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전 의원이 국회사무총장직을 사임했습니다. 김 사무총장은 28일 국회에서 약식으로 퇴임식 행사를 마치고 부산으로 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원래 김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낙선하자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장으로 내정된 박병석 의원이 김 전 의원에게 사무총장직을 제안했습니다.
처음에는 “임기 2년을 다 못 채우고 중간에 그만둘 수도 있다”라며 사양했지만, 박 의장이 “초기에 인사 문제 등 국회의 기본적인 개혁 기틀만 잡아달라”는 말에 국회 사무총장직을 맡게 됐습니다.
국회 관행을 과감히 바꾼 사무총장
김 전 의원이 사무총장직을 맡으면서 국회는 크게 두 가지가 바뀌었습니다. 첫 번째는 인사 적폐였습니다.
그동안 국회사무처 직원들은 능력과 상관없이 기수별로 승진하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또한 다른 조직과 달리 여성 유리천장도 있었습니다.
김 사무총장은 아예 능력 있는 사람이 승진하는 풍토를 만들겠다며 경력과 전문성, 내부 평가 등을 통해 차관급과 차관보급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최초의 여성 수석전문위원도 임명했습니다.
유리천장: 충분한 능력을 갖춘 여성이 직장 내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등의 이유로 고위직을 맡지 못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뜻하는 말
두 번째는 시대 흐름에 맞게 디지털국회로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화상회의도 없었고, 문서도 출력해 서면으로 보고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김 사무총장은 긴급하거나 대면 보고가 아니면 안 되는 보고를 제외하고는 전자 보고와 전자 결재로 행정시스템을 바꿔가는 작업을 추진했습니다.
김 사무총장은 퇴임사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6년 만에 법정시한을 넘기지 않고 무사히 처리됐다”면서 “정기국회 회기가 종료됐고, 임시국회를 통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된 상황이므로 2020년 국회사무처 업무의 대강이 마무리됐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사무총장의 업무를 제대로 마무리 짓고 물러난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입니다.
김영춘, “부산으로 돌아가겠다”… 부산시장 출마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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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춘 사무총장이 ‘국회사무총장직을 사임하며’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
김영춘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김 사무총장은 그동안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여당 후보로 끊임 없이 거론됐지만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공직자로서 마음을 다 표현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사무총장은 “내년 보궐선거에 여당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선언을 할 것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부산의 재건과 발전을 위해 제게 주어진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 그러기 위해 먼저 국회사무총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부산시민들과 함께 숙의해서 좋은 결정을 내리겠다”고 설명했지만, 국회사무총장직 사퇴 이후 “부산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인만큼 부산시장 출마에 대한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입니다.
김 사무총장은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 점점 약해지는 우리당의 불씨를 되살리겠다”며 힘든 싸움을 예고했습니다.
자만과 방심이 불러온 총선 패배… 내년 보궐선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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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총선 당시 거리에 게시된 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미래통합당 서병수 후보 현수막 |
김영춘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서병수 후보에게 패배했습니다. 근소한 차이였지만 그의 패배는 부산에서도 충격이었습니다.
김 전 의원은 <고통에 대하여>라는 책에서 낙선의 이유를 “자만하고 방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 선대위원장이었던 김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다른 후보 유세장에 가서 지원유세를 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자신의 선거보다 부산 선거 총책임자라는 역할에 더 치중한 셈입니다.
서병수 후보는 연일 김영춘을 공격했지만, 그는 선거운동 대신 방역복을 입고 소독을 하고 다녔습니다. 선거보다 코로나 사태가 더 중요하고, 묵묵히 방역에 힘을 기울이면 시민들이 알아주겠지라며 방심한 것입니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지난 번 총선보다 더 어렵고 힘든 싸움입니다. 오거돈 전 시장의 사퇴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만큼 그 후유증도 감내해야 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문제도 큰 걸림돌입니다. 하지만 무작정 패배한다고 단정 짓기는 이릅니다.
김 전 의원은 ‘YS 셋째 아들’이라는 별명처럼 부산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습니다. 해수부 장관과 국회사무총장을 맡았던만큼 행정 경험도 풍부합니다. 부산지역 민심이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 찬성하는 분위기라 여당 후보로 나올 경우 유리합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부산 지역은 3명만 당선됐습니다. 당시의 패배를 보궐선거로 만회하기 위해 부산지역 민주당 위원장들과 지지자들이 벼랑끝 전략으로 총력전을 펼친다면 승산은 있습니다. 다만, 흐트러진 민주당 지지자들을 어떻게 하나로 결집시키고 실망한 부산시민들의 마음을 무슨 방법으로 사로잡을지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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