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3일 금요일

올림픽은 일본정부의 범죄에 공범자가 되선 안된다

[기고] 후쿠시마 사고와 도쿄올림픽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 ― 1949년생. 전 교토대학 원자로실험소 조교. 원자력 전공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개념의 근본적 허구성과 위험성을 밝히는 데 평생을 바쳤다(그의 지위가 마지막까지 최하위직 교원 신분인 '조교'였던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녹색평론사에서 출간된 책 <은폐된 원자력, 핵의 진실>(2011), <원자력의 거짓말>(2012)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글은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세기적 재해가 여전히 진행 중인데도 불구하고, 이른바 '부흥 올림픽'을 내걸고 파국적 상황을 은폐하려는 아베 정부의 부도덕성에 눈을 감고 2020년 하계 올림픽을 도쿄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와 230여 개 각국 올림픽위원회 앞으로 2018년 8월에 보낸 문서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문서는 후쿠시마 사고의 통제불능 상황을 설명하고, 현재 도쿄는 방사능오염 지역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각국의 올림픽위원회가 더이상 일본 정부의 반인륜적 범죄에 동참하는 공범자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이 글은 <녹색평론> 168호에도 실렸다.(바로가기)

2011년 3월 11일, 거대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도교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전체가 정전이 되었다. 전체 정전은 원전에 파국적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일치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예측대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는 용해되어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주변의 환경에 방출되었다. 일본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고로 인해 1.5×1016Bq, 즉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 168개분의 세슘―137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었다. 히로시마 원폭 1개분의 방사능도 아주 무서운데, 그 168배의 방사능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었다고 일본정부는 말한 것이다.

사고로 노심이 용해된 원자로는 1호기, 2호기, 3호기로, 총 7×1017Bq, 히로시마 원폭으로 환산하면 약 8,000개분의 세슘―137이 노심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중 대기 중으로 방출된 것이 168개분으로, 바다로 방출된 것까지 합산하면 현재까지 환경으로 방출된 것은 히로시마 원폭의 약 1,000개분 정도일 것이다. 즉, 노심에 있던 많은 방사성물질이 여전히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파괴된 원자로 격납건물 등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노심이 더 녹게 되면 다시금 방사성물질이 환경으로 방출되게 된다. 이를 막으려고 사고 이후 7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딘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녹아내린 노심을 향해 끊임없이 물을 주입해왔다. 그리고 그로 인해 매일 수백 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축적되었다. 도쿄전력은 부지 내에 1,000개가 넘는 물탱크를 만들어 오염수를 저장해왔는데, 그 총량은 이미 100만t을 넘었다. 부지는 한계가 있고, 물탱크의 증설에도 한도가 있다. 가까운 장래에 도쿄전력은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 보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종결'될 수 없는 원전사고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용해된 노심을 조금이라도 안전한 상태로 만들어나가는 것이지만, 7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녹아내린 노심이 어디에, 어떤 상태로 있는지조차 모른다. 현장에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사고가 난 발전소가 화력발전소라면 문제가 없다. 사고 초기에는 며칠 동안 화재가 이어질지 모르지만, 불이 꺼지면 현장에 직접 갈 수 있다. 사고를 조사하고 복구해서 재가동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났을 경우, 사고 현장에 사람이 접근하면 죽어버린다. 정부와 도쿄전력은 사람 대신에 로봇을 투입하려고 했지만 로봇은 방사능에 취약하다. 명령을 인식하는 IC칩이 방사선에 노출되면 명령 자체를 잘못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투입된 로봇은 거의 전부가 귀환하지 못했다.

2017년 1월 말에 도쿄전력은 원자로 압력용기가 놓여 있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받침대 내부에 위내시경용 카메라와 같은 원격조작 카메라를 삽입했다. 그 결과 압력용기 바로 아래에 있는 강철제 작업용 발판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서 녹은 노심이 압력용기 아랫부분을 뚫고 내려와 그보다 더 아래로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 조사를 통해 보다 중요한 사실이 판명되었다. 사람은 8Sv의 피폭을 당하면 반드시 죽는다. 그런데 압력용기 바로 아래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20Sv였는데, 여기까지 도달하기 전에 이미 530Sv 혹은 650Sv의 방사선이 계측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고선량 방사선이 측정된 장소는 원통형 받침대 내부가 아니라, 받침대의 벽과 격납용기의 벽 사이였다. 도쿄전력과 정부는 용해된 노심은 받침대 내부에 쌓여 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작성하여, 30~40년 후에는 용해된 노심을 회수해서 용기에 봉입하고, 이로써 사고 수습을 종결짓기로 예정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녹은 핵연료가 받침대 밖으로 흘러나와 사방으로 흩어졌던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정부와 도쿄전력은 로드맵을 바꾸어, 격납용기의 측면에 구멍을 내어 그곳을 통해서 직접 끄집어내겠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작업을 하게 되면 작업에 투입된 노동자가 막대한 피폭을 당하게 되기 때문에 도저히 가능한 일이 아니다. 

나는 당초부터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경우처럼 후쿠시마 원전도 석관으로 막아버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해왔다. 체르노빌 원전의 석관은 30년이 지나면서 노후화되어 2016년 11월에 더 큰 규모의 제2석관으로 다시 감쌌다. 이 제2석관의 수명은 100년이라고 한다. 그다음에는 어떤 수단이 가능할지는 모른다. 지금 살아 있는 그 누구도 체르노빌 사고의 종결을 보지는 못한다. 하물며 후쿠시마 사고의 종결은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죽은 다음에도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설혹 용해된 노심을 용기에 봉입하는 데 성공한다고 해도, 방사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후 수십 년에서 100만 년 동안 그 용기를 안전하게 계속 보관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계속되는 인간적, 환경적 비극 

발전소 주변에서도 여전히 극심한 비극이 진행 중이다. 사고 당일 '원자력긴급사태'가 발령되어 처음에는 3km, 다음에는 10km 그리고 20km로 강제피난 지시가 확대되었고, 사람들은 손에 잡히는 짐만 가지고 집을 떠났다. 가축이나 애완동물들은 버려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40~50km 떨어져 있어서 사고 직후에는 아무런 경고나 지시도 받지 않았던 지역인 이다테무라(飯館村)에는, 사고 후 1개월 이상이 지나고 나서 극도로 오염되었기 때문에 피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마을 전체가 피난했다. 

사람의 행복이란 대체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에게는 가족, 친구, 이웃, 연인과의 평온한 날이 내일도, 모레도, 그다음 날도 평범하게 이어지는 것이 바로 행복일 것이다. 그것이 어느 날 갑자기 중단된 것이다. 피난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체육관 등의 피난소, 다음에는 2인당 4조 반(약 7.3m2) 정도 넓이의 가설주택, 그리고 재해부흥주택이나 지자체 등에서 제공하는 주택으로 옮겨 갔다. 그러는 동안에 가족도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생활이 파괴되고, 절망의 나락에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지금도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극도의 오염으로 인한 강제피난 명령이 내려진 지역보다 더 바깥쪽에도, 본래대로라면 '방사선관리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으면 안될 오염지대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방사선관리구역'이란 방사선을 취급함으로써 급여를 받는 성인, 즉 방사선 업무 종사자들만이 들어가는 게 허용되는 구역이다. 그리고 방사선 업무 종사자라고 해도, '방사선관리구역'에 들어가면 물을 마시는 것도, 음식을 먹는 것도 금지된다. 물론 자는 것도 금지되고, '방사선관리구역'에는 화장실도 없고 배설행위도 할 수 없다. 정부는 긴급사태라는 구실로 종래의 법령을 무시하고, 그런 오염지대에 수백만의 사람들을 방치했다. 

그렇게 버려진 사람들(갓난아기를 포함해서)은 그곳에서 물을 마시고, 밥을 먹고, 잠을 잔다. 당연하게도 피폭으로 인한 위험을 지고 있는 것이다. 버려진 사람들은 모두 불안할 것이다. 피폭을 피하기 위해서 일을 버리고 가족 전원이 피난한 사람도 있다. 아이들만은 피폭으로부터 지키고 싶다고, 아버지만 오염지역에 남아서 일을 하고, 아이들과 어머니만 피난한 가족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자면 생활이 붕괴되거나 가정이 붕괴된다. 오염지역에 남으면 몸이 망가지고, 피난하면 마음이 상한다. 버려진 사람들은 사고로부터 7년 이상, 매일같이 고뇌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2017년 3월이 되어 일본정부는 피난 지시에 따르거나 혹은 스스로 피난한 사람들에 대해서, 1년간 20mSv를 넘지 않는 오염지역으로 귀환할 것을 지시하고, 그때까지 충분치도 않게 지원하던 주택보상을 끊었다. 그렇게 되면 오염지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들이 생긴다. 지금 후쿠시마에서는 '부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곳에서 살아야만 하는 상태에 처해지면, 물론 누구라도 부흥을 바랄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매일같이 공포를 안고서는 살아가지 못한다. 오염되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싶어지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방사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정부나 지자체는 적극적으로 잊도록 유도한다. 오염이나 불안을 입에 올리면, 부흥에 방해가 된다고 비난을 받는다.

연간 20mSv라는 피폭량은, 과거 나 자신도 그런 사람이었지만 방사선 업무 종사자에 대해서나 비로소 허용되는 피폭 한도이다. 그런 피폭량을 피폭으로 인한 그 어떤 이익도 없는 사람들에게 허용한다는 것은 용서하기 어려운 짓이다. 게다가 아기나 아이들은 피폭에 민감하다. 그들에게는 일본 원자력의 폭주, 후쿠시마 사고에 대한 그 어떤 책임도 없다. 그런 아이들에게마저 방사선 업무 종사자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그러나 일본은 지금 '원자력긴급사태선언'하에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긴급사태가 하루, 일주일, 한 달,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1년 동안 계속되었다고 한다면, 혹시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고 후 7년 반이 지나도 '원자력긴급사태선언'은 해제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법령으로 매스컴의 입을 적극적으로 틀어막음으로써 국민들이 후쿠시마 사고를 잊어버리도록 하기 위해서 이 '긴급사태'를 해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방사성물질의 주범은 세슘―137이며, 반감기는 30년이다. 100년이 지나도 겨우 10분의 1로 줄어들 뿐이다. 일본은 앞으로 100년이 지나서도 '원자력긴급사태선언' 상태로 있을 것인가. 

공범자가 될 것인가 

올림픽은 어느 시대건 국위 선양에 이용되었다. 최근에 와서는, 거대한 건축물을 짓고 다시 무너뜨리는 방대한 낭비사회의 구축과 이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토건세력이 중심이 된 기업들의 먹이가 되어왔다. 지금 중요한 것은 '원자력긴급사태선언'을 한시라도 빨리 해제할 수 있도록, 온 나라가 총력을 기울여 움직이는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야말로 최우선의 과제이며, 아무 죄도 없는 아이들을 피폭으로부터 지켜야 한다.  

그런데 이 나라는 올림픽이 중요하다고 한다. 내부의 위기가 심하면 심할수록, 권력자는 위기로부터 국민들의 눈을 돌리려고 한다. 그리고 후쿠시마를 잊게 하기 위해서 매스컴도 앞으로 더욱더 올림픽에 열광하고, 올림픽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비국민'이라고 부르는 날이 올 것이다. 지난 전쟁 당시에도 그러했다. 매스컴은 대본영의 발표만을 그대로 반복했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전쟁에 협력했다. 자신을 우수한 일본인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일수록 전쟁에 반대하는 이웃을 비국민이라고 단죄하고 말살했다. 그러나 죄 없는 사람들을 버린 채 올림픽이 중요하다고 하는 나라라면, 나는 기쁘게 비국민이 되겠다.

후쿠시마 사고는 거대한 비극을 안은 채 100년 단위로 이어질 것이다. 방대한 피해자들을 곁눈으로 보면서도, 이 사고의 가해자인 도쿄전력, 정부 관계자, 학자, 매스컴 관계자 등 누구 한 사람도 책임을 지지 않고, 처벌받지도 않았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지금은 멈춰 있는 원자력발전소를 다시 가동하고, 해외로 수출하겠다고 하고 있다. '원자력긴급사태선언'하의 나라에서 개최되는 도쿄올림픽. 여기에 참가하는 나라와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물론 피폭의 위험에 노출되는 피해자가 될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나라의 범죄에 가담하는 공범자가 될 것이다.(김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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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못 다 이룬 꿈, 검찰개혁

문재인의 못 다 이룬 꿈, 검찰개혁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입력 : 2019.09.13 15:08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 과제의 최우선순위로 ‘검찰 개혁’을 꼽았다.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에 대한 생각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문 대통령은 저서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에서 “개혁을 둘러싼 참여정부와 검찰의 대립 결과가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이라고 통탄했다.
문 대통령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이 ‘정치 보복’의 칼로 쓰이는 악순환을 끊으려면 제도적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검찰에 자율성만 보장하면 검찰이 스스로 개혁하리라던 낙관적인 전망을 반성했다. 다른 저서 <운명>에서는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사법 개혁과 함께 추진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구상의 요체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법제화다. 그 핵심이 현재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온 검경수사권 조정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법이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가 검찰을 견제해야 하고, 법무부 장관의 임기는 적어도 2년 이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못 다 이룬 검찰 개혁의 과제를 완수할 인물로 조국 법무부 장관을 꼽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의 대화와 대선자금 수사
노무현 정부가 처음으로 검찰과 맞부딪혔을 때는 2003년 3월9일 ‘검찰과의 대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 전 대통령은 평검사들과 검찰 개혁 방향을 토론하고 싶어했지만, 논의는 겉돌기만 했다. 당시 생중계된 대통령의 대화에서 평검사들은 ‘검찰 독립을 위해서 인사권에 간섭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는 유명한 말이 이때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의 의도는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노무현 정부의 검찰 개혁 방안은 법무부의 견제와 인사권을 통해 검찰을 통제하되, 수사에서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향이었다. 노무현 정부는 ‘정치 검사’들에 대한 일종의 좌천성 인사를 추진했다. 대신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간섭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검찰과 핫라인(직통 전화)을 끊은 것도 문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같은 해 이어진 대선자금 수사는 노무현 정부의 검찰 개혁을 더욱 어렵게 했다. 2003년 12월 대검 중수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전 후보 등 여야 전반의 대선자금을 대대적으로 수사했다. 그 결과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썼고, 노 대통령의 측근들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청와대가 검찰 수사 대상이라는 상황은 청와대와 법무부의 검찰 개혁에 대한 운신 폭을 좁혔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내내 중수부 폐지를 정부가 추진하면 마치 대선자금 수사에 대한 정권 차원의 보복 또는 검찰 손보기라는 식의 오해를 받을 소지가 많이 있었다. 그래서 추진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회고했다.
당시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은 부정부패를 처단하는 청렴한 검찰 이미지를 얻었고,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줄어들었다. 자연히 검찰 개혁의 동력은 상실돼 갔다.
■개혁 대상은 주체가 될 수 없다
노무현 정부는 검찰에게 자율성을 줬을지언정, 제도 개혁까지는 나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 전 대통령은 저서 <운명이다>에서 “나는 검찰의 중립을 보장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대통령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면 검찰도 부정한 특권을 스스로 내려놓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러웠다. 이러한 제도 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 퇴임한 이후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서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운명이다>)
문 대통령도 노무현 정부의 검찰 개혁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정권이 검찰을 정권의 목적에 맞춰 장악하려는 시도만 버린다면 검찰의 민주화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저절로 따라온다고 봤다”며 “너무 나이브한 생각(<검찰을 생각한다>)”이었다고 평가했다.
그 이후로 문 대통령에게는 개혁의 대상이자 ‘기득권’인 검찰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확고한 생각이 자리잡힌다. 그 결과 문 대통령이 구상하던 검찰 개혁의 요체가 현재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간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법이다.
■조국, 문재인 민정수석의 페르소나?
조국 법무부 장관은 박상기 장관에 이어 문재인 정부 들어 두 번째 비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이다. 비검찰 출신 인사 기용은 문 대통령의 평소 고민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위의 책에서 비검찰 출신은 “검찰을 장악하는 데 부족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검찰 출신은 “너무 검찰 마인드에 빠져서 검찰 개혁이 어렵다”고 했다. 법무부 장관의 역할에 대해선 “법무부가 검찰 견제 기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면서 “법무부의 가장 중요한 직무는 인권 옹호”라고 당부했다. 또 “법무부 장관은 적어도 2년, 가능하다면 대통령과 함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래야 일관성 있게 정책도 행할 것”이라고 했다.
조국 수석은 취임 다음날인 지난 10일 검찰개혁추진단 구성을 지시한 데 이어 11일에는 법무검찰개혁위 발족을 지시했다. 조 장관은 검찰의 직접 수사를 줄이고 검사 비리 감찰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역진 불가능한 검찰 개혁은 결국 법개정이라는 측면에서 검찰 개혁의 열쇠는 조 장관보다는 국회가 쥐고 있다.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검경수사권 조정법과 공수처 도입법은 오는 10월 말부터 12월 말 사이 본회의 표결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 임명이 사법개혁안 국회 통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검찰 수사가 조 장관을 겨누고 있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이 조 장관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은 전망을 어렵게 한다. 조 장관으로서도 법안 통과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이번에는…” 국회 앞 농성장을 지키는 이들의 간절한 추석 소원

[인터뷰] 국회 앞에서 수백일 째 농성 중인 형제복지원 피해자와 5.18 단체들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19-09-13 20:12:53
수정 2019-09-13 20: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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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명절의 넉넉함을 즐길 수 없는 이들이 있다. 국회 앞에서 수 백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들과 5.18단체들도 비슷한 처지다.
각기 다른 이유로 국회 앞에 모였지만, 이들이 바라는 건 비슷하다. 명절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수 년째 표류 중인 법안들이 통과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국회는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이기 때문에 이들의 간절함은 어느 때보다도 컸다. 만일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관련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한다면, 해를 넘기는 것은 물론이고 21대 국회에서 법안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10일, 국회 앞에서 차려진 농성장 두 곳을 찾아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2012년부터 국회 농성 이어온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최승우 씨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인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최승우 씨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인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최승우 씨ⓒ민중의소리
"추석에도 이곳에 있어야죠."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인 최승우 씨에게 '추석에는 무엇을 할 계획이냐'고 묻자 허탈한 웃음과 함께 돌아온 답변이다.  
중학교 1학년 때 형제복지원에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었던 최 씨는 지난 2012년부터 국회 앞에서 진상규명을 위한 법 제정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이제 그의 농성장 주변에는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피해자 등 과거사 관련 단체들이 모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함께 내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과거사법은 지난 2010년 활동이 종료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를 다시 구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위원회를 통해 그동안 규명되지 못했던 국가폭력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명예 회복 조치를 취해달라는 게 피해자들의 요구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제동으로 관련 논의는 별다른 진전 없이 답보 상태다.  
최 씨는 "지금 과거사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에서는 통과됐는데, 자유한국당이 안건조정위 구성을 신청하는 바람에 90일 동안 묶여있다"며 "벌써 몇 년 째 논의를 해 온 건데, 무엇을 더 논의해야 한다고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안건조정위로 넘어간 법안은 최대 90일까지 묶여있게 된다. 과거사법 개정안은 추석 연휴가 지난 후 오는 23일까지 안건조정위에서 논의하게 되는데, 이때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체회의로 법안이 넘어가도 또다시 계류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법안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 씨는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 아니냐"며 "그런데도 지금 국회의원들은 자기들 당리당략만 생각하지, 국회 앞에서 농성하는 피해자들은 안중에도 없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직접 찾아가 호소도 해봤지만, 그때마다 돌아온 건 '외면'이었다.
최 씨는 "(형제복지원 사건이 일어났던) 부산이 지역구인 한 의원을 찾아갔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만 하더라"라며 "어떤 의원실은 '왜 자꾸 찾아오느냐'고 해서 부딪힌 적도 많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 씨는 걱정만 늘어간다. 이번 국회에서도 과거사법이 처리되지 못하면 또다시 기나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안건조정위에서 과거사법 개정안이 합의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게 저의 제일 큰 걱정"이라며 "지금 전혀 논의가 안 되면 21대 국회로 넘어가고, 그러면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참 걱정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농성장 건너편에는 '함께 웃는 한가위', '행복한 추석 되세요'라고 적힌 각 정당의 추석 인사 현수막을 걸려 있었다. 그 현수막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최 씨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과거가 제대로 청산되지 않으면 현재에도 그 일이 반복될 테고, 미래로 더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여야가 합의를 해서 과거사법 개정안이 본회의까지 무사히 잘 갔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소망을 전했다.  
"지금까지 하나도 이뤄진 게 없어, 하지만 포기 않는다" 
다시 신발 끈 조여 맨 5.18 단체들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인 5.18 농성단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인 5.18 농성단ⓒ민중의소리
최 씨의 농성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5.18 단체들의 농성장이 있다.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지만원 공청회'를 계기로 5.18 유공자들과 관련 시민단체들은 이곳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며 시작했던 농성은 어느덧 무더운 여름을 지나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곳에서 만난 김용만 농성단 홍보팀장은 "얻어낸 게 하나도 없으니 농성을 끝낼 수가 없는 괴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자유한국당 '망언 3적(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제명, 5.18 역사왜곡처벌법 제정,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가동하라고 요구하면서 농성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농성을 한 지도 200여 일이 지났지만 그중에서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다"고 씁쓸해했다.
실제로 '극우논객' 지만원 씨가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해당 공청회에서 5.18 모욕 발언을 했던 의원들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쳤다. 진상조사위도 여전히 관련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출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사안들이었지만, 5월이 지나자마자 다른 현안들에 밀려 흐지부지되는 상황이다.  
김 팀장도 이 부분을 가장 아쉬워했다. 그는 "우리가 이렇게 농성을 해도 어차피 '망언 3적' 제명이나 법안 통과는 다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이라며 "그런데 지난 5월에만 하더라도 반드시 관철시킬 것처럼 얘기하던 정치인들이 5월이 지나자마자 그런 사안들이 있기냐 했었냐는 것처럼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최악의 경우, 내년 5월까지도 이렇다 할 진전 없이 시간만 흐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5.18 단체들은 좌절하지 않는 듯 보였다. 오히려 '장기전'을 대비해 다시 한번 신발 끈을 조여 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팀장은 "농성단 입장에서는 전열을 재정비해서 투쟁 역량을 높여야 할 때인 것 같다"며 "이번이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다. 내년에 설사 임시국회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총선을 앞두고 있어 국회의원들 마음은 다 콩밭에 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회의원들은 큰 그림을 보지 않고, 그때그때 당리당략만으로 움직이는 근시안적 정치를 하고 있다"며 "그래도 우리는 국회를 향해 끊임없이 '말'을 해야 한다. 농성단이 없으면 그 일을 할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반드시 5.18 관련 사안들 중 하나라도 해결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물론, 그때까지 농성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김 팀장은 "우리가 요구했던 것들을 하나도 얻지 못한 채 농성을 멈춘다는 건 저들의 시간 끌기 작전에 항복하는 것밖에 안 된다"며 "지금으로서는 농성을 계속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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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소통? 개점휴업?... 남북연락사무소, 두 가지 시선

19.09.13 19:24l최종 업데이트 19.09.13 19:24l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이 열린 가운데 사무소 외벽에 대형 한반도 기가 걸려 있다.
▲  2018년 9월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이 열린 가운데 사무소 외벽에 대형 한반도 기가 걸려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지하 1층, 지상 4층, 높이 23.45m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은 남북 소통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다. 남북 최초의 '상시협의 채널'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오는 14일 개소 1주년을 맞는다. 개소 당시 '365일, 24시간 남북한 상시소통 채널'임을 강조했지만, 현재는 남북 연락사무소장 소장회의도 열리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고 난 뒤부터 지금까지 소장회의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연락사무소 소장을 맡은 서호 통일부 차관은 지난 5월 취임 후 아직 북측 소장을 만나지 못했다. 남북은 2층엔 남측사무실을, 4층엔 북측사무실을 마련해두고 3층을 남북 공용의 공간으로 준비했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 이후 3층 회담장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공동연락사무소를 서울-평양 상주대표부로 확대·발전하려던 한때 목표는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북미 비핵화 협상과 북미 관계 진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남북관계의 소통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을 뿐이니 북한에 '대화에 나서라, 소장 회의에 참석하라' 등의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것. 현실적으로 북미 관계의 부침에 따라 남북 관계도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황해북도 개성시에 마련된 남북 최초의 상시협의 채널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의미] 하루에 두 번, 여전히 만난다
 
서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인 서호 통일부 차관(왼쪽)이 지난 10일 연락사무소를 방문해 박진원 연락사무소 부소장(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서호 소장은 이날 북측 관계자를 만나지 못했다.
▲ 서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인 서호 통일부 차관(왼쪽)이 지난 10일 연락사무소를 방문해 박진원 연락사무소 부소장(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서호 소장은 이날 북측 관계자를 만나지 못했다.
ⓒ 통일부
 
소장회의는 열리지 않지만, 공동연락사무소에서 꾸준히 지켜지는 일정도 있다. 하루에 두 번, 오전 9시 30분과 오후 3시 30분에 남북 연락관이 만난다. 요즘처럼 남북 사이에 오고 가는 이야기가 없을 때는 논의할 주제가 마땅치 않다지만, 연락관 협의가 중단되지는 않았다.

공동연락사무소 3층에 마련된 회담장은 6개월이 넘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공동연락사무소 개소 당시 남북이 합의한 매일의 일정은 지켜지고 있는 셈이다. 남북이 하루에 두 번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 창구가 닫히지 않았다는 건 그 자체로 의미가 될 수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남북이 매일매일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을 폄훼해서는 안 된다, 남북의 연락관이 여전히 '상시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남한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역할을 관두라'는 날 선 비난을 하는 북한이지만, 짐을 싸서 남북의 '소통창구'인 공동연락사무소를 떠나지는 않았다.

한 건물에 남과 북이 있다는 건 비공식의 만남도 언제든 가능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갈 때, 각자의 일과를 마무리하고 건물을 나설 때 자연스레 만날 수 있다.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상대'가 떠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언제고 다시 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현재도 공동연락사무소에는 남북 각 15~20명이 머무르고 있다.

[한계] 정부, 남북관계 창구 단일화 욕심?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등 참석자들이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제막식을 하고 있다.
▲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등 참석자들이 2018년 9월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제막식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지금처럼 북미 관계에만 의존한다면 공동연락사무소의 한계는 명확하다. 사실 '공동연락사무소'의 한계라기보다는 현재 남북관계의 한계일 수 있다.

하지만 북미가 풀어야 할 비핵화 협상의 속도만 쫓다 보면, 남북은 언제 '우리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겠냐는 지적도 상당하다. 남북의 지난한 역사에서 경색국면이야 언제든 있었는데, 연락사무소까지 마련된 상황에서는 좀 달라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공동연락사무소가 개소한 이후 정부가 모든 남북관계의 창구를 '단일화'하려는 욕심을 부렸다는 쓴소리도 있다. 공동연락사무소는 ▲교섭·연락업무 ▲당국 간 회담·협의 업무 ▲민간교류 지원 ▲왕래 인원 편의 보장 등을 담당하고 있다.

정부는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하며, 민간협력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남북 교류협력단체 관계자들은 정부가 민간단체까지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서만 남북이 소통하도록 '통제'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제3국에서 만나온 남북의 민간교류를 공동연락사무소 개소 후,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서만 북측과 접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30여 년 남북의 민간교류 분야에서 일한 관계자는 "남북의 소통이 잘 될 때는 정부가 주도해 민간단체의 남북교류를 통제하려 한다, 공동연락사무소도 마찬가지"라며 "지난해 민간교류단체들은 연락사무소를 거치지 않고는 북한과 접촉할 수 없었다, 그동안 지자체나 민간단체 나름의 방식으로 북한과 교류해온 것들을 정부가 통제하려 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남북의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할 수 있으면 알아서 해보라는 식이다, 남북교류를 대할 때, 정부와 민간단체에서 늘 있었던 문제가 공동연락사무소에서도 재발했다"라고 짚었다.

[대안] 지자체-NGO를 주목해야

공동연락사무소가 처음의 취지대로 24시간, 365일 소통의 창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가 주도하며 운영하는 연락사무소에 지자체나 NGO, 기업, 국제기구 등 비정부 주체가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변수에서 자유로운 비정부 주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공동연락사무소의 다원적인 운영방식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큰 맥을 가지고 사업의 방향을 이끌어간다면 남북교류의 오랜 경험을 쌓은 지자체나 NGO 단체들은 그 외의 남북교류를 담당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가 각기 남북교류 추진 조례를 갖추고, 일부 전담 조직을 마련한 상황에서 정부 외의 소통창구도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간교류 단체 관계자 역시 "남북 교류협력이 안정적으로 지속하려면, 정부 주도의 연락사무소처럼 지자체·민간 주도의 연락사무소를 별개로 만드는 게 필요하다, 민간의 자율성을 보장하며 민간교류가 정부 주도의 교류에서 하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대북 제재가 있는 현실에서 비정부 주체가 정부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남북교류의 맥이 끊기지 않도록 역할을 나눠야 한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정치·군사 분야에서 생긴 문제가 남북 교류의 전체를 막아서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공동 연락사무소에 비정부단체들이 제 목소리를 내면 최소한 남북교류의 단절은 막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의 껍질을 벗기니 ‘뼈속까지 친미’

이흥노/미국 발티모아 메릴랜드, 입만 벌리면 우리는 동맹이요 혈맹을 외치지만 실은 일방적이고 짝사랑

프레스아리랑 | 기사입력 2019/09/14 [00:41]
 

▲  미국방장관 마크 에스퍼가 지난달 급거 한국으로 날아와 "한미동맹은 철통같다"며 속국 관리들로부터 다짐을 받고있다.


<한미동맹>의 껍질을 벗기니 ‘뼈속까지 친미’ 
 

                                                                                           
최근 자유한국당과 보수매체들을 비롯한 반북 반통일 보수우익 세력의 한미동맹’ 소동이 부쩍 더 요란해지고 있다하긴 꽃노래도 아닌 그놈의 소리를 70년 넘게 들으니 이젠 정말 지겹고 진절머리가 난다.

걸핏하면 태극기성조기이스라엘기심지어 일장기 까지 둘러메고 안보타령과 종북소동을 벌린다.

일본이 벌인 무역전쟁에 투항하자면서 노골적으로 일본편에 선다. ‘지소미아’ (한일정보보호협정)가 정지되자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든다발작수준의  안보소동을 벌인다.

아시아 중시정책’ (Pivot to Asia)의 일환으로 오바마가 한미일 ‘3각군사동맹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이를 대체한 게 지소미아아첨과 아부의 달인 이명박의 각료들이 몰래 골방에 숨어 지소미아를 타결하려는 순간 그만 탄로가 났다온 백성들이 들고 일어나 막아냈다그런데도 박근혜는 이걸 끝내 타결하고 말았다.
이 협정의 핵심 내용은 모든 북측 군사정보를 한일이 공유하자는 것이다애초에 탄생되지 말았어야 할 지소미아가 늦게나마 종료된 건 다행이고 타당한 일이다무엇보다 남북관계 발전에 결정적 장애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소미아’ 종료에 얽힌 사연 사건들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협정 반대세력일수록 자주 자립 통일 지향적이고지지세력일 수록 외세의존 예속근성 경향이 아주 짙다.

또한, ‘지소미아’ 지지세력은 신통하게도 한결같이 한미동맹에 목을메고 그걸 금과옥조로 모신다휴전 결사반대북진통일을 외치던 리승만을 달래기위해 미국이 급조한 게 한미상호방위조약이다이 조약은 일방적이고 불평등하다. 70년이 흘러도 국방주권이 없다독립국이라 할 수 있을까?
한국은 조선보다 45배 더 많은 군비를 쓴다그러고도 미군철수 소리만 들려도 사시나무 떨 듯 하며 까무라친다이런 비겁한 인간일수록 정부의 지소미아’ 정지를 성토하고 한미동맹까지 거덜났다고 오두방정을 떤다그리고는 슬쩍 일본편에 달라붙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 숱한 전문가들의 안보소동이 주요 언론매체를 도배질하고 있다선량한 백성들을 오도한다전문가들중 한 외교관과 한 대학교수의 주장을 대표적 예로 한 번 살펴보자.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문 정부가 남북관계에 매몰돼 동맹
우방들과 협력을 거부해 왕따됐다그래서 한미동맹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주장한다미국에 순종하는 게 한미동맹이라고 믿는 모양이다그가 쓸개를 빼놓고 평화를 교섭하러 다녔다는 걸 생각하니 입맛이 쓰다.

홍광희 성대 정치학 교수는 '북한'을 적이 아닌 친구 (동족)이라 보는 문재인 정권의 대북 인식이 화근을 불렀다고 결론짓는다. “적과 공조하려는 발상이 틀렸다고 혹독하게 비판한다. ‘지소미아’ 중단으로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이 붕괴돼서 미국의 반발을 초래했다고 펄쩍뛴다.

하나가 되야 할 제동족을 적이라며 공조가 아니라 무찔러야 한다는 정신상태를 가진자가 교육자라니제나라 제민족의 이익을 먼저 걱정해야 정상이지미국의 이익을 더 지키지 못해 안달하니 정신나간 교수다미국사람 이상의 미국사람이다.

홍 교수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아무리 동맹관계여도 국익 보다 우선할 수 없다라고 한 발언을 어떻게 평가할까아마 미국을 배신하는 발언을 했으니 종북으로 몰아 철창에 쳐넣고 싶지 않았을까 싶다.

서울의 주요 매체들에 연일 오르내리는 쓸개빠진 전문가들의 주장 속에는 민족의 자주존엄긍지통일이라는 글자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오로지 대국에 메달리는 게 사는 길이고그게 애국 애족이라고 포장한다그러니 이들은 균형외교라는 소리만 나와도 펄쩍뛴다.

외국군도 없고 비동맹인 조선과 관계발전을 도모키 위해서 뿐 아니라 북중러를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한미군사동맹을 너무 강조할 필요는 없다입만 벌리면 우리는 동맹이요 혈맹을 외치지만실은 일방적이고 짝사랑이라는 것이 여지없이 들어나고 있다동맹타령안보타령은 결국 스스로 이니 맘껏 농락해도 된다는 신호로 미국을 읽는다고 믿어진다그러니 미국이 더 큰 고지서를 뻔질나게 내밀지 않나 말이다.
남북 북미 관계 발전과 비핵 평화를 위해서 한미작계-5015’는 오래전에 마땅히 폐기됐어야 옳다그것은 한미의 북침점령참수작전 계획이다지난번 한미합동군사훈은 명칭과 규모만 바꿔 또 다시 그걸 재연했다.

미제무기 수입국 1위에 올라가면서 최첨단 무기들을 대량 도입하기로 돼있다무기 반입과 한미훈련은 ‘4.27선언과 남북군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북측은 남북대화를 중단하기까지 했다실제 한미합동훈련은 ‘6.30 판문점 회동에서 취소가 합의됐다그러나 조선의 거센 항의에도 강행됐다미군부를 달래야 하는 트럼프의 한계일 수 있다결과적으로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한미훈련은 조미가 상호 인정 수용하게 된 것이다조미가 짜고치는 고스톱이 되고 말았다.
한국에서는 한미동맹을 신주단지로 모신다이걸 시비하면 영낙없이 찍힌다심지어 미국과 의견만 달라도 당장 외교참사요 안보참사 소리가 요동친무조건 미국에 순종하는 게 한미동맹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고 있다.

이런 예속적 주종관계에 익숙해져서 미국이 하는 짓은 틀린 게 없고 우리는 그저 따라가는 게 동맹이라고 한다. ‘한미동맹의 껍질을 벗기면 허망한 뼈속까지 친미친일이라는 알맹이가 튀어나온다원래 이 말은 이상득 당시 국회의장이 자신의 동생 이명박은 뼈속까지 친미친일이니 미국이 믿어달라고 아첨하면서 널리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흥노/미국 발티모아,메릴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