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일요일

日정부 네이버 압박 대응 나선 정부, 조선일보 “늦어도 너무 늦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네이버는 정부에 지원 요청 안하고, 정부는 수수방관”

박찬대 ‘1주택자 종부세 폐지’ 발언… 매경 “빈말 안 돼” 경향 “어이가 없다”

기자명박서연 기자

  • 입력 2024.05.13 07:35

  • 수정 2024.05.13 07:40

▲9일 오후 라인야후가 입주해 있는 일본 도쿄 지요다구의 도쿄가든테라스기오이타워에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다. 걸어가는 사람 앞으로 ‘라인야후’라고 적혀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네이버 라인 지분 50% 강제 매각’ 논란과 관련해 지난 10일 네이버가 처음으로 입장을 냈다. 네이버는 <일본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의 입장> 보도자료를 내고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면서도 “결론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상세한 사항을 공개할 수 없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 사태를 두고 야권은 한국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 조승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와 이용선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는 1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라인 강탈 시도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욕 외교가 얼마나 무서운 대가를 가져오는지, 뼈아픈 교훈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를 의식한 듯 대통령실은 같은 날 TV조선과 매일경제에 “네이버가 지난 10일 발표한 내용 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입장과 계획, 상황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13일 매일경제 3면.

조선일보, 정부에 “늦어도 너무 늦었다” 비판

현재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는 메신저 라인 등을 서비스하는 상장사 라인야후의 최대주주인 A홀딩스 지분을 50%씩 갖고 있다. 지난 3월5일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에 A홀딩스 지분 50%를 가진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지난해 11월 라인야후가 사용하는 네이버 클라우드에서 51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라인야후 지분 나머지 50%를 가진 소프트뱅크의 미야키와 준이치 최고경영자는 지난 9일 “라인야후 자본 변경안을 두고 네이버와 논의 중”이라며 네이버의 지분 일부를 7월 초까지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매일경제는 1면 <대통령실, 라인 지분매각 사실상 제동> 기사에서 “일본 정부의 지분 매각 행정지도가 나온 상황에서 네이버가 실제로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할 경우 일본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하는 것이 돼 정부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을 우려해 적극적 방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네이버의 지분 매각 역시 제동이 걸릴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2일 매일경제에 “네이버가 자본구조 변경 이외의 충분한 정보보안 강화 조치를 만들어 제출한다면 정부가 가능한 한 지원을 다 하겠다. 네이버가 지난 10일 발표한 내용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입장과 계획, 상황을 밝혀주길 바란다. 그래야 정부가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3면 <대통령실 “지분매각 제외 모든 대책 지원”… 對日 협상력 키우기> 기사에서 “대통령실이 네이버를 향해 7월 1일 이전에는 지분을 매각하지 말라고 요구한 배경은 한국이 길러낸 몇 안 되는 해외 정보기술(IT) 기업을 송두리째 내줄 수 있다는 정치적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한 뒤 “일본 행정지도로 인해 국익이 침해받는다는 명분을 제공하지 않고, 네이버에는 협상 시간을 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13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와 경향신문 모두 정부의 초기 대응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日 정부의 네이버 압박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나> 사설에서 정부를 향해 “그러나 늦어도 너무 늦었다. 일본 정부가 개인 정보 해킹 사건을 빌미로 지난 3월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행정지도를 내렸을 때부터 정부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어야 했지만 방치하다 사태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 일본 정부에 채널이 없는 네이버로선 대응이 버거운 상황이었다. 한국 정부가 관망하는 동안,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 측은 네이버 지분 인수 협상을 공식화하고, 라인야후 이사회에서 네이버 출신 한국인 이사를 해임하는 등 ‘네이버 밀어내기’ 전략을 착착 실행해가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을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만들어 놓고도 지배권을 잃게 될 처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와 정부가 각각 따로 놀 때부터 이 사태가 예견됐다고도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일본은 정부와 기업이 역할을 분담해 한 몸처럼 움직인 데 반해 우리는 변변한 소통 채널조차 가동하지 않았다”며 “네이버는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며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고, 정부는 네이버의 요청이 없다는 이유로 수수방관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야당이 라인야후 사태를 정치 쟁점화하며 반응 몰이에 나선다는 점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감정적 반일 몰이는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라며 “이제라도 정부, 기업, 정치권이 긴밀히 공조해야 국익을 극대화하는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경향신문도 <대일 ‘저자세 외교’ 안 바꾸면 제2의 라인 사태 일어날 수도> 사설에서 “정부는 사태가 불거진 지 두 달 만에야 일본 정부에 유감을 표했다. 그동안 일본에 항의는커녕 물밑으로 한국 언론의 오해를 바로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는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향신문은 “이번 사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본 ‘저자세 외교’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윤 대통령이 지난해 일제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대법원 판결, 피해자 의사, 국민 감정을 거슬러 졸속 매듭짓고 한·일 관계 개선에 매달릴 때부터 수상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때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아니라 원자력 업계 이익 관점에서 일본의 조치를 두둔했고, 최근엔 독도 영토 관념이 해이해진 모습마저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언론의 과거사 질문에 ‘인내하며 가야 한다’고 했다. 도대체 누가 무엇을 인내해야 한다는 것인가. 역사와 인권도 아니고, 생명과 안전도 아니고, 자본주의 시장경제 재산권과 법치도 아니라면 한·일이 공유하는 가치가 과연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13일 경향신문 6면.

박찬대 ‘1주택자 종부세 폐지’ 발언에 매경 “빈말 안 돼” 경향 “어이가 없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이고 실제 거주한다면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매일경제는 박찬대 원내대표를 향해 “빈말해선 안 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고, 경향신문은 “부동산 보유세 완화를 ‘부자 감세’라고 비난해온 민주당 고위인사가 이런 발언을 하다니 그야말로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6면 <박찬대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 “야당이 감세 동조하나”> 기사에서 “그러나 1주택자에 대해 종부세 부담 완화 장치가 마련돼 있는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윤석열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 하향 조정으로 이미 세 부담이 낮아진 상황에서 이 같은 주장은 과세 기반을 흔들고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현 정부의 역대급 ‘세수 펑크’를 비판해온 야당이 돌연 감세안을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감세 비판하더니, ‘1주택자 종부세’ 면제하겠다는 민주당> 사설에서도 “‘세수 확보와 복지 확대’라는 민주당의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다. 민생회복과 복지 확대를 위해 증세를 논의해도 모자랄 판에 1주택자 종부세 면제론을 야당이 들고나온 것은 표만 의식한 무원칙 행보 아닌가”라며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로 재정이 고갈된 판에 야당마저 감세에 동참하려 하다니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13일 경향신문 사설.

▲11일 매일경제 사설.

반면 매일경제는 박 원내대표의 발언이 빈말로 그쳐선 안 된다고 했다. 매일경제는 지난 11일 <민주 박찬대 “1주택 종부세 폐지” 빈말 그쳐선 안돼> 사설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징벌적 종부세를 옹호했던 민주당의 원내 사령탑이 ‘1주택 종부세 폐지’에 대해 운을 뗀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매일경제는 “종부세는 재산세와 중복되는 ‘이중과세’라는 논란이 여전하다. 더욱이 투기와 상관없는 1주택자까지 과세 대상이 되는 것은 불합리하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1주택 종부세 폐지'에 대한 온도차가 크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박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개인적 견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단에서도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며 “박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허언이 되지 않도록 당내 반대파를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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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키우 진격' 러, 5개 마을 점령 주장…'완충지대' 설정 시도?

 

우크라 "반격 중" 점령 부인…전문가 "하르키우시 점령 못할 것·우크라인 사기 꺾기 위함"

김효진 기자 | 기사입력 2024.05.13. 05:01:06

전날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가 있는 북동부 지역으로 지상군을 진입시킨 러시아가 11일(현지시간) 이 지역 5개 마을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쪽은 반격이 진행 중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러시아의 이번 진격이 지연됐던 미국의 군사 지원이 도착하기 전 우크라이나 영토 깊숙이 진격하기 위함인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언급한 바 있는 일방적 '완충 지대'를 설정하기 위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11일 러 국영 <타스> 통신은 러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에 위치한 플레테니우카, 오히르체베, 보리시우카, 필나, 스트릴레차 등 5개 마을을 "해방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10일 오전 항공기, 포병, 보병과 기갑 부대를 동원해 하르키우 인근 국경을 넘어 지상전을 시작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전쟁 개시 직후 하르키우를 점령했지만 같은 해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이 지역을 다시 내줬다.

러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케라미크 마을도 점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AP> 통신, 영국 BBC 방송을 보면 올레흐 시네후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러시아 공격으로 이 지역에서 1700명 이상이 대피했지만 러시아가 점령했다고 주장하는 마을들의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며 러시아 쪽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하르키우시에 대한 지상 공격 위협은 없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국경 지역 상황을 악화시킬 순 있지만 하르키우시 자체를 점령할 역량은 없다고 보고 있다.

<AP>는 하르키우 보우찬스크 마을에 11일에 공습이 계속됐고 현지에 있는 자사 기자들이 3시간 동안 9번의 공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보우찬스크 군사 행정 책임자인 타마즈 함바라쉬빌리가 "보우찬스크와 (러시아와의) 국경 지대 마을들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 지속적인 공습이 수행되고 있고 다수의 로켓 미사일 시스템 공격, 포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영상 연설을 통해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작전을 확대하고 있다"고 확인하고 "하르키우 방면에 더 많은 병력을 추가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11일 연설에선 하르키우 지역 국경 지대인 스트릴레차, 올리니코우, 플레니우카 마을 인근에서 "이틀간 우리 군이 우크라이나 영토 수호를 위한 반격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네츠크 지역 세메니우카 등의 상황도 "매우 긴박하다"고 했다. 10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지원하기로 한 대전차 무기, 방공 장비 등이 "가능한 빨리" 최전선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군의 이번 공격이 공급이 지연됐던 미국 무기 대부분이 우크라이나에 도달하기 전 대공세 시도인지 우크라이나와 맞닿은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 보호를 위한 일방적 '완충 지대' 설정 시도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지난 3월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내부 공격이 계속되며 이를 막기 위한 우크라이나 정부 통제 영토 내 완충 지대 설정 구상을 밝힌 바 있다. BBC는 러시아가 벨고로드 인근 우크라이나 영토에 10km 가량의 완충 지대를 만들고자 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이 러시아의 이번 공격이 하르키우 깊숙이 파고들려는 목적보단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함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호주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 믹 라이언 연구원이 "현재 공격 규모는 작아 보인다"면서 공세 목적을 "우크라이나 민간인과 군인 모두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 지역을 지키기로 결정한다면 점점 규모가 줄고 있는 부대를 더 잃게 될 것"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이 전쟁에서 겪은 가장 힘든 순간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다만 군사 분석가들이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시 인근에 참호, 철조망, 대전차 방어 시설을 광범위하게 갖춘 상태로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시를 점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 보우찬스크 인근에서 경찰이 노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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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윤 대통령이 자화자찬 한 외교, 실상은 이렇다

 

강명구의 뉴욕 직설]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의 허상[

  • 민족·국제

  • 강명구(bluesky2024)

24.05.13 07:17최종 업데이트 24.05.13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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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방향은 옳았다. 다만 국민과의 소통이 미흡했다. 총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관련 발언 요지다. 앞으로 3년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지난 9일 있었던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도 마찬가지였다. 모욕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오히려 미안해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방향이 옳았다는 인식은 특검 거부 등 국내 정치 현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외교 정책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9일 국민보고에서 윤 대통령은 150여 회의 정상회담과 활발한 세일즈 외교,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를 통해 외교 지평 및 경제영토를 크게 확장했다고 자평했다. 정말 그럴까?

경제영토 확장의 실상

우선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20년 세계 10위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하락 중이다. 2020년 10위에서 2021년 11위, 2022년 13위, 작년에는 러시아, 멕시코, 호주에도 뒤처져 14위로 집계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추산에 따르면 5년 후엔 인도네시아에도 추월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6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지 못한 데에는 한국 경제가 확실히 10위권 내로 진입하지 못하고 오히려 하락세인 것도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총선 결과로 사실상 레임덕에 접어든 외국 정상을 초청해 미래를 진지하게 협의하고 관계 개선을 도모할 동기 유인이 약하기도 하다. 게다가, 외국에서 보는 한국의 언론자유와 민주주의 지수는 계속 하락하면서 국가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은가.

사실 개방형 통상국가로서의 중장기 국익을 생각하면 아세안 및 인도와의 경제협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윤 정부 들어서는 별로 들리는 소리가 없다. IMF 추산에 따르면 2024년 아세안 10개국 전체의 GDP는 4.1조 달러를 넘어 단일경제권으로 치면 세계 5위권에 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한국의 수출 비중에서도 아세안 지역은 26.1%로 중국 못지않게 중요한 경제권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인도가 급상승해 올해는 일본을 제치고 GDP 세계 4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최대 무역 흑자국에서 적자국으로 변한 것도 작년이다. 작년도 대중 무역수지는 180억 달러 적자였다. 1992년 수교 이후 31년 만의 일이다. 중국이 최대 무역 흑자국에서 적자국으로 전환되면서 무역수지도 2년 연속 적자였다. 2022년에는 477억 달러, 2023년에는 약 10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윤 정부가 그토록 중요시하는 일본과의 무역에서도 2022년 241억 달러, 2023년 187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사실 일본과의 무역에서 한국은 1965년 수교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특히 주목할 점은 무역적자가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다. 2000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대일 무역적자는 700조 원을 훌쩍 넘는다.

그나마 유일하게 무역흑자 폭이 늘어난 나라는 미국이다.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는 자동차 및 이차전지 등 수출 호조로 445억 달러의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무역적자를 빌미로 경제적 압박 및 주한미군 철수론을 본격 꺼내 들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리스크와 주한미군 철수론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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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30일 자 <타임> 표지 ⓒ 타임

한국 언론에 이미 대서특필됐지만, 지난 4월 말 <타임>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왜 미국이 부자나라 한국을 지켜줘야 하느냐며 주한미군 철수론을 거론했다. 사실 트럼프가 1기 집권 시에 주한미군 철수론을 꺼내든 명분도 무역적자 문제였다. 당시 180억 달러가 넘는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왜 부자나라 한국을 지켜줘야 하느냐는 것이 트럼프의 불만이었다.

'워터게이트'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의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란 책에는 당시 상황이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트럼프가 무역적자와 주둔 비용을 지적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하자 짐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주한미군의 전방 배치가 미 본토 방어를 위한 가장 비용 효율적인 수단이며, 미군 철수 시 전쟁 발발 때 핵무기 사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은 주한미군 비용의 40% 이상을 한국이 분담하고 있으며, 미군 급여는 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용병화를 경계했다.

한국에서 큰 문제가 됐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도 마찬가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운용 비용을 이유로 본토 이전을 지시했지만,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 배치 시 북한 미사일 탐지 시간이 7초에 불과하다는 군사적 이점(기존 알래스카 미사일 기지에서는 15분)과 99년간 무상 부지 제공으로 인한 경제적 이득을 강조하며 오히려 미국에 유리한 거래라고 트럼프를 설득했다.

이런 일화들은 향후 대미 협상에서 중요하게 참고할 만한 사례들이다. 미군 군 수뇌부도 주한미군이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본토 방어에도 필수적이며 주둔 비용 대비 안보 이익이 현저히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 말이다. 한국이 미국에 대해 갖고 있는 군사 및 전략적 중요성을 너무 과소평가해 미국 측 요구에 쉽게 양보할 이유가 없음을 시사한다.

물론 트럼프의 주한미군 철수론은 협상용 블러핑일 가능성도 크다. 실제 철수할 의도는 전혀 없지만 방위비 분담금 및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에서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 카드로 사용할 것이라는 의미다. 아무리 트럼프라도 70년 된 한미동맹 체제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는 다양한 세력의 반발과 저항을 쉽게 간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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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30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한미 연합 공수 훈련에서 주한미특수전사령부(SOCKOR) 장병들이 강하를 위해 치누크 헬기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렇지만 누구도 트럼프의 진짜 속내와 의도를 확신할 순 없다. 미군을 정말로 철수할 것 같기도 하고 전혀 그렇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예단이 쉽지 않다. 사실 트럼프가 실제 의도하는 바는 상대방을 심리적 불안과 혼란에 빠뜨려서 최대한의 양보를 받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국민과 위정자들이 그의 주한미군 철수 압박에 불안해하면 할수록 트럼프의 협상 레버리지가 더 올라간다.

사실 미국 워싱턴 정가와 외교가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론이 한국 내에서 일으킬 정치적 파장에 대해 잘 안다. 그래서 오히려 그런 여론이 한국 내에서 더욱 확산되기를 바라며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음에도 주의해야 한다. 판을 흔들수록 미국의 협상력은 더 커지고 그에 따른 양보도 더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측근들이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하며, 정치권이 흥분하고,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은 오히려 트럼프의 협상력만 높여줄 뿐이다. 내부의 자중지란은 상대방에게 늘 유리하다. 따라서 냉철하고 차분하게, 동맹국을 거래와 압박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트럼프와 그 측근들의 태도를 단호하게 비판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의 취약성이다. 윤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단 한 번도 여대야소 정국을 만들지 못하고 끝날 정권이 됐다. 따라서 국내 정치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에 더욱 경사된 외교 정책을 펼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과 일본은 윤 정부의 이런 속내를 훤히 꿰뚫고 있다.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한국 쪽에 요구하는 양보의 내용과 강도도 커질 것이 분명하다.

22대 국회는 청문회 및 외교통일위원회 등을 통해 윤 정부의 일방적 편승 외교 정책에 적절한 균형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동맹을 중시하되 국익을 위해 필요한 지점은 단호히 견제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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