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한반도 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북한이 1월6일 4차 핵실험(수소폭탄 시험)을 감행하여 세상을 깜작 놀라게 하였다. 국제사회는 더 강력한 대북제재를 해야 한다는 목청이 날로 커지고 있는 이때 필자는 한반도 미래에 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은 제1 비서가 비밀히 그리고 치밀하게 4차 핵실험을 결정할 때 그의 핵실험 결정이 국내외에 미치는 영향을 전략적 손익 계산을 냉철히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할 수 없는 변수들로 인해 전략적 손익계산은 득보다 실이 많아 점차적으로 김정은 체제의 생존위협으로 진전되고 있어 지금쯤 김정은은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연일 평양에서는 군축대회에서 축포를 터뜨리고 있지만 향후 국제사회와 유엔의 대북 고강도제재가 이뤄지면 북한을 고립무원으로 몰고 가 김정은 체제의 생존마저 위태롭게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 수소탄까지 가진 북한이 이판사판식으로 생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련국들이 가져야 할 책임일지도 모르겠다. 한반도에서 우연하게 야기될 남북 간 무력충돌이 또 다른 한국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한국정부가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대북정책을 펼쳐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대북정책과 외교정책 추진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 알다시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주축은 남북한이다. 그러므로 남과 북이 한반도 미래를 위해 절대로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8.25 남북합의에 따라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게 되었다. 가장 고통스럽고 뼈아픈 일은 북한의 입장에서 대북확성기 방송이라고 한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대한민국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으로 북한지도자들이 생각했다면 어리석고 바보천치가 아닌 이상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김정은이가 이걸 모를 리 없을 것인데 4차 핵실험으로 김정은은 잘못 계산한 것 같기도 하다. 향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김정은 체제의 생존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김정은의 4차 핵실험 결정이 소탐대실한 꼴이 된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북확성기 방송재개를 고민 끝에 결정했다고 한다. 이 결정은 단기적으로 적대적 남북관계로 진전되겠지만 국제정치이론의 시각에서 장기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미 필자는 박 대통령의 대북확성기 방송재개 결정은 합리적 결정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 폐쇄 문제는 다른 이야기이다. 개성공단 폐쇄 구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장기적 국익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정부가 가까운 장래에 다시 북한과 더불어 평화와 통일을 위해 협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는 소위 북한전문가들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정부의 성명서나 조선중앙통신의 상보 그리고 북쪽의 전문가들이 쓴 글을 주의 깊게 읽고 관찰해 주길 바란다. 그들의 성명서나 글 속에서 북한의 의도와 변화하고 있는 정책들을 감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김정은의 수소탄 실험을 놓고 그의 의도에 관해 종방에서 많은 추측과 불필요한 시나리오를 말하는 전문가들이 어찌 보면 가엽기도 하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려면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왜? 했는지를 6일 12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성명에서 북한당국이 잘 설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북한정부 공식 미디어를 통해 핵실험을 글로서 예견하기도 하였다. 특히 작년 12월 24일 조선중앙통신 상보를 자세히 검토해 보면 핵실험을 예고하고 있었다. 이것을 제대로 캐치하지 못한 것은 우리 정부 정보당국의 실책이다.
김정은 정부는 그들 나름대로 합리적 정책결정을 할 것이고 "바보"가 아니다. 김정은은 전략적 손익계산을 철저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것을 지금쯤 자성(?)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론해 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정부만은 냉철하게 대북 강경제재 쪽으로만 구상할 것이 아니라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대북대화와 압력을 균형 있게 조절하면서 합리적인 대북정책을 짜야 할 것이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국익이 될 것이고 소탐대실해선 안 될 것이다. 우린 통일을 위해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 실현을 위해 북한과 함께 논의하고 협력해야 되기 때문에 장기적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안목을 가져야 할 것이다.
조엘 위트 연구원은 북한의 핵무장을 이대로 방치하면 2020년에는 100kt 급 수소탄을 배치하게 된다고 하니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미국의 "무관심/무대책 대북정책"과 "전략적 인내" 전략과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상관관계가 있는지 학술적으로 연구해 볼 필요성도 생긴다. 위트 연구원은 오마바 행정 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실패했다고 주장하고 북한과 평화협정과 북미관계 정상화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정부 성명에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관련수단과 기술을 이전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여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김정은 신년사에서도 핵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핵 억제력 강화를 강조해 북핵문제는 ‘피포위 강박증’(siege mentality)을 해소하기 전에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그리고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여러 분야에서 협상하고자 하는 의지가 돋보인다. 1992년 팀스피리트 한미 합동군사 훈련 중단과 같은 거래(deal)를 김정은 정권의 생존을 위해 하고자 하는 심정도 있어 보인다. 한미 양 정부는 대화와 압박의 병행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키 리졸브 한미 군사연합훈련 일시 중단을 고려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유인하여 병신년 새해 2016년이 남북관계 정상화의 원년이 되 길 기원한다.
곽태환 박사 (미 이스턴 켄터키 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 원장)
미국 클레어먼트 대학원 대학교 국제관계학 박사(1969).
미국 이스턴 켄터키 대 국제정치학 교수(1969-1999);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1995-1999); 통일연구원 원장(1999-2000).
현재 경남대 석좌교수, 미국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 한반도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한반도 중립화통일협의회 이사장, (사) 동북아 공동체연구재단 상임고문, 통일전략연구협의회 (Los Angeles)회장.
31권의 저서, 공저 및 편저; 200편 이상의 학술논문출판; 주요 저서: 국제정치 속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구상 (1999).
공저: 한반도평화체제의 모색 (1997) 등; 영문책 Editor &Co-editor: North Korea and Security Cooperation in Northeast Asia (Ashgate, 2014); Peace-Regime Bui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and Northeast Asian Security Cooperation (Ashgate, 2010)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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