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3일 목요일

비상계엄이라는 '이상행동', 군중의 '폭동'으로…왜?

[분석] 사회학자와 활동가들이 들여다 본 '1.19 서부지법 폭동'


지난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듣고 분노한 이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경찰 방패, 소화기 등을 휘둘러 유리문을 부수고, 서버에 물을 붓고, 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아다녔다. 경찰과 취재진에게도 무차별 폭력이 가해졌다. 3시간여 지속된 폭동은 현행범 90명이 체포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사상 초유의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무력 장악 시도가 발생한 지 불과 한 달 반 만에 벌어진 미증유의 법원 습격 사태에 한국 사회는 다시 한 번 충격에 빠졌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단순 통치 행위만으로 볼 수 없듯, 서부지법 폭도들의 행위 또한 내란 수괴 혐의자에 대한 과격한 옹호 수준을 넘어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윤석열 지지자'들을 '폭도'로 만든 것일까.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모아봤다.

"윤석열과 그 일당이 신호를 줬다"

1.19 법원 폭동과 관련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지목되는 것은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가진 폭력성이다. 미디어사회학자인 박권일 사회비평가는 "군인이 국회에 침입해 유리창을 때려 부수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그런 폭력성이 날 것으로 보여진 것이 일종의 방아쇠처럼 신호를 줬다고 생각한다"며 "결과적으로 윤석열과 그 일당이 신호(signal)를 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사회비평가는 "대통령 같은 공인이 정말 중요한 신호를 주는 사람인데, 양극화된 정치 환경 속에서 사회를 아슬아슬하게 묶여 있던 고삐를 내란으로 풀어버렸다. 겨우 묶인 고삐가 풀리면서 폭력과 광기로 흘러간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로 법적 절차가 지연되면서 비상계엄 사태 옹호 여론이 서서히 퍼졌고, 결과적으로 과격한 행동이 일어날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12.3 비상사태 이후 정파를 초월해 모든 사람이 쇼크를 먹은 것은 사실이었던 것 같다"며 "그러나 윤석열이 내란을 벌였음에도 한 달 넘게 지지부진한 상황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리둥절함에서 벗어나 내부적으로 보수가 결집하고 외부적으로 민주당과 이재명이라는 잠재적 대권후보를 공격하고자 대오를 정렬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법적 절차가 진행되면서 서부지법이 전쟁터가 될 여건이 차근차근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군인들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튜브·커뮤니티 올라 탄 음모론, 직접행동의 배경으로"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선포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부정선거, 중국 배후설 등 음모론을 꾸준히 설파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사법기관을 공격하며 사실상 이 음모론 확산의 지원 사격에 나섰다. 그러는 동안 탄핵에 반대하는 일부 극우 유튜버와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음모론을 적극 확산했다. 음모론은 탄핵 반대 여론전의 핵심요소로 작용했다.

<음모론의 시대>(2014, 문학과지성사)의 저자이기도 한 전 교수는 "보수진영에서 폭동, 여론조사 참여, 시위 참여라는 행동이 나타나는 데에 음모론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며 윤 대통령 옹호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음모론적 정치"의 세 가지 특성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세 가지 특성은 △ 행동과 지지자 동원 등에 알리바이를 제공하는 허구적 대의명분의 형성 △ 음모를 벌이고 있는 이들이 나를 박해한다는 식의 피해자 지위 착취 △ 상대방에 대한 악마화다.

전 교수는 "음모론으로 대의명분이 확보되고 대통령이 악마들에게 괴롭힘당하는 피해자라는 인식에 사로잡히면, '악마들로부터 대통령과 우리를 지켜야 된다.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인식에 사로잡히기 쉽다"며 이 점이 시위와 여론조사 참여, 폭동 등 직접행동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공신력 있는 자료로는 도저히 증명할 수 없는 음모론적 주장이 보수진영에 확산하는 데는 유튜브와 인터넷 커뮤니티의 특성도 작용했다고 짚었다.

전 교수는 "인터넷이라는 매체에 퍼지는 정보의 특성은 값 싸고 맛있지만 영양적으로 문제 있고 위생적으로 더러운 음식과 같다"며 "접근이 쉽고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언제든 볼 수 있지만, 기성 언론이 수행하는 데스킹이나 팩트체크가 되지 않은 정보가 흘러 다닌다. 떡볶이를 좋아한다고 떡볶이만 매 끼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한 달만 해도 유튜브 소비가 전보다 훨씬 늘어났다"며 "다들 마찬가지일 것 같다. 유튜브가 이 국면의 여론 형성에서 한동안 평소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박 사회비평가도 "원하는 정보만 계속 보면서 반대되는 증거나 정보는 보지 않는 식으로 확증 편향을 강화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이다 보면, 자기가 하는 생각이 진리라고 확신하게 된다"며 이 점이 극단적 행동의 배경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해 피청구인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2030 남성, 세월호 폭식 투쟁 등 통해 혐오와 폭력 '연습'해 왔다"

1.19 법원 폭동에 있어 또 하나 주목받는 점은 20~30대가 체포된 현행범의 절반을 넘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들의 성별을 밝히지 않았지만, 기록된 영상에 비춰보면 남성이 절대다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백골단'을 자처한 이들도 2030 남성이 주축이었다.

고상균 남다른성교육연구소 소장은 2030 남성 일부의 탄핵 반대 여론에 대해 "(정치권의) 지속적인 갈라치기의 결과, 적지 않은 남성 청년이 국민의힘에 상대적으로 온정적 태도를 보이게 됐다"며 "'대통령 권력 찬탈'에 대해 2030 남성이 일부 남성이 자신이 가진 사회적 상실감을 투영하는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소장은 "'남자답다', '터프하다' 이런 것과 연결된 비뚤어진 남성성으로 인한 폭력성"도 이번 폭동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며 "그렇게 움직일 때 스스로 '멋있다', '영웅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2030 여성 다수가 모였을 때 비슷한 폭력 사태가 일어났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김연웅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공동대표는 2030 남성 일부의 탄핵 반대 여론과 관련 "전광훈 목사나 신남성연대 같은 곳의 가짜뉴스 전파와 사이버 렉카, 선동을 국민의힘을 비롯한 극우보수가 방치해왔다"며 "이준석의 이대남 호명을 극우가 반복하면서 세를 불리고 정치적 이익을 얻어온 면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런 여론이 폭동까지 번진 데 대해서는 "커뮤니티에서 2030 남성들은 세월호 폭식 투쟁 등 혐오와 젠더 폭력을 '연습'해 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뒤에서 선동한 정치인들은 밖에서 또 새로운 집단을 만들 텐데, 잡혀간 사람들만 덜덜 떨고 있다. 너무 큰 비극"이라고 말했다.

다만 폭동에까지 나선 이들의 문제를 2030 남성 전체의 문제로 확대하는 데 대한 우려도 있었다. 사회학 연구자인 최태섭 <한국, 남자> 작가는 "법원에 난입한 이를 다 합쳐도 100명 대일 텐데 이들이 2030 남성 전체를 대표하는 행동을 했다고 볼 수 없다. 소위 '안티 페미'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펨코(fmkorea) 같은 커뮤니티에서도 윤석열을 싫어하고 찬동하지 않는다"라며 "광범위하게 남성성의 문제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 사건에 곧바로 연결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폭동이 벌어진 시간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새벽 3시였다. 현장에 남아있는 고령층이 얼마나 됐겠나. 그것도 담을 넘고 유리창을 부수는 건 격렬한 활동"이라며 "폭동에서는 TPO(Time, Place, Occation)가 굉장히 중요하다. 시위 문화가 폭동으로 제도화된 유럽의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폭동 참여자 중에는 젊은이가 많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후 서부지법 내부가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연결'의 경험이 '탈진실'에 맞선 진지 구축한다"

헌정사 초유의 비상계엄 선포, 그리고 뒤이은 법원 폭동 사태를 마주한 한국사회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12.3 비상계엄과 그 이후 벌어진 불법 행위를 단죄하고,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소통과 설득의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작가는 "폭동이 재발하지는 않을 것 같다. 반복되면 사회가 무너졌다는 이야기다. 경찰과 법원도 강하게 처벌할 것"이라며 "다만 내란 사태를 빨리 수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란수괴를 빨리 탄핵하고 빠르게 재판을 진행해 정확하게 처벌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박 사회비평가는 "극우적 에너지를 면밀히 주시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저들과 싸워 이겨야 한다'는 선악 이분법적 방식, 아니면 '저들을 합리적 이성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계몽적 방식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 같다"며 "설득과 소통의 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전략적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감이나 돌봄 같은, 좋은 마음과 감정을 어떻게 이성적인 설득으로 나아가는 데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응원봉을 들고 탄핵을 이야기하던 젊은 여성들이 생전 처음 보는 농민들의 남태령 트랙터 시위에 합류해 이야기를 나눈 것은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연대하고, 이어지고, 연결(networking)하는 경험을 쌓아나가는 것이 혐오나 극우, 탈진실에 맞설 진지를 구축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시민 교육의 강화를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김누리 중앙대 독문학과 교수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국 교실에서 12년 동안 교육을 받으면 성숙한 민주주의자가 될까. 잠재적 파시스트가 될까"라며 "과거에 이어져 온 교육은 기본적으로 파쇼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파쇼 교육의 "세 가지 원리"를 "첫째, 이 세계를 무한 경쟁의 세계로 본다. 둘째 끊임없이 우열을 나눈다. 셋째, 우월한 자가 열등한 자를 지배하는 지배-복종 관계를 인간의 자연스러운 관계로 여긴다"로 제시한 뒤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일수록, 전교 1등일수록 한국 교육의 정신을 완전히 체화해 완벽한 파시스트가 돼 있다. 이걸 근본적으로 바꿀 때가 됐다"고 밝혔다.

※ <프레시안>은 기사에 담긴 취재원들의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 15일 서울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상황. ⓒ프레시안(최용락)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수녀복 입고 "윤석열 지지 집회로 영원한 행복" 운운 여성, 가짜 수녀였다

 

천주교 수원교구 "가톨릭교회와 아무런 관계 없는 정체불명의 인물"
25.01.23 15:35l최종 업데이트 25.01.23 15:35l
 

해당 여성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나서 밤새 고행기도를 했다"라며 "그것이 저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자신을 꺾고 희생을 선택한 대통령님께 보탬이 되는 일이고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하느님 아버지께서 이 나라에 더 깊이 개입하셔서 승리를 빠른 시간 안에 이끌어낼 수 있는 그런 길"이라면서 하느님이 계엄 선포를 통해 개입하셨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밤을 세워 가면서 집회 현장에 나가서 힘을 보태고 계시는 이 나라의 모든 선의 세력의 우파 국민 여러분께 말씀을 드린다"면서 "여러분이 행하시는 모든 행위는 여러분이 천상의 영원한 나라에서 영원토록 행복을 누리면서 살 국민으로 확정되는 행위를 지금 하고 계신 것"이라고도 했다.

수녀복 입은 여성의 윤석열 지지에 "훌륭한 수녀님 말씀" 댓글 달려

 영상에 달린 댓글들도 "우리를 독려해주시는 신부님, 수녀님이 아무도 없는데 이렇게 저희들 외침에 힘을 주셔서 고맙다", "천주교에서의 이 동영상으로 얼마나 애태우던 하느님 백성들이, 환호가 터져 나올지", "훌륭한 수녀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힘을 내어 희망을 가진다"면서 영상 속 여성을 수녀로 지칭하며 천주교에서 올린 영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영상에 달린 댓글들도 "우리를 독려해주시는 신부님, 수녀님이 아무도 없는데 이렇게 저희들 외침에 힘을 주셔서 고맙다", "천주교에서의 이 동영상으로 얼마나 애태우던 하느님 백성들이, 환호가 터져 나올지", "훌륭한 수녀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힘을 내어 희망을 가진다"면서 영상 속 여성을 수녀로 지칭하며 천주교에서 올린 영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 유튜브 댓글 갈무리

이어 "여러분은 내가 선의 시민이라는 것을 지금 온몸으로 드러내고 계신 것"이라며 "그 열정과 들끓는 정의로 모든 표출하는 행위들이 다 여러분이 영원한 나라에서 행복한 시민으로 살기에 합당한 행위들을 하고 계신 것이니 희망을 가지고 오히려 영예로 여기길 바란다"면서 재차 윤석열 지지 집회 참여와 천국행을 연결 짓는 주장을 이어갔다.

해당 유튜브 채널의 이름인 '피앗'은 성경에서 성모 마리아가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한 것을 라틴어로 줄인 용어로 천주교에서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말씀이다. 해당 채널의 대표 이미지 또한 천주교를 상징하는 '키로 십자가(☧)'이고 영상 속 여성도 수녀복과 매우 흡사한 복장을 입고 있다.

영상에 달린 댓글들도 "우리를 독려해주시는 신부님, 수녀님이 아무도 없는데 이렇게 저희들 외침에 힘을 주셔서 고맙다", "천주교에서의 이 동영상으로 얼마나 애태우던 하느님 백성들이, 환호가 터져 나올지", "훌륭한 수녀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힘을 내어 희망을 가진다"면서 영상 속 여성을 수녀로 지칭하며 천주교에서 올린 영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천주교 "가톨릭 교회와 아무 관련 없는 인물"

 23일 기자가 천주교 수원교구에 문의한 결과 수원교구 측은 "공문의 내용 그대로다. 가톨릭교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며 "어느 소속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분이다. 연락을 취해도 아예 닿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3일 기자가 천주교 수원교구에 문의한 결과 수원교구 측은 "공문의 내용 그대로다. 가톨릭교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며 "어느 소속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분이다. 연락을 취해도 아예 닿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천주교 수원교구

하지만 해당 인물은 천주교와 아무 관련이 없다.

2024년 9월 6일, 천주교 수원교구는 "'하느님의 뜻 영성' 관련 유튜브 채널 '피앗 TV' 주의 공지"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공문은 '피앗 TV'에 대해 "해당 채널에서 수도자 복장을 하고 성호경을 바치며 성경을 강의하는 인물은 가톨릭교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며, 이 사람이 소속된 '하느님의 뜻 선교회'는 교회의 인준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가톨릭 교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단체"라고 밝혔다.

이어 공문은 "이러한 영상 매체를 이용하여 잘못된 신심으로 신자들을 현혹하는 단체들에 대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주시고, 본당 내 신자들이 이런 매체들에 현혹되지 않도록 안내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각별한 주의를 요했다.

23일 기자가 천주교 수원교구에 문의한 결과 수원교구 측은 "공문의 내용 그대로다. 가톨릭교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며 "어느 소속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분이다. 연락을 취해도 아예 닿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여성은 2024년 2월, 마찬가지로 수녀복을 입은 채 다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을 향해서 "공산주의자가 사제로 둔갑을 한 것"이라며 "겉은 사제복을 입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사제가 아니다. 그 내면의 정신이나 사상, 마음의 근본은 공산주의자"로 비방했다.

하지만 실제로 확인한 결과 해당 여성이야말로 수녀복만 입었을 뿐, 천주교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가짜 수녀임이 드러났다.

#피앗TV#천주교#가짜수녀#가짜뉴스

'윤 탄핵' 헌법재판관 믿을 수 있을까…'보수 4인방' 불안

 

  • 법조

  • 입력 2025.01.24 03:15

  • 수정 2025.01.24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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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두·정형식·김복형·조한창, 판결 경향성 뚜렷

'윤석열 분신' 이진숙 방통위원장 기어이 되살려

정권의 조직적 방송 장악이란 전체 맥락 도외시

현 정권과 강한 동질성 가진 보수 엘리트층 일원

정형식 못잖은 강성 김형두, 안동완 검사 면죄부

김복형, '건국절' 관련 질문에 17초 침묵 상징적

국힘 추천 조한창, 곧바로 본색…사법농단 연루

여권 거센 압박 속 윤 탄핵은? 전원일치 불투명

헌재의 탄핵안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3일 경기 과천시 방송통신위원회에 출근하며 미소 짓고 있다. 2025.1.23. 연합뉴스

내란 사태 와중에도 윤석열의 대표적 분신(分身)이자 '보수 여전사'라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기어이 되살아났다. 많은 국민과 야권은 '헌법재판소가 이번엔 설마' 했지만 요지부동인 헌재 내 보수파에 의해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

'보수 4인방' 김형두·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이 이진숙 탄핵을 기어이 가로막고 직무에 복귀시킴으로써 이러다 윤석열도 대통령 직무에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싹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현 정권과 강한 동질성을 갖고 있으며 수구보수 엘리트층의 일원인 이들 4인방이 그 경향성을 다시금 확인시킴으로써 '헌법재판관 만장일치 윤석열 탄핵'을 갈망하는 시민들은 다시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 됐다.

헌법재판소는 23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사건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4대 4 의견으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출석해 6명 이상이 동의하는 것으로 파면 여부를 결정한다. 탄핵소추안이 기각되면서 이 위원장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174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문형배 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반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통하여 피청구인에게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박탈하여야 할 정도로 중대하다"면서 파면이 마땅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김형두·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법규범의 문리적 해석에만 집착해 "방통위의 재적 위원은 피청구인과 김태규 2인뿐"이라며 '방통위 2인 체제'가 적법하다고 이 위원장 손을 들어줬다.

이 위원장이 KBS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후보자를 부실하게 심사해 부적격 후보자를 임명했다는 소추 사유에 대해서도 '보수 4인방'은 "후보자 면접을 실시하지 않았다거나 회의에 소요된 시간이 1시간 45분 정도였다는 것만으로는 추천·임명 과정에서 대표성과 전문성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상식과 논리에 맞지 않는 비합리적 주장을 아무렇지도 않게 설시했다. 이 위원장이 취임 당일 곧바로 비공개 회의를 열고 김태규 부위원장과 함께 단둘이 KBS 52명, 방문진 31명 등 무려 83명의 이사 후보자에 대해 1시간여 만에 그야말로 날림으로 심사를 마친 게 '대표성과 전문성이 고려'된 과정이라는 것이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왼쪽)과 조한창, 정형식, 김형두 등 재판관들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탄핵심판 사건 선고기일에 입장하고 있다. 2025.1.23 [공동취재] 연합뉴스

이 같은 탄핵 기각 사유는 사실관계와 법리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지만, 이 위원장을 앞세운 윤석열 정권의 조직적인 언론 탄압과 방송 장악이라는 전체 맥락을 도외시하고 나아가 이를 헌법의 이름으로 용인해줬다는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 방통위를 독임제가 아닌 합의제 기관으로 만든 입법 취지가 명백함에도 헌재의 보수파 재판관들이 현 정권과 동일한 인식을 갖고 이미 정해진 결론에 따라 이번 탄핵 사건 심리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는다. 차기 방문진 이사 6명의 임명을 효력 정지하는 등 법원의 잇따른 제동으로 동력이 상실되는 듯했던 방통위 2인 체제에 헌재가 다시 날개를 달아줌으로써 방송 농단이 전방위적으로 재개되는 건 시간 문제가 됐다.

더욱이 이 위원장은 헌재의 탄핵심판이 한창 진행 중인데도 극우 유튜브 채널에 잇따라 출연해 "가짜 좌파들과 싸우는 전사들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이 규정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처음부터 안중에 없었다. 12‧3 비상계엄 이후에는 자신의 SNS에 "현직 대통령은 오직 한 명뿐"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진 무죄" 등의 게시글을 올리며 윤석열을 옹호해왔다.

이 때문에 언론노조 MBC 본부는 <윤석열 정권의 방송 장악에 눈감은 헌재 결정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한동안 잠잠했던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 망령을 다시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짓밟고 유례없는 극도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현실에서, 윤석열 정권의 방송 장악 선봉이자 극우 편향성의 끝판왕인 이진숙의 방통위원장 복귀는 더욱 심각한 사회적 비극을 야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번 헌재의 결정은 윤석열 정권의 위헌적인 방송장악 음모의 맥락을 외면하고, 그로 인해 벌어질 위헌적 상황에 대한 고려도 부족했다는 점에서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통위 2인 체제의 위법성에 대한 지적은 유사한 거의 대부분의 재판에서 지적해왔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지금까지의 사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동시에 법률 해석에 대한 혼란만 키우게 됐다"면서 "이진숙‧김태규 방통위는 이 혼란을 악용해 말도 안 되는 의결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이진숙은 물론 방송 장악에 목매고 있는 적폐 세력들, 그리고 극우 세력에 의지해 정권 연장을 기대하고 있는 윤석열 일당에게 헌재가 불러온 이 혼란은 반갑기 그지없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성명을 통해 "내란 세력이 준동하는 가운데 이번 탄핵 기각이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위협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것으로 크게 우려된다"며 "탄핵 기각 의견 재판관들은 이진숙 이전부터 윤석열 대통령 지명 2인 체제가 헌법이 보장하는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독립성을 파괴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살펴봤어야 한다. 그 맥락에서 이진숙이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저지른 만행을 판단하는 게 마땅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진숙 위원장의 심각한 헌법 및 실정법 위반 행위를 외면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에 대해서는 언론 자유의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오른쪽 위에서 시계 방향으로 조한창, 김형두, 문형배, 정형식, 이미선, 정정미, 김복형, 정계선 헌법재판관

헌재의 윤석열 탄핵심판이 만에 하나 기각으로 결론 날 가능성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주심을 맡은 정형식 재판관에게 주로 초점이 맞춰져 왔으나 김형두‧김복형 재판관도 그 못지않은 복병이라는 시각 또한 적지 않게 존재한다. 모두 윤 대통령이 임명한 이들 재판관 중 김형두 재판관은 대법원장 지명이 유력하게 거론됐을 정도로 현 정권의 신임을 받으며 헌재 결정에서 강한 보수성을 표출해왔다. 그는 '이적행위 찬양·고무'를 금지한 국가보안법 7조에 합헌 의견을 냈고, 공소권을 남용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 유우성 씨를 '보복 기소'했던 안동완 검사 탄핵심판 사건에서는 정형식 재판관과 함께 안 검사의 '결백'을 주장했다.

김복형 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임명한 조희대 대법원장에 의해 지명된 인물이다. 보수적 정체성과 관련해 지난해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건국절' 관련 질문에 17초나 침묵한 장면은 상징적이다. 김 재판관은 당시 "대한민국은 1919년 4월에 수립된 나라냐, 1948년 8월에 수립된 나라냐"라는 더불어민주당 이건태 의원의 간단한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법사위 야당 의원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보다 못한 이 의원이 "헌법상 대한민국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게 맞지 않느냐"고 거듭 물었지만 김 재판관은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해석하는 것으로 안다"고 남 말하듯 대꾸해 이 의원이 "본인의 생각을 묻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제야 김 재판관은 "뭐 그런 견해에 동의는 한다"고 마지못한 듯 건성으로 수긍했다.

조한창 재판관은 윤석열 정권 들어 대법관 및 헌법재판관 최종 후보로 여러 차례 하마평에 오르다 국민의힘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이 되더니 역시나 보수 본색을 곧바로 드러냈다. 그는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전력 때문에 재판관 지명 때부터 논란이 컸는데,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로 근무하던 2015년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정당 해산 결정 이후 낸 행정소송과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의 판사 재임용 탈락 불복 소송 등에 개입해 각 재판부에 원고 쪽에 불리하게 재판을 진행하라는 법원행정처의 지침을 전달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한 공직자 가운데 헌재에서 인용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됐던 이진숙 방통위원장 사건마저 이들 4인방이 기각함으로써 한덕수 총리, 박성재 법무장관,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도 줄줄이 되살아나 직무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란 수괴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은 사안의 중대성과 위헌·위법성이 확실해서 다른 사건들과 다를 것이라고는 하지만 윤석열 측과 정부‧여당, 보수 진영 및 극우 세력의 '백래시'가 갈수록 거세지는 국면에서 이들 재판관이 시류와 압력에 영향받지 않고 평소 성향과도 상관없이 법과 원칙에 따른 판단만 좇을지는 알 수 없다.

특히 국민의힘에서 지도부가 앞장선 채 "헌재가 야당과 짬짜미를 하고 있다" "소장 권한대행이 이재명과 친분을 굉장히 과시하고 이재명 모친상에도 갔다" 등 작정하고 마타도어를 쏟아내며 헌재 내부 갈라치기를 집요하게 시도하고 있어 여권 친화적인 재판관들이 내심 동요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헌법재판관 현황은 진보 성향 3명, 중도·보수 성향 5명으로 구도만 보자면 윤석열 탄핵을 장담하기 어렵다. 과연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때처럼 재판관 8명 전원일치로 윤석열 파면 결정이 나올 수 있을지, 이번 이진숙 탄핵 기각으로 국민들 사이에 일말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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