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 칼럼] 올해 사자성어 국민 ‘실망’
- 김영인 편집위원
- 입력 2021.12.13 07:00
- 수정 2021.12.1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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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를 선정했다는 소식이다.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쥐를 잡아야 할 고양이가 쥐와 함께 있다니, ‘희한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쥐는 곡식을 훔쳐 먹는 도둑이다. 따라서 도둑을 잡아야 할 고양이가 도둑과 한통속으로 놀아났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었다. 최근의 ‘대장동 개발 의혹’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을 비판하는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교수들이 작년에 뽑은 2020년 사자성어는 ‘아시타비(我是他非)’였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이다. 정치판에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줄인 ‘내로남불’이 유행하더니, 교수들은 ‘아시타비’라는 ‘신조어’로 이를 비판하고 있었다.
2019년 사자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였다. 불교경전에 나오는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를 의미하는 것이다.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는 살 것 같지만, 결국은 공멸하게 된다는 것을 꼬집고 있었다. 상대방을 없애버리면 자기도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교수들은 이렇게 국민의 실망감을 ‘올해의 사자성어’에 연거푸 담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다.
이는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 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609명을 대상으로 ‘2021년 만족도’를 설문한 결과, '올 한 해가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는 응답은 23%에 불과했다. ’만족스럽지 못함‘ 41.2%, ’보통이다‘ 35.8%로 조사되었다.
또, 올해를 ‘점수’로 평가하도록 한 질문에는 100점 만점에 평균 57.6점의 박한 점수를 매기고 있었다. ‘낙제점’을 준 것이다. 20대 직장인은 59.6점, 30대 54.9점, 40대는 55.3점을 부여하고 있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없었지만, 이명박 정부는 자체적으로 ‘새해 사자성어’를 발표하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08년의 사자성어는 ‘시화연풍(時和年豊)’이었다. 화평한 시대를 열고 해마다 풍년이 들도록 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었다.
그랬던 사자성어가 2009년 ‘부위정경(扶危定傾)’→2010년 ‘일로영일(一勞永逸)’→ 2011년 ‘일기가성(一氣呵成)’⟶2012년 ‘임사이구(臨事而懼)’로 바뀌고 있었다.
순서대로 해석하면, 2009년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잘못됨을 고치겠다⟶ 2010년 지금의 노고를 통해 안락함을 누리겠다⟶ 2011년 일을 단숨에 매끄럽게 해내겠다⟶ 2012년 어려운 시기를 신중하게 대처하겠다는 말이었다. 갈수록 자신감을 잃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자성어가 아닐 수 없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는 어떨까. 어쩌면 ‘도긴개긴’일 듯싶어지고 있다. ‘오십보백보’일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