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일 월요일

북, 4.5t급 초대형탄두 신형전술탄도미사일 시험발사...'성공'

 

북, 4.5t급 초대형탄두 신형전술탄도미사일 시험발사...'성공'

  • 기자명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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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0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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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5월 17일 공개한 새로운 자치유도항법체계를 도입한 전술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지난 5월 17일 공개한 새로운 자치유도항법체계를 도입한 전술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1일 4.5톤급 초대형탄두를 장착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싸일총국은 7월 1일 신형전술탄도미싸일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신형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은 '4.5t급 초대형탄두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이며, 시험발사는 "중량 모의탄두를 장착한 미싸일로 최대사거리 500㎞와 최소사거리 90㎞에 대하여 비행안정성과 명중정확성을 확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미사일총국의 시험결과를 진행중인 당 전원회의에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1일 오전 "우리 군은 오늘(7.1)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05:05경과 05:15경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2발을 각각 포착하였다"며, 두발의 탄도미사일이 각각 600여 km와 120여 km를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합참은 북한이 2차 발사한 미사일은 비정상비행 중 공중폭발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북은 최대사거리와 최소사거리에 대한 비행안정성과 명중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발사가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

지난달 26일 다탄두 미사일 유도·분리실험에 성공했다는 북측 발표에도 합참은 '실패'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통신은 이번 시험발사가 '미사일총국과 관하 국방과학연구소들의 정상적인 활동의 일환'이라며, 지난달 29일 끝난 한·미·일 3국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일각의 추정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미사일총국은 이번 시험발사에 이어 7월 중 250km 중등 사거리의 비행특성과 명중정확성, 초대형탄두 폭발위력 확증을 위한 시험발사를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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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만 넘은 ‘윤 대통령 탄핵발의’ 요청…민주당은 거리두기

 


기자고한솔
  • 수정 2024-07-01 18:20
  • 등록 2024-07-01 18:20
    • 국회 국민동의청원 누리집 갈무리.
      국회 국민동의청원 누리집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해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참여가 1일 80만명을 넘어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며 공세를 폈지만, 이런 여론을 실제로 수용하는 데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국회 국민동의청원 누리집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동의는 82만명을 넘겼다. 지난 20일 권아무개씨가 올린 이 청원은 공개된 지 사흘 만에 5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됐는데, 동의 기간(30일)이 아직 남아 이후에도 동의자가 계속 늘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을 말했다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 내용이 지난 27일 공개된 뒤 ‘동의’가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접속자가 폭주해 누리집 접속이 계속 지연되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0일 서버 증설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께 대기 인원은 5만2천명, 예상 대기 시간은 3시간40분이었다.

      이에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청원이 100만명을 돌파해 200만명, 300만명으로 이어질 기세”라며 “국민과 정권의 한판 싸움에서 반드시 국민이 이길 것이다. 그날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청원을 심사할 법사위 위원장이기도 하다.

    • 하지만 당 내부적으로는, 탄핵 청원은 대여 압박 수단일 뿐 실제 탄핵안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헌법·법률의 중대한 위반이 확인되고 탄핵 동력이 충분히 확보됐는지 등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는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오히려 (탄핵소추를 바라는 당원들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탄핵 청원은 동의 기간인 20일까지 참여자 동의를 얻은 뒤, 법사위 청원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본회의 부의 여부를 결정한다. 법사위의 한 민주당 의원은 “사실확인 조사, 청문회 등 법률상 가능한 수단을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다자세계 추구 두 핵강국의 안보동맹..위험해진 건 美패권질서

 

겨레하나 긴급토론회 '조-러 정상회담 어떻게 볼 것인가'..'주권기반 다극 평화질서' 지향

  • 기자명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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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01 12:19
  •  
  •  수정 2024.07.0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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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소장 변학문)는 지난 6월 27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조-러 정상회담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소장 변학문)는 지난 6월 27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조-러 정상회담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6월 19일 김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연방 대통령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 Treaty, 북러조약)에 서명, 발표했다.

두 나라는 총 23조로 작성된 조약에서 양국 협력의 지향은 '일극 세계질서를 강요하려는 책동으로부터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며...다극화된 국제적인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바야흐로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에 대한 도전은 다극화를 지향하는 명백한 실체에 의해 현실적 힘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일극 패권을 유지·강화하려는 미국과 그 대척점에서 적대하거나 경쟁하는 러시아 중국, 그리고 미국에 편승하는 한국과 일본, 러·중과 협력하며 생존과 발전의 조건을 확대하는 북한 등 관련 당사국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일변도의 편향외교, 일본에 대한 굴욕외교, 북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을 사실상 적대하는 한국 외교에 대한 경고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소장 변학문)는 지난 6월 27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조-러 정상회담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북러조약의 핵심의미는 무엇인가?/ 나토동맹·한미동맹·미일동맹·중러 조약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북러조약 체결 배경, 전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러시아, 북한, 중국의 셈법은?/ 한반도 전쟁 가능성은 더 높아지나? 등등
 
북러조약을 둘러싼 여러 쟁점과 의미에 대해 이해영 한신대 글로벌인재학부 교수와 김희교 광운대 교수, 장창준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연구위원이 열띤 발표와 상호토론을 진행하고 온·오프라인 참석자들의 질의에 답했다.

이해영 한신대 글로벌인재학부 교수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먼저 북러조약의 성격과 내용에 관한 이해 문제이다.

이해영 교수는 "엄밀히 이번 조약은 안보에 국한된 방위조약이 아니라 북러 양국관계와 그 미래까지를 일련의 개념과 이론적 관점으로 구성하는 일종의 기본조약"이라고 짚었다.  

전체 23개조로 작성된 조약의 제1~8조에 새로운 국제질서와 안보 및 군사협력을 다루고 제9~20조까지 △식량 및 에너지 △정보통신기술분야 △기후변화, 보건, 공급망 등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분야 △무역경제, 투자, 과학기술분야 △우주, 생물, 평화적 원자력, 인공지능, 정보기술 등 과학기술분야 △농업, 교육, 보건, 체육, 문화, 관광, 환경보호 및 자연재해 방지 등 국가관계에서 다룰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가 언급되어 있다는 것.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번 북러조약을 푸틴 대통령의 지론인 '유라시아 안보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5일 스위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전날 러시아 외무부 내부 세미나에서 현재 서방의 글로벌 안보모델인 '유럽-대서양 안보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모든 나라에 개방된 미래의 안보기구 창설을 위해 나토 국가는 물론 상하이협력기구(SCO), 독립국가연합(CIS),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브릭스(BRICS) 회원국들도 참여할 수 있는 '유라시아 안보체계' 구상을 상세히 밝혔다.

나토의 경우 조약 범위를 일탈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이기도 한 동진을 감행했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로 범위를 확대해 글로벌화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 전 [노동신문]기고에서도 양국간 협력과제 중 '유라시아에서 평등하고 불가분리적인 안전구조 건설'을 언급한 바 있다.

신문은 '불가분리적'이라는 표현을 'indivisible'로 번역했는데, 각국의 안보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인 '안보불가분의 원칙'으로 옮기기도 한다.

두 나라가 사실상 군사동맹에 준하는 이번 북러조약의 기본성격을 '방어적'이라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보불가분의 원칙에 기반한 유라시아 공동안보시스템'으로 바꿔 쓴다면, 북러조약 제7조와 8조에서 '해당한 국제 및 지역기구 가입에 협조'하거나 '공동조치를 취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도 위 기구 즉, 브릭스나 상하이협력기구 가입이 해당될 것인지는 주목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북의 입장에서는 안보는 물론 외교와 경제영역에서 대전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릭스는 나라별 물가지수를 반영해 작성하는 1인당 PPP(Purchasing Power Parity) 기준으로 G7을 추월했고 가입신청국도 40개국을 넘어선 상황. 북이 가입하게 되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기회가 열리게 된다.

올해 10월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인 러시아가 북의 가입신청을 받아들일지 주목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북러조약은 지난 5월 중러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보다 더 나아간 '높은 수준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 부를만하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해석상의 논란이 있는 '유사시 자동개입조항'에 대해서는 "적어도 논리적으로 무조건적인 '자동개입'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1961년 체결한 '조·소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과 2024년 북러조약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가 제3조를 구성한 것인데, '전쟁 전단계인 직접위협' 상황에서 '양국이 쌍무협상통로를 지체없이 가동'(제3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 단계가 실패로 돌아갔을 경우 전쟁상태에 처하게 된 체약국을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하도록 의무조항을 둔 것은 제3조에 의거해 협의를 해야 하는 시간적 순서를 정해 둔 것으로 짚었다.

북러간 군사기술협력은 향후 미국과 나토의 무기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되는 규모와 범위에 정비례해서 고도화될 것이며, 이번 북러조약으로 가능성은 훨씬 높아졌다고 보았다.

특히 핵보유국인 러시아와 사실상 핵보유국인 북한이 군사동맹 가능성을 내포하는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유사시 핵사용 가능성은 비약적으로 증대되고 있으며, 한반도 분쟁도 즉시 핵전쟁으로 비화되는 핵보유국간 전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지정학적 갈등의 3대 단층선이라 일컫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이란-이스라엘, 중국-대만과 달리 모두 핵보유국인 미·러·중·북이 취할 수 밖에 없는 현실주의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전쟁 위기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했다.

결론적으로는 마치 전면전 일보직전에서 일단 '보류'된 이란-이스라엘 분쟁의 결과 75년만에 '서아시아(중동) 신질서'가 형성된 것과 유사한 '새로운 안보 패러다임'이 동아시아에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으로서는 러시아와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비로소 보유 핵탄두에서 미국과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열세인 장기에서 비기는 수인 '빅장'을 둘 수 있게 되고, 이에 대해 미국은 계속 '더블 다운'(카지노 포커게임에서 배팅을 두배로 한 뒤 카드 한장을 더 받는 규칙)을 부를 것이라고 비유했다.

미국으로서는 관둘 수도 없고 전면전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계속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이중봉쇄를 계속 해야 하기도 하지만 바이든의 최대 업적인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국이 다른 생각을 못하도록 붙들어 놓아야 하는 현실적 필요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정세는 가파르게 긴장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희교 광운대 교수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희교 광운대 교수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중국 전문가인 김희교 교수는 북러조약 체결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은 지금까지 '노코멘트'(不作評論)라고 하면서 "지금 중국은 이 사안이 갖는 양면적 성격 때문에 굉장히 불편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고 미국을 상대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북한으로 인해 근접한 한반도에서 국지전이 벌어질 수 있고 틀림없이 한미일 3각동맹부터 나토 동진까지 본격 추진할 계기가 될 사안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으로서는 결코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라는 것.

"북러의 군사적 결속은 당연히 불만이고 북의 핵무기 고도화는 동북아 지역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것도 중국은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장을 확대해서 동아시아로 분산시킨다는 점에서 시도해볼만한 도박이지만 중국으로서는 새로운 긴장이 고조되는 사태가 전혀 달갑지 않은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러가지 이유로 북한이나 러시아와 더 이상 나쁜 관계로 전환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 상황에 놓여있다"며 "불만과 짜증, 그리고 친구로서 손을 잡고 있는 상황이 모두 겹쳐 있는 형국"이라고 중국의 입장을 소개했다.

중국은 북러조약 체결 이후 6월 24일 러시아와 적대적인 앙숙관계에 있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하고 26일에는 시진핑 주석이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도 회담을 진행했으며, 북러조약 체결 전날인 18일에는 한국과 2+2안보대화도 수용했다는 점을 논거로 제시했다. 

이같은 견해에 대해서는 중국도 공동의 적인 미국을 앞에두고 뭉칠 수 밖에 없는 '전략적 환경'을 간과한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분명한 건 중국 대외정책의 기본적인 기조는 러시아와 가급적 군사적 관계는 절대 피한다는 것.

지금까지 이룩한 경제발전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러시아든, 북이든 정상적인 무역은 하지만 미국과 서방이 극구 경계하는 군사적 관계는 최대한 절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공산당 군사위원회가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강화를 언급하고 호르무즈 해엽에서 중러와 이란이 연합군사훈련을 한다는 발표도 있었지만 '조약'의 틀로 격상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푸틴 방북 중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동해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했지만, 중국은 북러와 하나의 진영으로 보이는 군사훈련은 절대 피한다고 덧붙였다.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두만강 개발권'을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의 훈춘, 북의 나선 지구가 마주 보고 있는 두만강 지역을 개발하면 러시아는 에너지와 곡물 수출 항구를, 중국은 낙후한 지역개발과 더불어 막힌 바다길을 개척해 유라시아대륙을 횡단하는 제3 교통로인 북극항로를 열 수 있는 잇점을 얻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작년 북러 교역 규모가 2,800만 달러(북 총무역액의 5%미만)에 불과한 반면 대부분의 무역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북러 공동의 국가간 결제통화는 위엔화이고 러시아 가스의 가장 큰 고객, 북 노동자 최대 파견국도 모두 중국이라고 언급했다.
 

장창준 겨레하나 평화센터 연구위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장창준 겨레하나 평화센터 연구위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장창준 연구위원은 미국이 체결한 동맹조약 중 가장 강력한 나토조약과 비교하더라도 이번 북러조약은 그것에 준하거나 능가하는 수준에서 합의되었다고 평가했다.

북러조약의 쟁점 중 하나인 '자동개입조항'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상 자동개입 조항이 반영되어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설령 매우 강력한 자동 개입으로 볼 수밖에 없는 문장이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결국 실행 여부는 그때 가서 판단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부연했다.

또 미국이 한국·일본과 맺고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 미일신조약 등을 북러조약과 비교해 분명히 드러나는 각 조약의 특징을 밝혔다.

나토조약, 북러조약, 한미조약, 미일신조약 주요 내용 비교

나토조약 4조 '당사국들은 조약국(들)의 영토보전, 정치적 독립 혹은 안보가 위협받는다고 어느 국가라도 의견을 내면 공동으로 협의한다.' (will consult)

나토조약 5조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각국은 유엔헌장 51조에 따라 무력사용을 포함하여 필요하다고 간주되는 조치를 개별적으로 혹은 조약체결국과 공동으로 지원할 것을(will assist) 동의한다."

북러조약 3조 '력침략받을 직접적인 위협이 조성되는 경우 쌍방은 협조조치를 합의할 목적으로 협상통로를 지체없이 가동시킨다.' (shall immediately activate)

북러조약 4조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양국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shall immediately provide)

한미상호방위조약(1953) '무력공격이 일어날 경우 공통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각자의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행동할(would act)것을 선언한다.'

미일신조약(1960) '무력공격이 일어날 경우 헌법상 규정 및 절차에 따라 공통의 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행동할 (would act)것을 선언한다.'

(정리-장창준 겨레하나 평화센터 연구위원)

나토조약이 영문 표기에서 규범력에 큰 차이가 없는 'will'과 최소한 지원의 의미로 읽을 수 있는 'assist'를, 북러조약이 무조건적 강행규범을 뜻하는 'shall'을 사용한 것을 보면 문헌만으로는 사실상 자동개입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내용상 서로 큰 차이는 없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나 미일신조약에서는 지원의 의미도 빠진 중립적인 표현인 'would act'로 표기함으로써 공동으로 지원한다는 나토조약과 달리 헌법상의 절차에 따라 필요할 경우에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포함한 것으로 보았다.

그렇지만 조약은 문구만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 운용되는 과정에서 제도화와 군사훈련 등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살펴보아야 그 성격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북러조약의 '방어적 성격'과 한미동맹의 '공격적 성격'은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짚었다.

조사결과, 작년 한해동안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42차례 이상, 한미일 군사훈련 10차례 이상, 전략자산은 20차례 이상 전개됐고, 올해들어 지난 3월까지 79일동안 한미(일) 군사훈련이 29차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핵위협에 대한 '정례적 방어훈련'이라는 한미 주장에 따르더라도 매주 한번꼴로, 올초 3개월간은 11일을 제외하고 매일 훈련을 한 것인데, 그렇다면 과연 상대측은 매주 공격연습을 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봄직하다.

북러조약의 제도화 과정과 군사훈련 전개 과정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문제이지만, 제8조에 '전쟁 방지와 평화, 안전 보장을 위한 방위능력 강화 목적으로 공동조치를 취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한다'고 하여 조약의 방어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미의 경우 조약내용과는 별도로 공격적 성격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북러와 한미, 미-나토는 조약내용에서도 동맹간 대등한 관계 정도를 볼 수 있는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러조약이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주권평등)을 명시하고 공인된 국제법의 원칙과 규범에 충실하며 주권에 대한 상호 존중, 영토 불가침, 내전 불간섭, 평등의 원칙들을 나열하고 있는데, 나토조약에는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대해 표현은 하는데 조약 가입과 탈퇴를 미국이 결정하도록 해 미국 주도성이 상당히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미일신조약에도 있는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 조항이 한미조약에는 주권평등의 '원칙'은 빠지고 유엔헌장 목적만 명시되어 있는 것도 특이하다.

한미조약에서 더 심각한 건 주한미군을 배치할 권리를 '대한민국이 허여(許與, 허용)하고 미국이 이를 수락'한다는 '주병권'(駐兵權) 조항. 주둔권한이 사실상 미국에 있는 유일한 조약이다.
    
종합하면, 이번 북러조약은 미국을 비롯한 집단서방(collective west)이 러시아와 북한의 안전보장을 거부한데 따른 두 나라의 합리적 선택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러시아는 탈냉전 이후 나토의 지속적 동진과 1994년 부다페스트 안전보장각서(우크라이나 핵폐기와 안전보장 교환) 폐기,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본토 공격 승인 등 집단서방의 약속 위반을 경험했고, 북한은 핵개발 단계(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서)와 핵보유초기단계(2005년 9.19공동성명)에 이어 핵 완성단계(2018년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에 이르기까지 3차례의 비핵화 협상이 모두 무산되면서 미국이 협조하지 않는다는 불신을 갖게 되었다는 것.

가장 강력한 핵독트린을 가진 두 국가로 하여금 '주권 평등'이라는 국제법 기반 위에 두 나라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미국 패권정책에 맞서 '억지'와 '방어'를 위한 동맹을 체결하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과 집단서방의 지속적인 대러, 대북 외교 실패가 북러조약 체결의 원인이 되고 이로 인해 위험해 진 것은 미국의 패권정책이라는 결론이다.

이에 대한 중국의 선택은 무엇일까?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반접근 지역거부'(A2/AD: Anti-Access Area Denial) 전략 기조를 유지해온 중국으로서는 더군다나 2022년 이후 안전보장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북러와 협력하는 것은 적극성과 속도의 문제가 있을 뿐 필연적이라고 보았다. 

미국의 전략가들이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경고해 온 러시아와 중국, 이란이 손잡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여기에 '조선'이 협력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4국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중국은 북러조약 발표 이후 '북러조약을 환영한다'는 짧은 외교적 입장은 피력했다.

결론적으로 다극질서로의 전환을 지향하는 북러조약은 '주권기반 안전보장동맹'의 성격을 기본으로 중국의 협력이 보태지는 흐름을 갖는 반면, 한미일은 미국 일극패권 유지를 목표로 '미국중심의 패권추구동맹'이라는 성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이 두개의 커다란 힘이 한반도와 동아시아, 세계적 차원에서 충돌하는 가운데 북러중은 '권위주의(독재)', 한미일은 '자유민주'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어 한국사회에서 다극질서로의 전환은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주권기반의 다극 평화질서'를 미래 지향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단절하는 '절미'(絶美), 결별과 이탈을 준비하는 '결미'(訣美) 또는 '탈미'(脫美) 모두 유효한 선택지로 고민이 필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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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에 전화 건 ‘02-800-7070’, 야당 추궁에 정진석 “대통령실 번호는 국가 기밀”

 

‘윤 대통령 격노설’ 연신 방어...김태효 “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하신 적 없어”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2024.07.01. ⓒ뉴스1

대통령실 참모진들은 1일 22대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첫 출석해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으로 작용한 윤석열 대통령 격노설 의혹을 연신 부인했다.

윤 대통령이 채상병 순직 관련 혐의자에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포함됐다는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 7월 31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한 대통령실 유선전화 ’02-800-7070’ 사용 주체를 찾는 질의도 이어졌다. 야당의 추궁이 계속됐지만, 대통령실은 “국가 기밀”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운영위는 이날 대통령실 대상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여야 운영위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첫 회의다. 21대 국회 후반기부터 운영위 출석을 거부해 온 대통령실도 이날은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비서관,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김태효 차장은 ‘지난해 7월 31일 국가안보실 회의 자리에서 대통령이 격노했나’라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질의에 “그날을 정확히 적시해서 기억은 못 하지만 보통 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하신 적은 없다”며 “저희 앞에서 화를 내신 적은 없다”고 말했다.

고 의원이 “회의가 끝난 바로 직후 시간대에 대통령실로부터 국방부 장관에게 걸려 온 전화로 인해 (해병대 수사단 사건기록의 회수 등) 모든 것들이 일사천리 진행된다. 이상하지 않나”라고 지적하자, 김 차장은 “대통령 입장에서는 궁금한 게 생기면 어떤 실무자에게든 수시로 전화하신다”며 “평소 일하는 방식이 궁금하면 물어보시는 건데, 그날 일과 이 사건이 서로 연관된다고는 제 지식에서는 연관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고 의원은 “7월 31일 그 회의 이후, 02-800-7070 전화 이후 국방부 장관이 움직였다. 누가 전화했길래 장관이 움직였을까”라며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에게 해당 번호를 사용하냐고 물었다. 장 실장은 “제 번호는 아니”라며 “제가 알기로 저희는 ‘4’자로 시작한다”고 답했다.

정진석 실장은 같은 질문에 “처음 듣는다”고 했다. 고 의원이 ‘모든 번호는 기자들에게도 다 있다. 명함에 적혀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자 정 실장은 “지금 말한 그 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며 “대통령실 전화번호는 기밀상 외부로 유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재순 총무비서관도 ‘안보실장 라인도, 비서실장 방도 02-800-7070 번호를 안 쓴다면 대통령실 집무실인가 의심을 갖고 있다. 회선 관리는 어떻게 하나’라는 고 의원의 질의에 “대통령실 보안관리에 관한 사항”이라며 답하지 않았다.

이어 “전화회선이 재배치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들은 적이 있나”라고 묻자 윤 비서관은 “그것도 말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비서관은 “대통령비서실은 수시로 인원이 늘었다, 줄었다 한다. 그때마다 전화기가 설치되기도 하고, 철거되기도 한다”며 “그 행위 자체를 무슨 증거인멸이라고 한다면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서도 ‘02-800-7070’ 번호의 사용자를 찾는 물음이 이어졌지만, 대통령실의 태도는 한결같았다.

민주당 곽상언 의원이 ‘전화 수신자의 전화기에 그대로 번호가 출력돼 뜨는데, 02-800-7070은 기밀 사항인가’라고 거듭 묻자, 정 실장은 “대통령실의 전화번호 일체는 기밀 보안 사항”이라고 역설했다. 정 실장은 “지금 이 (운영위) 회의는 실시간으로 북에서도 아마 시청하고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전화번호를 외부에 유출하는 일은 과거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번호가 대통령실에 설치된 전화기의 번호가 맞냐는 물음에도 정 실장은 “대통령실의 전화번호는 외부의 확인이 불가한 기밀 보안 사항”이라고 고집했다.

윤 대통령의 격노를 본적도, 들은 적도 없다는 대통령실의 입장도 유지됐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 격노설’에 관한 보도가 꾸준히 나오는데, 관련 언론보도가 거짓이면 왜 항의하지 않았냐고 곽 의원이 지적하자 “보통 너무 어이가 없을 때는 대답을 안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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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발의된 노란봉투법, 법리적 쟁점은?

 [국회 다니는 변호사] 노란봉투법

박지웅 변호사 | 기사입력 2024.07.01. 14:05:16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오늘 다룰 내용은 뜨거운 감자인 바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입니다. 지난달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됐고, 법안 논의가 한참 진행중입니다.

원래 이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여러 우여곡절 끝에 2023년 11월 9일 위원회 대안으로 처리돼 단일안으로 만들어졌었던 법안입니다. 본회의에서도 압도적으로 가결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같은해 12월 8일 본회의 재의결에서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되었죠. 이 부결된 법안을 지금 다시 논의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22대 국회 들어 다시 논의되고 있는 노란봉투법의 의미는 노동법규와 노동법의 역사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가 있어야 그 맥락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제33조 1항에서 근로자에게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근로조건이라는 것은 결국,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기타 대우 등 근로관계에서의 노무제공에 대한 반대급부입니다. 예컨대 특정 근로자에게 '임금 300만 원을 지급하고, 하루 8시간을 근무해야 하고, 점심값을 제공한다' 이런 모든 조건이 바로 근로조건(working condition)이고, 이 조건을 보고 노무제공 여부를 개별 근로자들이 결정하는 것이죠. 근로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근로계약을 제공할 필요성은 없겠죠.

하지만 근·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은 '근로를 제공'하지 않으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또 사측은 압도적인 설비와 자본력을 갖추고 있는 반면, 개별 근로자가 이러한 설비나 자본력에 대응해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긴 어렵죠. 게다가 근로조건은 사회변동에 취약합니다. 물가 상승, 기업 간 경쟁, 전쟁…. 각종 국내외 여러 경제적 변동의 하위조건에 놓이게 되고, 근로조건을 경제·사회적 변동에 맞게 수준을 높이지 못하면 품위있는 삶을 누릴 수 없겠죠.

근로조건을 교섭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 생생하게 보시려면, 영국 산업혁명 초기 시절 탄광 노동자의 삶을 보여준 조지 오웰의 <위건부두로 가는 길>이라는 르포르타주를 추천드립니다. 석탄광에서 일하는 광부가 일당 14시간 가까운 노동시간을 감내하는데도, 이들은 본인의 근로조건에 대한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오로지 탄광과 비좁은 하숙집을 오가는 것이 그들의 일상이었죠.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근로자가 어떻게 뭉쳐 사측에 '근로조건'의 입장을 전하고, 그에 관해 협상을 하고,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쟁의행위(파업, Strike)를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는 곧 자본주의의 최소한의 도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의 핵심입니다.

근로조건에도 많은 하위 개념들이 뒤따릅니다. 사용자와 근로자는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노조의 교섭권한 범위를 어디까지 규정할 것인지, 노조가 쟁의행위를 하는 범위는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만일 노조가 쟁의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사업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이에 대한 배상을 허용할 것인지 등등 많은 법적인 쟁점이 따릅니다.

'근로자'부터 살펴볼까요. 근로자는 당연히 임금, 급료 등의 명목을 통해 사용자로부터 수입을 벌어들이는 사람을 말하겠죠. 문제는 근로계약의 유형이 과거와 다르게 너무나 다양해졌다는 데 있습니다. 예컨대 보험설계사나 골프장 캐디는 보험회사의 보험계약체결을 위해, 골프장의 경기보조를 위해 종사하는 사람이지만, 보험회사나 골프장은 직접적으로 이들과 일정시간을 정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보다는, 노무를 제공하고 그 노무에서 일정한 수수료 또는 노임 대가를 가져갑니다.(노무도급 내지는 사무위임). 그렇다면 이 분들은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배달산업 종사자(라이더)들의 경우도 동일하죠. 과거는 중국집 배달원이 중국집에 소속된 직원이었다면, 지금은 다릅니다. 개별 배달원들은 배달 앱(쿠○, 배달의○○ 등) 회사들과 개별적인 노무제공 계약을 맺는 사업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노무 제공은 이 회사들의 존재가 없이는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특수고용직 형태에 대해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더라도,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인지 여부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본 것이죠. (2015. 6. 26. 선고 2007두4995 전원합의체 판결 등) 근로자의 범위를 확대해석해야 한다는 데는 판례나 해석관행이 어느 정도 일치해, 일부 반대의견은 있지만 법안 자체에 대한 이견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용자'의 경우는 쉽게 말해 사업주를 뜻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 역시 직접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원-하청 수급관계에 놓인 근로자의 경우라면, 도급인 또는 사업주가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하청사업자가 하청근로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란, 조금 과장해 표현하자면 임금배분 역할에 불과한 거죠. 실질적인 노무제공의 혜택은 원청사업자에게 돌아갑니다. 결국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그 노무에 따른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보유하고, 이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고 있다면(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 등) 이를 사업주로 보자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당연히 사측의 교섭범위가 넓어지게 되고, 내어주어야 할 것이 많이 생기는 것이므로 기업들·사측 단체에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여기까지는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양자간의 입장을 조율할 수 있는 문제로 보이나, 문제는 다음 3가지의 핵심 쟁점입니다. 쟁의행위의 범위, 파업시 손해배상, 개별적 손해배상청구.

우선 현행법상 쟁의행위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만 허용합니다.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해 발생한 분쟁상태'까지를 근로조건의 결정으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존의 체불임금을 청산하라'거나, '과거 해고자를 복직하라'는 요구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포함될까요? 내지는 정부의 노동정책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쟁의행위를 하거나 사측의 정리해고나 구고조정을 반대한다기 위한 쟁의행위를 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될까요?

다수 학자들이나 법원은 그렇게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는 이미 사실적으로 벌어진 권리-의무 관계에서 비롯한 것을 다투기 위한 것이고, '근로조건'을 결정하기 위한 쟁의행위로 볼 수 없다는 거죠. 다수의 노동조합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해고자 복직 문제입니다. 노란봉투법은 바로 이 쟁의행위를 '근로조건의 결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근로조건' 자체의 문제로 폭넓게 보자는 것이죠. 근로자 자신의 미래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쟁의행위는 당연한 것이고, 과거의 권리분쟁이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형성하는데 느슨하게 기여한 것이 있다고 본다면 폭넓게 이 역시 근로조건으로 보자는 것입니다. 당연히 사측 단체에서는 이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손해배상 청구의 제한'입니다. 쟁의행위를 하면, 조업일수 축소에 따라 회사의 매출감소가 불가피합니다. 쟁의행위가 과격해져, 기계를 파괴하거나, 내지는 공장을 점거하는 등의 행위가 발생하면 사측에 손해가 발생하게 되죠. 지금까지 사측에서 이러한 경우 노조의 파업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노동조합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이에 수반해 가압류를 하고, 나아가 개별 조합원에 대해서 연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오는 사례가 많았죠.

이러다 보니, 손해배상소송을 당한 조합원이 목숨을 끊는 일도 상당히 있었습니다. 노조 활동에도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하게 되죠. 노란봉투법은 바로 이러한 근로자의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이를 제한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폭력·손괴행위를 수반하지 않는 경우라거나(김태선), 헌법·노동조합관계법에서 정한 목적을 넘어서는 쟁의행위까지만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자는 것(이용우·신장식·윤종오)이죠. 참고로 UN OHCHR(인권이사회)이나 ILO(국제노동기구)는 이러한 손해배상소송이 단순한 권리행사를 넘어 노조탄압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한 바가 있었습니다.

또한 파업행위에는 개별 조합원의 공동 파업 참여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조합과 별개로 이러한 개별 조합원에 대해서 공동불법행위책임(민법 제760조)을 묻는 사례가 많았는데, 이 역시 민법의 예외로 보아, 노동조합의 결정에 의한 행위를 개인에게 소구할 수 없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아울러, 노동쟁의시 신원보증인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역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영국의 경우는 노조에 대해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 소송에 대한 상한액을 최소한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개별적으로 위법한 쟁의를 주도한 노조 간부에 대해서만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유사한 판례가 있습니다.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5다30610판결)

유럽 국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러한 파업참여와 손해배상의 제한을 폭넓게 인정하는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한국의 사측 단체·기업에서는 이를 찬성할 수가 없는 사안으로 봅니다. 사용자 측의 재산권을 제한하며, 민법상 불법행위 원칙에 반한다거나, '불법행위 조장법이'라고 하고 있죠는 겁니다.

현실적으로 노란봉투법은 다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은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정부·여당은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현 정부 하에서 최종 발효는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의석구조가 21대 국회와 크게 바뀌지 않은 이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본회의에서는 가결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은 (큰 정치적 상황변동이 없는 이상)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견으로는 노사관계법의 역사 자체가 사측의 재산권을 합리적인 범위에서 제한하는 사회관계법으로 발전해온 이상 이 법의 향방 역시 이러한 경로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됩니다. 결국 국민들의 여론, 해외입법례 등을 수렴해 가면서 최종 정치적 의사결정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노조법·방송법 즉각 공포 및 거부권 저지 총파업대회' ⓒ연합뉴스

박지웅 변호사

박지웅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유) 율촌의 변호사로 재직중입니다. 국회의원 비서관, 국회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 기획재정부 장관정책보좌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역임하며 국회 입법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연구하며 오랫동안 여러 입법 경험을 쌓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