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2일 수요일

이준석은 좋은 정치인인가? 한국정치의 미래인가?


[정희준의 어퍼컷] 이준석은 왜 정치를 하나

정희준 문화연대 집행위원  |  기사입력 2023.11.23. 05:03:51


괴력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 국민의힘에 맞서 신당 창당에 나선 이준석 전 대표(이하 직함 생략) 말이다. 내년 총선 태풍의 눈은 이준석이다. 공직 한 번 해본 적 없고 국회의원 선거에 세 번 떨어졌을 뿐 아니라 국민의힘 당 대표 자리에선 성추문으로 쫓겨난 사람이다. 그럼에도 언론이 연일 이준석의 행보를 쫓으며 그의 말을 받아쓰기하는 모습을 보면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이제까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놀라운 정치인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는 '좋은 정치인'일까? 한국 정치의 미래를 그에게 맡기면 따사로운 봄날처럼 감미로운 정치가 온 국민을 행복하게 할까?

불안과 소외감을 집요하게 파고든 정치인 

그러나 그가 이제까지 보여준 정치 행태는 이미 많은 이들이 지적했듯 혐오와 배제와 갈라치기의 반복이다. 게다가 기득권 타파와 지역주의 청산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던 그도 결국 여의도 원내 입성이 급해진 지금은 자신의 오랜 지역구였던 노원병을 버리고 대구를 기웃거리고 있다. 이제까지 그가 보여준 정치는 한국 정치의 나쁜 것들은 대충 다 담고 있다.

이준석은 특히 2030 남성들에게 축적된 불안, 박탈감, 소외감, 분노, 피해의식, 억울함, 콤플렉스를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여기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최대한 드높였다. 대선기간 광주에 가서 '언제까지 민주당한테 끌려다닐 거야, 너희는 쇼핑몰도 없잖아' 식의 메시지로 지역민의 수치심을 자극하는 신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미래를 이야기했던 이제까지의 정치지도자들과는 달리 그는 과거 지향, 네거티브 기반 언술에 특화된 정치인이다. 

그는 자신이 나이가 적어서 '싸가지 없다'는 등 태도 관련 비판을 과도하게 받는다고 억울해하는 듯하다. 억울해할 것 없다. 그에게서 공동체 생활의 소양과 자질이 보이지 않는다. 그와 안철수 의원과의 악연은 유명한데 그렇다고 다른 의원들과의 관계가 원만한 것도 아니다. 지난 대선기간 당대표였던 그는 점잖기로 유명한 권영세 선대본부장의 경고도, 김태흠 의원이 "제발 자중하시라"는 읍소도 들은 척만 척 자기 고집대로 행동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당 대표를 탄핵하겠다고 나서는 초유의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갈등의 정치인 

특히 당대표였음에도 대선기간 두 번의 가출(?)을 감행한 것은 너무나 유명하다. 후보 중심의 선대위 체제에 들어갔음에도 당대표 패싱, 자신의 역할에 대한 불만족 등 온갖 시비를 걸며 당무 거부에 나서며 잠적했고 당은 '대표 찾아 삼만리'에 나서야 했다. 윤석열 후보는 그때마다 '울산 회동,' '의원총회 포옹'의 형태로 끌어 안았지만 '내가 정치는 선배'라며 곧바로 이어지는 훈수에 "더 이상은 이 자식과 안 되겠다"는 다짐을 새겼다고 한다. 온 우주가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독선이자 오만이다. 

그는 당대표 시절 자당 의원들과 100대 1의 싸움도 불사했고 자당의 대선 후보에게는 비단주머니 운운하고 연습문제를 내주며 어린아이 취급을 하기도 했다. '넌 몰라,' '내가 맞아' 하며 초지일관 가르치려 드는 그의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고집불통 '꼰대'의 모습이다. 대선기간 온갖 갈등과 분란의 당사자였고 또 캠프가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고집을 부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중에 '양두구육'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윤석열을 위해 선거운동을 한 자신을 자책한다는 모습을 볼 때면 저 정치인의 언행은 정신분석의 대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참을 수 없는 승부욕'에 더해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은 그의 지칠 줄 모르는 과시욕이다. 얼마 전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이준석이 던진 영어 훈계(?)가 세간의 화제였다. 많은 이들이 이를 '인종 차별'이라 설명했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의 '참을 수 없는 과시욕'이 발동한 것이다. '너 한국말 잘해? 나도 영어 잘해" 그냥 그것이다. '파란 눈 미국인' 앞에서(인요한은 한국인이다) 자신의 영어 실력을 뽐낼 기회를 이준석은 놓칠 리 없다. 당시 발언은 한국어였더라도 먼 길을 찾아온 인요한에겐 충분히 모욕적이었다. 

여기에서 이준석의 '말장난'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그는 그것이 인종 차별도 조롱도 아니라면서 "정치나 외교 영역에 있어서 정확한 뉘앙스를 전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그래서 영어로 이야기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이 했다는 "이준석과 밀실에서 이야기하고 싶다"는 발언을 뭔가 대단한 문제인 양 알리바이로 삼았다. 토크콘서트 하는데 무슨 '외교 영역의 정확한 뉘앙스'가 필요한가. 인 위원장의 말이 '이준석과 둘이 조용히 이야기하고 싶다'는 '뉘앙스'인 걸 이준석만 모르나? 

그 해프닝은 그냥 이준석의 앞뒤 가리지 못하는 자기 자랑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참고로, 미국에서 십 년 가까이 살며 강의도 해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인요한의 한국말이 이준석의 영어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훌륭하다. 뉘앙많은 사람들이 이준석의 남녀 갈라치기, 여성혐오, 장애혐오를 지적한다. 이에 이준석은 자신은 혐오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부인한다. 그러나 그의 여성과 장애 관련 혐오 내지 무시 발언은 곳곳에 있다.

시위하는 장애인에게 방송국 가서 토론하자는 당대표

지난해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당시 당대표였던 그는 이들의 시위가 '비문명적'이라며 "그게 더 나은 해법인지 아니면 방송사에 가서 토론하는 게 옳은 방식인지" 따지자고 했다. 하버드대의 학식과 당대표의 정보력을 가진 사람이 시위하는 장애인들에게 '방송국 가서 토론하자'는 수준이라면 그건 약자들의 처지나 그들이 왜 이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해력이 빵점이거나 몰상식이다. 정치할 자격이 없다. 

많은 이들이 그의 화법에 감탄한다. 나 역시 그렇다. 온갖 수치와 사례로 무장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자기 모순이 많고 특히 극단적인 사례를 내세우며 그 위에 자신의 주장을 살짝 얹는 방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한다. 미국의 비평가 로렌스 그로스버그는 아무리 황당한 주장이라 할지라도 이를 보강할 증거는 사방에 널려있다면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몇 개의 파편화된 사례를 동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표적인 게 여성에 대한 폭력 관련하여 페미니스트 진영이 "여자라서 죽었다"며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간다는 주장이다. 이렇듯 그는 인터넷 기사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볼 법한 극단적 표현들을 내세우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여성문제를 폄하한다. 또 그는 여성계가 "택시기사와 같은 어려운 직군에서는 남녀 성비를 맞추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반대로 고위직은 할당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문제시한다. 나는 여성계가 실제로 '택시기사 성비는 맞출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는지도 의문이지만, 이준석의 말대로라면 식당 홀서빙 인력도 성비를 살펴야 하나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된다. 정부가 정책으로 대응할 문제와 시장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뒤섞어 마구 던진다.

가장 황당했던 것은 이준석이 한 인터뷰에서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읽고 기겁을 했다고 한 사실이다. "사실상 사람으로 살면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부정적인 사례들의 합집합을 모아놓고 '넌 불쌍하지 않니'라고 묻는 것"이라며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를 보고 기겁을 했다. 그게 소설 아닌가?

문학작품을 가지고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이라는 평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소설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거나 공감능력이 제로에 가까운 사람이다. 참 희한한 정치인이다. 그는 여성의 삶을 살아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해 그랬을 것이라 짐작은 하지만 그렇다고 소설을 읽고 '기겁'을 하나. 

그래서 그가 내놓은 여성문제의 해법은 뭘까? 정치의 경우 정당이 개방형 당직을 여는 것이라며 "능력 있는 여성이라면 토론 배틀이나 정책공모전 같은 건설적 경쟁을 통해 바로 정치에 진입"할 수 있다고 한다. 12년 동안 정치 헛 했다. 토론 배틀 나가는 게 여성에게 '건설적 경쟁'인가? 

이준석은 '좋은 정치인'인가? 한국정치의 미래인가? 

이준석은 그가 비판해온 윤 대통령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인물이다. 두 사람 다 모르는 게 없다. 한 사람은 59분간 혼자 이야기하는 신공을 발휘하고 다른 사람은 만나는 사람마다 가르치려 드는 것도 모자라 다른 당 공천 전략까지 훈수를 둔다. 정작 우리가 이준석에게서 궁금한 것은, 그가 무엇을 혐오하고 누구를 싫어하는지는 알겠는데,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갈라치기와 배제의 세상? 집권당 대표가 장애인과 방송국에서 TV토론해서 기어이 승부를 가르고야 마는 세상?

한국 정치가 워낙 후진적이다 보니 많은 이들이 이준석 같은 청년 정치인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그렇지만 저런 정치인과 일생을 걸고 정치를 하려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준석의 부상은 한국정치의 낙후성, 그리고 단군 이래 최초로 부모보다 못살 위기에 처한 젊은이들 때문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한 가지. 많은 이들이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위해 윤 대통령이 이준석을 결국 끌어안을 가능성을 점친다. 대선 때 이미 두 번 그랬다. 집권 후 내쳤지만 과연 다시 한 번 끌어안을 것인가. 여기에서 쟁점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국회의원이 된 이준석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총선 끝나면 본격 레임덕의 시작인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동대구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희준

스포츠와 대중문화 뿐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 정치 주제의 글도 써왔다.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 관찰의 대상이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에서 스포츠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미래는 미디어가 지배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 부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람보에서 마이클 조든까지>, <스포츠코리아판타지>, <어퍼컷> 등의 저서가 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공영방송 손아귀 넣겠다는 윤석열 정부 집요함에 기가 막힌다”

 

  • 윤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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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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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3.11.2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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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 정부, 공시가격 현실화율 69%로 동결

    보유세 감소로 무주택 서민들 복지 축소 우려한 경향신문

    북한 정찰위성 발사에 중앙 “연말 성과 절실한 김정은”

    한겨레 “MBC 노린 권익위 방문진 ‘먼지털기’, KBS로는 부족한가”

    윤석열 정부가 지난 21일 내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와 동일하게 69%를 유지하기로 했다.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올려 공시가격을 시세에 준하게 만들려던 문재인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도 원점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아침신문들은 현실화 로드맵의 폐기를 전망했다. 총선을 앞둔 감세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 22일 주요 아침신문 갈무리.

    공시가격은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등 67가지 행정제도의 기준이 되는 지표다. 문 정부는 ‘공시가격을 최장 2035년까지 시세 대비 9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현실화율을 매년 상향하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공시가격이 시세와 괴리돼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경향신문은 보유세 세수가 감소하는 만큼 정부의 재정 여력이 줄어 무주택 서민들이 장기적으로 복지 축소를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강남 부자 ‘세금 감소’ 웃고…서민들 ‘복지 축소’ 울 수도>에서 “현실화율이 올해와 같은 69%로 고정되면서 집값이 오른 고가주택 보유자들은 혜택을 보게 됐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공시가 하락은 복지 수혜 대상을 늘리기 때문에 민원이 안 나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세수 감소로 정부의 복지 확대 여력을 줄여 무주택 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한겨레도 기사 <내년 공시가율 69% 동결…정부, 현실화 로드맵까지 지우나>에서 “현행 공시가격의 최대 문제로 꼽히는 부동산 유형 간 균형성은 기존 계획에 견줘 더 나빠진다”고 지적했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지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한겨레는 “투기적 목적의 부동산 소유를 억제하자는 취지에서 추진해온 ‘보유세 강화’ 제도를 모두 무력화하려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정부가 법률 개정을 거치지 않고,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 인하로 과세표준을 낮춰 보유세를 대폭 깎아주는 것도 조세법률주의 원칙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은 “총선을 앞둔 감세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며 “부동산 시장 폭락 시 매우 드물게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높은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핑계로 투기 억제와 세수 확보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을 축소·폐기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정부와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표 모으기를 위한 감세에만 매달리는 것도, 야당이 표를 잃을까 봐 침묵하는 것도 모두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보수언론은 공시가 현실화율 동결에도 집값이 뛴 수도권 고가 아파트의 보유세는 오른다며 해당 사실을 강조해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실제 신한은행의 모의 계산 결과,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는 내년 보유세가 올해보다 수백만원 늘어나는 사례도 나왔다”며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내년 보유세가 583만원으로 올해 451만원보다 100만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했다. 송파구 잠실동과 마포구 아파트의 사례도 덧붙였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도 <내년 공시가 현실화율 동결… ‘무리한 文정책’ 폐기 수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를 소유한 1주택자 보유세는 올해 1078만원에서 내년 1117만원으로 39만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84㎡를 가진 1주택자 보유세는 올해 452만원에서 내년 579만원으로 약 31%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도 기사 <강남 래대팰 1주택자 보유세, 올해 771만원 → 내년 846만원>에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84㎡·시세 29억5000만 원)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약 846만 원”이라며 “올해(771만 원) 대비 9.7%가량 오르지만 기존 현실화 계획이 적용됐던 2022년(1372만 원)과 비교하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북한 발사에 중앙 “연말 성과 절실한 김정은, 정찰위성 쏴 핵 고도화 전략”

    북한이 지난 21일 밤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했다. 북한은 국제기구에 22일 0시 이후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공식 통보했지만 1시간여 일찍인 21일 오후 10시43분 발사 버튼을 눌렀다. 정부는 긴급 NSC 상임위원회에서 9·19 군사합의 1조 3항에 대한 효력 정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22일 신문들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남북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결정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정부와 군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예고된 발사 기간 동안 철저한 경계 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그렇다고 당장 군사합의 파기처럼 불필요한 대응을 함으로써,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는 것은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정부의 위협 평가와 대응 사이에 비약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정부는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면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며 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군은 1·2차 발사 때 수거한 잔해물 분석 등을 통해 북한의 정찰위성이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며 “정부가 1·2차 발사 때에는 군사합의 파기를 강하게 걸지 않다가 이번에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은 결국 총선 국면에 북한의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보수층 지지를 결집하려는 의도로 의심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9·19 군사합의의 효력정지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실이 어제 경고한 취지대로 9·19 군사합의의 즉각적인 효력 정지를 선언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며 “9·19 합의 사항인 군사분계선 일대의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효력부터 바로 정지하고 대북 정찰·감시 활동에 나서야 한다. 9·19 합의 때문에 그동안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 도서에 배치한 K9 자주포 등 주요 화기를 화물선·바지선에 싣고 경북 포항까지 왕복 1200㎞의 원정을 떠나 훈련해야 했던 비정상 상황도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기사 <연말 성과 절실한 김정은, 정찰위성 쏴 핵 고도화 전략>에선 “북한은 그간 남북 간의 각종 합의를 판판이 깨면서도 9·19 합의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9·19 합의가 그만큼 북한에 군사적인 이점이 컸다는 방증”이라며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9·19 합의를 통해 누리고 있는 군사적 이점을 포기하더라도 숙원사업 중 하나인 군사정찰위성을 보유해 핵 능력 완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는 선택을 한 게 아니냐고 분석했다”고 했다.

    아울러 “연말 결산 기간을 앞두고 내세울만한 성과가 절실한 김 위원장 입장에서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골몰해온 핵·미사일 개발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내부 결속까지 확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도 “북한 김정은은 최근 대남 핵 선제 타격 방침을 헌법에 못 박기도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2018년 문재인 정부가 체결한 9·19 합의를 우리 군만 지키는 것은 방위 태세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실제로 우리 군은 이 합의에 따라 지난 5년간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 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 비궁 등 주요 화기를 현장에서 사격 훈련조차 할 수 없었다”며 “2010년 천안함 폭침 때와 같은 북한의 해상 도발을 예방하고 대비하기 위한 우리 해군의 해상 기동 훈련도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MBC 노린 권익위 방문진 ‘먼지털기’, KBS로는 부족한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1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과 김석환 이사의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며 경찰청에 수사를 요구했다. 방문진과 MBC측은 방송 장악을 위한 이사 해임의 시도라고 비판하며 권익위에 대한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1면에서 해당 소식을 다룬 한겨레는 “경찰 수사를 빌미로 야권 이사들을 해임하겠다는 의도임이 분명하다”며 “기어이 양대 공영방송을 자기 손아귀에 넣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집요함에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도 해당 소식을 기사 한 꼭지로 다루고 “권 이사장과 김기중 방문진 이사에 대한 해임 처분이 최근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자 권익위가 수사를 요구하며 방문진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권익위는 남영진 전 KBS 이사장에 대해서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확인됐다며 지난 8월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구했다. 당시 권익위의 조사는 보수 성향인 KBS노동조합의 신고로 시작됐다. 한겨레는 “경영진 교체를 원하는 보수 성향 노조와 국가기관이 방송 장악을 위해 손발을 맞추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 서울 상암동 MBC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한겨레는 “여야 3 대 6인 방문진 이사회 구도를 5 대 4로 뒤집은 뒤 문화방송 사장을 교체하려는 시도가 법원에서 막히자 권익위가 ‘해결사’로 나선 모양새”라며 “‘친윤 낙하산’ 박민 사장이 취임한 뒤 한국방송에선 갑작스러운 시사프로그램 폐지 등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벌써 ‘땡윤 뉴스’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방송 독립성이 무참히 훼손된 이명박 정부 시절과 견줘도 도가 지나치다. 한국방송 한 곳으로는 부족한가”라고 했다.

    윤유경 기자602@mediatoday.co.kr

    #아침신문 솎아보기#국민권익위원회#MBC#방문진#북한#군사정찰위성#발사#9·19 군사합의#윤석열#공시가

  • 정부,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 결정...“대북 정찰·감시 즉각 재개”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정부는 22일 군사분계선 상공에서의 쌍방 정찰·감시 활동을 제한한 9.19 군사합의 조항의 효력을 정지했다. 북한이 이날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한 데 대한 대응 조치다.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임시 국무회의에서 9·19 군사합의 효력의 일부를 정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에서 의결안을 보고받고 곧바로 전자결재로 재가했다.

    이에 앞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정부는 9.19 군사합의 제1조 제3항에 대한 효력 정지를 추진하고, 과거에 시행하던 군사분계선 일대의 대북 정찰·감시활동을 복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9.19 군사합의 제1조 제3항은 군사분계선 상공에서 민간 여객기 및 화물기를 제외한 모든 기종들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조항이다.

    한 총리는 “북한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9.19 군사합의를 준수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 위반이자,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직접적 도발”이라고 말했다.

    또한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효력의 일부를 정지하고자 한다”며 “과거 시행하던 군사분계선 일대의 대북 정찰·감시 활동이 즉각 재개돼 대북 위협 표적 식별 능력과 대응 태세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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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 상병 사건 책임자' 투스타가 대학 연수? 속 터지는 사정

     [김형남의 갑을,병정] 거꾸로 늘어나는 장성 편제, 병력 감축에 맞춰 계속 감축해야

    23.11.23 05:46최종 업데이트 23.11.23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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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채수근 상병의 안장식이 지난 7월 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는 가운데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이 추모하고 있다. 채수근 상병은 지난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 연합뉴스

    지난 11월 6일 있었던 장군 인사에서 고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책임자로 거론되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정책연수생으로 발령받았다.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원래 해병대 장교가 맡을 수 있는 소장 보직은 부사령관, 1사단장, 2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장 네 개로, 해병대에는 소장이 네 명 뿐이다. 그런데 임 사단장이 느닷없이 정책연수를 감에 따라 소장 자리 하나가 비게 되었다. 결국 부사령관은 준장이 대리하게 되었다.

    당초 임 전 사단장은 전비태세검열실장으로 발령받을 예정이었으나 국방부에 따르면 본인이 고사하고 외곽에서 해병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보직과 시간을 갖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한다. 세상 어디에서도 고위공무원이 자기가 맡아야 할 보직이 엄연히 존재하는 마당에 공부가 하고 싶다는 이유로 보직을 고사하고 연수를 떠났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실제로는 채 상병 사망 책임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마당에 새 보직을 받게 되면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수사에 집중하기도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임 전 사단장은 국민 세금으로 다달이 장성 월급을 받으면서 서울 모 대학에서 연수를 받고, 향후 수사에도 대비할 예정이다.

    '별'자리 만드는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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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 사진공동취재단

    장성급 지휘관의 인력 운영이 국방부 맘대로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2024년도 국방부 소관 예산안 검토보고'중 장교 인건비 예산과 관련한 문제 지적에 따르면 국방부 국방정책실은 산하에 '한미동맹70주년회담준비TF', '전시작전권전환TF', '전략사령부창설지원TF'를 두고 있다. 해당 TF들은 국방부 직제에 반영되지 않는 임시 조직이다. <국방조직 및 정원 관리 훈령>에 따르면 임시 조직은 담당 사업을 소관하는 부서가 없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설치하여 운영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런데 세 TF는 사실상 '상설기구'처럼 운영되고 있다. 한미동맹TF와 전시작전권TF는 2007년부터, 전략사령부TF는 2018년부터 TF 명칭만 시기별 사업에 맞춰 바꿔가며 조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세 TF가 맡은 임무는 원래 국방정책실 상설 조직에서 이미 나누어 맡아 보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미 정식 조직에서 하고 있는 일을 15년 가까이 임시 조직에 중첩해서 맡기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세 TF장은 대대로 모두 육군 준장이 맡고 있다. 그런데 부서 내에서는 이들의 직함을 각 TF장이 아니라 각각 국제정책관, 방위정책관, 정책기획관의 차장이라 부른다고 한다. 종합하면 국방부는 국방정책실에 TF장이라는 껍데기를 씌워 꼼수로 상설 조직의 정식 직제에 없는 차장 자리를 세 개 만들고, 육군 장성 별자리로 운영해 온 것이다.

    2013·2018·2019년에 감사원이, 2013·2016년에 행정안전부가, 2021년에 국회가 반복적으로 국방정책실 차장직을 없애거나 정식 편제로 예산안에 넣어 국회의 승인을 받으라고 요구·지적하였으나 시정되지 않고 있다.

    2018년 기준 우리 군의 장군 수는 427명이었다. 육군이 그 중 70% 가까이를 점했다. 2018년 정부는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군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병력을 60만 명 수준에서 50만 명으로 감축하면서 장성 수를 100여 명 감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육군을 중심으로 터져 나온 반발에 밀린 정부는 감축 규모를 76명 수준으로 줄였다. 우여곡절 끝에 장성 수는 2022년에 이르러 목표치인 360명에 다다랐다. 하지만 이는 인건비가 책정된 예산안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실제 장성 수는 370명이었다. 10명이나 되는 장성 보직을 비편제로 운영한 것이다. 그러더니 정권이 바뀐 뒤인 2023년에는 아예 장성 편제를 370명으로 늘려서 비편제 장성 10명을 정식으로 편제해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근 20년 사이 장성 수가 늘어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장군이 많으면 나라가 지켜지나

    우스갯소리로 우리 군의 장성들을 휴전선에 일렬로 세우면 1km에 한 명씩 배치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50만 병력을 장군 수 370명으로 나누면 1351명이다. 장군마다 계급과 맡은 일이 다르고 모두 야전 지휘관은 아니니 이런 계산이 유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병력 대비 장군 수가 많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군의 상부 구조 개편은 쉽지 않아 보인다. 병력은 줄어들고, 부대 수도 줄어드는데 아무도 지휘관 수는 줄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정책 부서에 이런저런 장군 자리를 만들고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임무를 쪼개서 새 사령부를 창설하고 장군 보직을 늘리는 식이다.

    올해 예산안에서도 고위 장교들의 밥그릇 지키기가 천태만상이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하던 일들을 뒤엎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지만 장군 수를 도로 늘리고, 감축 계획도 보이지 않고, 수년간 지적된 비편제 장군 보직을 버젓이 운영하는 윤석열 정부의 인력 운영 방침은 납득하기 어렵다. 장군이 많으면 나라가 지켜진단 말인가.

    #장군 #임성근 #해병대 #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