜 정권 퇴진과 미군철수를 외치고 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민가협이 6.15민족공동행사를 파탄 시킨 책임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며 퇴진을 요구하는 한편 미국이 우리민족을 생화학전과 각종 범죄로 말살 시키려한다며 철수를 요구했다.
 
민가협과 양심수후원회 회원 등은 11일 서울 종로구 삼일문 앞에서 1029차 목요집회를 열어 미군 장갑차에 학살당한 미선이 효순이 사건과 탄저균을 비롯한 세균반입 사건 등을 거론하며 미군범죄를 폭로했다,
 
집회 단체와 참가자들은 또한 광복 70주년과 6.15남북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남과북 해외가 민족공동행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박근혜 정권이 이를 의도적으로 개입해 파탄 시켰다며 규탄했다.
 
▲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이 6.15민족공동행사를 가로막은 박근혜정권과 세굱ㄴ을 실시하려는 미군을 싸잡아 비난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양심수 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은 “올해는 분단 70주년과 6.15공동선언 15주년으로 우리민족에게는 의미 있는 해”라며 “우리 8천만 겨레는 올해를 뜻 깊게 맞이하기 위해 6,15공동행사는 서울에서, 8.15 행사는 평양에서 갖기로 합의했으나 박근혜 정권이 나서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현 정부를 질타했다.
 
권오헌 명예회장은 “박근혜 정부는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외세와 공조해 불신과 대결을 추구하며 동족대결 책동에 나서고 있다”며 “집권 후 해외나들이를 다니면서 동족인 북을 헐뜯고, 창피한 줄도 모르고 대북대결을 부추기며 험담만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런 행동은 남과북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 없는 것 만큼 동족대결 정책을 중단하고 대화와 단결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6.15민족공동행사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한충묵 진보연대 상임대표는 6.15 민족공동행사 파탄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박근혜 정권의 반민족 반통일, 반민주 행동을 타파하기 위해 투쟁 할 것을 약속했다.
 
▲ 민족공동행사 공동대표인 한충묵 진보연대 상임대표가 민족공동행사 파탄이 남측 정부에 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적대정책을 규탄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한충묵 상임대표는 “6.15민족공동행사가 비록 무산되었지만 14일 서울로 집중하여 6.15 선언 이행을 정부에 촉구하는 행사를 가질 것”이라며 국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한 상임 대표는 “미군은 살아있는 탄저균과 탄저균의 10만배에 달하는 보톨리눔을 한국 땅에 들여와 비밀리에 실험해 왔다”며 “미국은 뿐만 아니라 우리와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사드를 배치하려 하고 있다. 우리민족에게 고통을 가하는 미군을 이제 철수해야 한다.” 목소리를 높이며 미군을 규탄 배격하기 위한 집회를 14일 오후 2시 미군사령부 앞에서 갖는다고 발표했다.
 
▲ 평통사 김종일 공동대표가 효순이와 미선이를 학살한 미군은 당장 이땅을 떠나야 한다며 미군철수 투쟁에 국민들이 함께 할 것을 호소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김종일 공동대표는 2002년 6월 13일 양주군에서 미군장갑차에 압사당한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자세히 설명한 후 “우리들의 딸을 학살한 미군들은 법원에 의해 무죄 판결을 받고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고발하며 미군을 더 이상 우리 땅에 둘 수 없다며 미군 철수 투쟁에 떨쳐나설 것을 당부했다.
 
한편 6,15민족공동행사남측위는 14일과 15일 서울광장에서 진행하려고 했던 6.15 남북공동선언 15주년 기념행사를 전격 취소하고 14일 오후 4시 천도교 본관에서 6,15선언이행 촉구행사로 바꿔 개최하기로 했다.

사망 선고는 ‘의사’가 하는 것이지 ‘뉴스’가 아니다


언론의 베껴쓰기 관행, 대량 오보를 불러일으켰다
임병도 | 2015-06-12 09:34:55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015년 6월 11일 저녁 8시 30분경 YTN은 ‘메르스 감염 삼성병원 의사 사망’이라는 속보를 내보냈습니다. 메르스 감염 사망자가 대부분 나이가 많은 노인이었기에 젊은 의사의 사망 소식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줬습니다. 그러나 YTN의 뉴스 속보는 오보였습니다.
YTN의 ‘메르스 감염 삼성병원 의사 사망’이라는 오보가 나오기 전, 한국일보는 오후 6시 33분에 <[단독] “메르스 감염 삼성서울병원 의사 뇌사”>1라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와 서울시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는 기사에는 ‘A씨는 뇌 활동이 모두 정지돼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가족들이 장례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국일보의 기사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현재 호흡 곤란이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고, 생명이 위독한 상황은 아님을 주치의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2
결국, 한국일보는 ‘단독 메르스 감염 삼성서울병원 의사 뇌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메르스 감염 삼성병원 의사 뇌손상 위중’이라고 바꾸었습니다.

한국일보는 수정된 기사 말미에 “본지는 앞서 박씨의 상황에 대한 취재를 종합해 ‘뇌사 상태’로 드러났다고 보도했으나 의료팀이 뇌사를 공식 확인하지 않은 만큼 표현을 수정했습니다. ‘뇌사’라는 표현으로 가족과 독자 여러분께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3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 의사의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는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보도자료에는 생명이 위독하지 않다고 하고 있기에 그 어떤 판단도 섣불리 내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YTN의 오보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상태가 안 좋다는 말과 ‘뇌사’, ‘사망’이라는 표현은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YTN의 ‘메르스 감염 삼성서울병원 의사 사망’은 단순한 오보로 보기에는 너무나 허술했습니다.
한국일보가 단독으로 삼성서울병원 의사 뇌사라는 기사를 내보낸 시간이 6월 11일 오후 6시 33분이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약 1시간 40여 분 뒤에 한국일보의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 해명 자료’를 배포합니다. 오후 8시 32분 YTN은 ‘메르스 감염 삼성병원 의사 사망’이라는 뉴스 속보를 내보냅니다.
YTN이 보건복지부가 8시 10분에 발표한 ‘보도 해명 자료’만 봤어도 ‘삼성병원 의사 사망’이라는 오보를 내보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YTN은 충분한 검증 없이 ‘사망’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정확한 사실 파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저널리즘의 가장 기본적인 팩트 체크를 아예 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생명조차 이들에게는 한낱 뉴스거리에 불과했습니다. 


‘언론의 베껴쓰기 관행, 대량 오보를 불러일으켰다’
메르스 감염 삼성서울병원 의사의 ‘뇌사’, ‘사망’ 오보는 많은 언론에서 벌어졌습니다. 이유는 마구잡이식으로 베껴 쓰는 언론의 관행이 그대로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포털 뉴스에는 한국일보의 기사를 인용한 ‘메르스 의사 뇌사’라는 속보 등이 수십 건씩 올라왔습니다. 자극적으로 ‘장례 절차 준비’라는 제목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한국일보의 기사를 확인조차 하지 않고 그냥 베껴서 비슷한 기사를 수십 건씩 올렸습니다.
마치 진실인양 보도했던 기사들이 오보로 밝혀지자, 이번에는 ‘오보’를 가지고 뉴스를 만들어 올립니다. 자신들이 오보를 냈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또다시 포털에서 클릭률을 높이기 위한 기사를 만들어냈습니다.
다른 매체를 인용한 기사였지만,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보도한 기사가 오보라고 밝혀졌다면, 최소한 이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언론사 중에서 정확한 오보 경위를 밝힌 곳은 거의 없었습니다.

‘속보보다 사실관계 확인이 더 중요한 저널리즘’
이번 사태를 보면서 지난 2009년에 벌어졌던 마이클 잭슨의 사망 보도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TMZ.com이라는 연예 전문 매체는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을 가장 먼저 보도했습니다.
AFP통신은 물론이고 전 세계 언론들은 TMZ.com이 보도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을 인용해서 속보로 내보냈습니다. 한국의 YTN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CNN은 마이클 잭슨의 상황을 보도하면서도 ‘사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서울 글로벌 뉴스 포럼에서 닉 렌 CNN 부사장은 ‘마이클 잭슨 사망이 돌았을 때 우리는 출처를 확인할 수 없어서 이를 믿지 않았고 결국 사망 소식을 가장 늦게 보도한 언론사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CNN은 추가 검증을 하면서 100% 확실하다고 할 때까지 확인했고, 결국 사망 진단서가 나왔을 때 보도했습니다. 닉 렌 CNN 부사장은 ‘저널리즘 원칙에 충실하고 사실이 확실할 때만 보도하기 때문에 시청자에게 신뢰감을 준다’고 밝혔습니다.4
미국 언론사들도 속보를 내보내면서 오보를 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영향력이 높은 언론사라면 최대한 팩트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기울입니다.5

보건복지부의 보도 해명 자료만 봤어도 YTN의 어처구니없는 오보는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YTN의 사망 오보는 저널리즘을 깡그리 무시한, 언론사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찌라시라고 봐야 할 정도였습니다.
미드 HBO의 드라마 ‘뉴스룸’은 가상의 방송국 ACN을 통해 뉴스의 제작 과정과 속내를 보여줍니다. 시즌 1의 4화에서 여성 하원 의원이 총격 사건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ACN 뉴스는 ‘총격 사건’만 보도하지 ‘사망 소식’을 내보내지 않습니다. 스태프가 앵커에게 다른 방송국이 속보로 ‘사망’을 보도하지 않으니 ‘매 초마다 1000명이 채널을 변경해’라며 다그칩니다. 갑자기 다른 스태프가 소리칩니다. ‘아직 살아 있대요. 마취 의사가 수술 준비 중이라고 확인해줬어요’6

미드 뉴스룸의 ACN방송국이 진짜 방송국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언론사라면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합니다. 한국 언론은 불과 1년 전 세월호 참사에서 언론의 보도 행태가 엉망이라며 ‘재난보도준칙’을 만들어 지키자고 했습니다.7 그러나 별로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사망 선고는 의사가 하는 것이지 뉴스가 하는 게 아닙니다’
1. [단독] "메르스 감염 삼성서울병원 의사 뇌사" 한국일보 2015년 6월 11일. 현재는 제목과 기사가 수정된 상황 https://www.hankookilbo.com/v/d0bf3ad3006b4347b11266d2d6f16ce0
2. [6월 11일자 한국일보] ´메르스 감염 삼성서울병원 의사 뇌사´ 기사에 대한 해명자료
http://www.mw.go.kr/front_new/al/sal0301vw.jsp
3. 메르스 감염 삼성병원 의사 "뇌 손상" 위중. 한국일보. 다음뉴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50611184612741&RIGHT_REPLY=R1
4. 도 넘은 여객선 침몰 보도. KBS. 2014년 4월 20일.
http://news.kbs.co.kr/news/NewsView.do?SEARCH_NEWS_CODE=2849422&ref=A
5. SNS가 영향력이 높다고 한들 언론사를 따라 잡을 수 있을까? 이런 면에서 한국 언론이 SNS의 영향력을 따지며 비난하는 모습을 보면 간혹 웃기기도 한다.
6. 세월호 보도, 미드 ‘뉴스룸’ 만큼만 해줬으면. 스포츠경향 2014년 4월 23일.
http://sports.khan.co.kr/news/sk_index.html?cat=view&art_id=201404230632003&sec_id=540201
7. 기자협회 정관, 재난보도준칙. http://www.journalist.or.kr/news/section4.html?p_num=10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833 

황교안 총리?... 안대희·문창극 억울해서 어쩌나


15.06.11 19:52l최종 업데이트 15.06.11 19:52l




'게릴라칼럼'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쓰는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기사 관련 사진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변호사 시절 수임한 사면 관련 자문건에 관한 야당 의원들의 추궁을 받고 있다.
ⓒ 남소연

최근 종영된 SBS <풍문으로 들었소>는 총리 후보자 청문회의 뒷거래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바 있다. 그 리얼리티가 상상을 뛰어 넘는다. 어느 정도냐고? 법조계 출신 전직 총리가 한국 최대의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와 함께 인사청문회 시나리오를 짠다. 생생해서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전관예우는 물론 고액 수임료, 병역 문제, 증여세까지 줄줄이 소환 당한다. 드라마 속 보수의 아이콘 한정호(유준상 분) 대표마저도 그 쇼를 준비하는 사이 개인 이력을 조사하며 '비리종합선물세트'라고 불렀을 정도다. "작작 좀 하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보다 수적 우위에 있는 여당의 표결로 그 후보자는 무사통과된다.

하필, 청문회를 1주일 앞두고 드라마의 막바지 에피소드가 현실을 적확하게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현실에서 이런 상황이 비일비재하니 이런 '한국적인' 드라마가 나올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은 지금, 현재, 여기에서 또다시 펼쳐지는 중이다.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이 "적임자"라고 호명한 황교안 후보자 청문회와 일련의 분위기가 이를 다시 입증하고 있다. 

뻔뻔하게도,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인 또 하나의 총리 후보자 황교안  

"어쩌면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선거철만 되면 사람들이 시장에 가서 아주머니들과 함께 어묵 국물을 먹는다든가 하는 서민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안 하다가 선거를 코앞에 앞두고서만 그런 모습을 연출합니다. 

그리고 '희망', '소통', '미래' 같은 슬로건을 보면 모두 다 아무런 알맹이가 없는 허황된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쓰면서 국회의원들의 웹사이트도 방문해봤습니다. 비슷한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더군요.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그런 전략이 먹히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계속 그렇게 한다는 점입니다."

지난 10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다니엘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메르스 사태 때문에 한 주 늦게 방영된 인터뷰 속 그는, 한국 정치인들의 행태를 이렇게 비꼬았다. 일견 총리 후보자들도 비슷해 보이지만, 황교안 후보자에게 그대로 돌려드리면 이렇게도 바꿀 수 있겠다.

"어쩌면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청문회 즈음만 되면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든지 하는 지극히 정치인과 같은 언사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안 하다가 청문회를 코앞에 앞두고서만 그런 모습을 연출합니다.

그리고, '소통', '화합', '최선'과 같은 슬로건을 보면 모두 다 알맹이가 없는 허황된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이 청문회를 보면서 이 정권 내 다른 후보자들의 청문회 답변도 찾아 봤습니다. 비슷한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더군요.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그런 전략이 먹히기 때문에 후보자들이 계속 그렇게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 청문회 전까지 말을 최대한 아꼈던 황교안 후보자의 이번 청문회를 두고 11일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황 후보자가 마치 게임하듯이 국민의 눈을 속이고 진실은 은폐했다"고 논평했다. 이미 불성실한 자료 제출로 국민을 기만할 준비를 마친 채 청문회에 임했던 황교안 후보자는 지금 총리 공관을 차지할 기대에 부풀어 있을지 모를 일이다.

무서운 학습효과와 '메르스 수혜자'와의 결합

10일까지 3일간 이어진 황교안 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지켜보며 가장 화가 돋았을, 억울했을, 혹은 비통했을 인물은 누구일까. 전통적인 야당 지지자들? 전임 총리? 전자는 '연속극 재방송' 같은 기분일 수도 있고, 후자는 '아, 내가 총리였다면 메르스 사태를 어찌 했을까'며 고민했을 테니 살짝 핀트가 어긋나 보인다.

이미 일각에서 지적한대로, '낙마'한 두 후보자 안대희 전 대법관과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아닐 수 없겠다. 전관예우로 낙마한 안대희 전 대법관보다도 수익률에 있어서 월등한 '전관예우'의 예를 보여주며 '19금 문서' 의혹까지 불러일으켰던 황교안 후보자. 그는 문창극 전 주필과 종교관을 비교해도 '발언 수위'만 달랐지, 별 다를 것 없는 독실함과 편향성을 암시하지 않았나.

청문회나 그 이전 과정만 놓고 본다면, 황교안 후보자의 정도는 극심하다고 볼 수 있다. 법무부장관 청문회보다 더 강도 높은 모든 의혹들에 대해 "청문회 때 밝히겠다"며 입을 꾹 다물었다.

그랬던 그가 정작 청문회 당시엔 부실하다 못해 의도가 뻔한 '자료 미제출'로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피해갔다. 이 대목에선, <풍문으로 들었소> 속 '쇼'보다 더한 작전과 연출임을 스스로 자임하는 꼴이 됐다. 하긴, 법무부장관 출신으로 평생 법을 집행하는 검사였던 그가 "법을 잘 몰라서"란 답변까지 했으니 '후안무치'가 울고 갈 작전임이 틀림없었던 것 같다. 

학습효과라는 것이 그렇게 무섭다. 법무부장관 청문회는 물론 '총리 잔혹사' 시대에 살고 있는 국민들이 느끼는 피로감이 결국은 "황교안도 거기서 거기겠지"와도 같은 학습효과를 만들어냈다. 청와대나 여당의 자신감도 여기서 비롯됐음은 두말할 나위 없어 보인다. 게다가 '메르스 사태'까지 겹치며, 황교안은 그 스스로 '메르스 사태' 최대의 수혜자가 됐다. 이러니, 안대희나 문창극과 같은 전임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억울하지 않겠는가.

더 심각한 문제는 병역면제부터 전관예우, 사면 사건, 세금 미납 등등 그의 부적합 사유가 고스란히 '선례'로 남았다는 사실이다. 만약 황교안 후보자가 총리로 내정되고 임기를 마치게 된다면, <대한민국 국무총리 청문회 무사히 통과하는 법>, <의혹백화점 총리 후보자, 이 정도면 통과된다> 같은 책을 써도 무방할 지경이다. 여기저기서 '작전의 승리'라는 뒷담화가 들려오는 것은 당연지사 아니겠는가.

박근혜 집권 하반기, '공안 총리' 맞이하나

기사 관련 사진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병역 면제 의혹 등에 관한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총리로서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소통과 국민화합을 통해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 이번 청문회는 저 자신을 되돌아보고 이 시대 총리의 사명과 책임을 일깨워 준 값진 기회였다. 

청문회에서 위원들의 말씀은 어디까지나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믿는다. 평소 생각과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충분한 답변을 드리지 못한 점도 있지 않았나'하는 송구스러운 마음을 피할 수가 없다."

황교안 후보자의 마무리 발언 요약이다. 정말이지, 정답과도 같은 주옥같은 명문들이 아닐 수 없다. 애국이 흐르고, 충정이 넘쳐나며, 진정성이 뚝뚝 묻어난다. 이는 거짓말이 아니라 진심일 수 있다.

사실 진짜 심각성은 여기에 있다. 자신이 받은 거액과 의혹들과 불법, 탈법들을 '최선'으로 바꿔치기 하는 저 심리 상태. 그리하여 자신의 행적들을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치환하는 저 자가당착의 대범함. 그간 자신이 휘두른 공안의 검으로 피해 입은 이들에게 '사명'이고 '책임'이었다고 외칠 당당함.

그러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일 수밖에 없다. '공안검사'의 대표격이자 고위권력층의 아이콘이며, 종교적으로든, 사상적으로든 지독한 편향성을 입증한 그가 총리가 됐을 때 벌어질 박근혜 집권 하반기의 국정 말이다.

고액의 수임료를 챙기거나, 증여세나 세금을 피하는 것 말고는 경제와 무관했던 그에게 '경제민주화'나 '창조경제' 일말의 가능성을 엿본 이가 그 누구인가. 대통령을 보좌해 '국민소통'에 힘쓸 거라 믿는 이가 여전히 존재하는가. 오히려,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사태 이후 떨어진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공안 정치가 부활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

우리가 확인한 것은 역시나 '노(No)답'인 이 정부의 '불통'의 자세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직권상정으로라도 총리 임명을 강행 처리할 분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 쪽에선 "인사청문회는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 의혹이 해소될 수 있을 때까지 국무총리 임명동의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지만, 힘없고 무능한 야당이 어디까지 전면전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이래저래, 피곤하고 또 불쌍한 건 국민들이다.

이렇게, 우리는 '이완구 시즌2' 시대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 편집ㅣ곽우신 기자

"정치적 이해를 떠나 대의를 위해 일하라"

"정치적 이해를 떠나 대의를 위해 일하라"민가협과 양심수후원회, '6.15공동선언 이행' 촉구 기자회견
이태우 인턴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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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11  12: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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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가협과 양심수후원회는 11일 정부종합청사 앞 '6.15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태우 기자]
11일 오전 10시 40분부터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정부의 '6.15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하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와 민가협 양심수후원회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회견은 '광복 70돌 6.15공동선언발표 15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광복 70돌 준비위)'가 지난 1일 북측이 '6.15민족공동행사' 분산 개최를 제의한 이래 4일부터 시작한 농성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참가자들은 11시에 인근에서 예정된 전국민주노동조합(민주노총)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규탄 집회를 배려해 회견 시간을 10시 40분으로 앞당겼다. 회견은 또한 연일 동일한 장소에서 이어진 시민단체들의 집회와 요구사항이 유사할 뿐만 아니라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이 전격 연기됨에 따라 간략하게 진행됐다.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여는 말을 통해 "만나야 통일이다. 하지만 2008년 금강산 민족공동행사 이후 7년 만에 서울에서 갖기로 했던 6.15민족공동행사를 박근혜 정부에서 파탄내고 말았다"며 "우리가 만나서 우리민족끼리 자주통일을 해야한다는 의지를 만천하에 천명해야 한다"며 남북의 대화를 통한 자주통일을 촉구했다. 
이어 "왜 우리는 분단의 당사자로서 70년간 이어진 동족간의 대결을 방관하고 있는가"라며 "박근혜 정부는 반국대결정책을 중단하고 6.15남북공동행사를 서울에서, 8.15 행사를 평양에서 개최하라"고 주장했다.
11시에 예정된 민주노총 집회를 준비 중이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통일대박을 운운하길래 마음 열고 통일의 길을 여나 싶었지만 결국 위정자들이 권력이 흔들릴 때 안위를 위해 사용한 수사에 불과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을 역행하는 당국 정책을 지탄했다.
그리고 "심지어 노동자들이 통일축구를 통해 교류의 길을 열려고 했지만 이 또한 훼방을 놓았다. 악화된 남북관계를 방치하고 통일을 반대하는 반민족적 정부임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에 굴하지 말고 함께 화해와 협력의 통일시대를 열어가자"고 이날 회견에 힘을 실었다.
참가자들은 마지막으로 회견문 낭독을 통해 "박근혜 정부는 이번 6.15민족공동행사를 '북한의 정치적 선전의 장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순수한 사회문화교류 차원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억지논리로 민간통일운동에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개입하려 했다"며 "민족공동행사는 그 어떤 정치적 이해득실을 초월해 민족적 대의인 통일을 위해 진행해야 한다"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정치적 계산을 배제할 것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