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7일 월요일

의료 민영화, 의료비 상승에 건강보험까지 위협

박경철 기자 기사입력: 2014/01/28 [00:35] 최종편집: ⓒ 자주민보 김미희 국회의원이 “의료민영화는 이명박 정부가 시도하다가 국민의 저항에 부딪혀 무산된 정책으로서 현 정부가 투자활성화라는 이름을 붙여 다시 꺼내 들었다. 의료 공공성이 붕괴되고 대자본이 지배하는 시장만능주의식 의료민영화는 의료비상승은 물론 국민건강보험제도 자체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3일 오후 김 의원이 ‘의료민영화 저지, 공공의료실현, 통합진보당 특별위원회’와 공동으로 연 ‘의료민영화 저지를 위한 진보진영 대응방안 토론회’ 인사말을 통해서다. 김 의원은 “현 정부의 이러한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 전국적인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의료민영화 반대운동을 전국적인 운동으로 모아나가자”고 호소했다. 14-1DSC_2626.JPG 정형준 정책위원장 “산업적 시각에서 의료를 ‘돈벌이 대상’으로” 정형준 무상의료운동본부 정책위원장은 발제에서 박근혜 정부가 지난 2013년 12월13일 발표한 ‘보건의료분야 4차 투자활성화대책’은 “전면적인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정책위원장은 “의료서비스를 산업적 시각에서 돈벌이 대상으로 바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의료는 모든 국민이 필요에 따라 제공받을 수 있는 공공재다. 이윤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의료서비스를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보건의료 투자대책은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 허용 △부대사업의 확대 △병원 인수합병의 허용 △신약, 신의료기술 허가 간소화 △영리법인약국 허용 △전문자격사 확대, 완화 △원격의료와 건강관리서비스 지속 추진을 포함하고 있다. 정 정책위원장은 정부가 보건의료 투자대책의 목적을 ‘자금조달, 사업영역 면에서 의료산업의 경영여건을 실질적으로 개선’으로, 부대사업 영리자회사 설립 목적을 ‘수익기반 확충을 위해 부대사업 범위 대폭 확대’로 밝히고 있지만 “병원의 수익은 결국 환자의 의료비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병원의 수익은 결국 병원의 환자가 의료비를 부담해야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어 정 위원장은 “병원의 영리자회사가 투자자에게 자금을 조달하고 그 이익을 수익에게 배당하는 통로가 된다”며 “자회사가 모병원의 자금 조달과 이익배당통로로 활용되면 병원자체가 영리병원화가 되는 것은 당연할 귀결”이라고 지적했다. 정 정책위원장은 “의료법인 합병 허용은 병원의 매각을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조치”라며 “이에 따라 병원의 가격이 책정되게 되고 의료법인의 투자자본은 회수가능한 자산으로 취급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는 의료법인 간 인수합병 또는 신설합병으로 체인병원설립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정 정책위원장은 신의료기술의 안정성과 비용 대비 효과를 약 1년에 걸쳐 검증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간소화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정책위원장은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는 의료기술을 환자들에게 임상실험을 하는 것으로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짚었다. 영리법인 약국도입은 “수익추구 극대화 속성으로 약값 인상, 리베이트의 강화, 끼어 팔기 등을 통해 의약품 남용, 부당청구 등의 요인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원격진료의 경우, 정부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 정책위원장은 “초기 장비 도입과 인프라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동원되며 이는 재벌과 각종 기업의 사업대상이 되고 있다”며 “건강관리서비스를 민영화하고 비의료인의 참여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 정책위원장은 한 나라의 의료제도를 송두리째 흔들 이번 사안을 시행령, 시행규칙 등으로 추진하려는 시도는 반민주적인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자법인의 남용방지장치는 병원의 영리행위 추구를 방지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를테면 모법인의 의료사업이 훼손되지 않도록 모법인의 일정비율(30%)까지만 자법인 출자를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너무 허술한 제한이라는 것이다. 가령 1천억 원의 자산을 가진 병원이 부대사업에 300억 원을 투자한다면 자회사 규모는 600억 원이 된다. 그럼 모병원은 700억 원 규모이고 자회는 600억 원 규모가 된다. 병원의 합병이 가능해지면 모병원의 규모가 커질수록 자회사의 규모도 같이 커지게 돼 자산제한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토론자들 “의료민영화에 공동 대응해야” 한 목소리 이에 토론자들은 진보진영이 투자활성화대책이란 명분 아래 추진되는 의료민영화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투자활성화대책은 자본이 투자돼 영리를 추구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자본투자활성화대책”이라며 “의료분야에 자본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은 의료공공성을 무너뜨리고 보건의료분야를 영리자본의 투자처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실장은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의료민영화정책이 아니라 의료공공성 강화 정책”이라며 △공공의료 확충, 지역의료 활성화, 진주의료원 재개원 △건강보험 보장률 90% 이상으로 확대 △‘저부담-저보장-저수가’에서 ‘적정부담-적정보장-적정수가’의 선순환구조로 의료제도 개혁 등을 촉구했다. 나 실장은 의료민영화 저지투쟁과 관련해 “시행령과 시행규칙으로 의료민영화정책을 강행하려는 꼼수를 막아내는 한편, 의료민영화 법안의 통과를 막고 의료민영화방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범국민적 투쟁을 전개하기 위한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결성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나 실장은 “보건의료의 공공적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선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간 대화채널과 별도로 정부와 여야 정당, 시민사회계가 참가하는 ‘대한민국 의료제도 발전위원회(가)’ 같은 사회적 대화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형성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중앙사업국장은 “의료계와 치과계는 이미 지나친 의료상업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기업형 사무장 병원, 불법치과네트워크들의 폐해는 과잉진료, 의료인전문성 침해, 환자안전성 침해, 불법치료 등으로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현재 의료계 문제는 극단으로 치닫는 상업화를 제어하는 것이지 더욱 시장화하는 것이 아니”라며 “영리 자회사 설립, 인수합병으로 인한 외부자본투자에 의한 문제점은 이미 미국에서도 사회문제가 되어있다. 미국의 예처럼 영리자회사가 지배하는 의료기관은 결국 건강보험(미국의 경우 메디케이드)의 과잉지출을 유도하고 결국 건강보험체계를 훼손, 파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해진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조직국장은 “투자활성화의 주요수단은 자본의 침투이며 자본의 속성상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지역약국 폐업으로 인한 약국 접근성 악화, 자본의 약국투자는 쓸데없는 의약품의 과다복용, 약사의 영역을 축소해 약료 서비스 질 저하 및 노동조건 악화를 불러 결국 약화사고 증가와 같은 국민건강의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 국장은 “보건의료체계 내에서 약사의 역할을 높이기 위한 방안과 함께 우수약국인증제(GPP)와 같은 약국의 질 향상을 위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자체의 공공약국 설립과 심야약국운영 등 공공서비스 제공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백영환 전국사회보험노조 정책위원은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50%대까지 추락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시점에서 정부의 이러한 의료민영화 정책들은 의료의 사각지대를 광범위하게 넓히는 역할을 할 것이며, 공공의료의 역할이 미미한 현실을 감안하면 돈이 없어 의료를 이용하지 못하는 계층과 고급 의료를 이용하는 계층 간의 갈등 구조는 한국 사회의 씻을 수 없는 그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백 정책위원은 “국민들을 기만하면서까지 의료민영화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에 대응하기 위해 치열한 논리의 고민과 실천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의료민영화를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철 기자 news@goupp.org <진보정치 6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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