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지난 7월 3일 <김정은이 준 개, 새끼 7마리 낳았다…文 젖 먹이는 사진 공개>라는 제목으로 문재인 대통령 관련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풍산개 ‘곰이’가 새끼 7마리를 낳았다는 소식입니다.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인용하며 강아지에게 젖을 먹이는 사진도 올렸습니다.
기사 본문은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제목에서 ‘개’와 ‘새끼’가 연달아 나오면서 마치 ‘개 새끼’라는 욕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조선일보>의 제목이 불가피하게 사용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언론사들의 기사를 보면 욕이 연상되는 제목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경향신문>은 <문 대통령, 북한 풍산개 ‘곰이’가 낳은 강아지들 모습 공개>라며 개라는 단어 대신 이름인 ‘곰이’와 새끼 대신 ‘강아지’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중앙일보>도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개’와 ‘새끼’라는 표현을 썼지만, <김정은 선물한 풍산개 새끼 낳아…젖병 물린 文 “이름 고민”>이라고 표현해 어감이 전혀 달랐습니다.
<조선비즈>는 <김정은이 선물한 풍산개 ‘곰이’, 새끼 7마리 낳아…文 “작명 쉽지 않다”>라며 <조선일보>와 다르게 ‘풍산개 곰이’를 제목에 사용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선일보> 김가연 기자가 고의적으로 제목에 ‘개’와 ‘새끼’를 붙인 것 아니냐며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의도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폄하하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댓글도 달렸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제목은 왜곡보도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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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지난해 올린 기사 중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제목을 사용한 기사들이 있다. ⓒ조선일보 캡처 |
지난해 9월 <조선일보>가 보도한 <文, 안보실장에 NSC회의 맡기고 아카펠라 공연 관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마치 문 대통령이 회의도 팽개치고 아카펠라 공연을 관람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참석한 아카펠라 공연은 직접 주재한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산업 전략 보고회’에서 3차원 다면 입체 음향을 적용한 노래 공연의 일환이었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공연 관람’이 아닌 ‘보고회 참석’이었습니다.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이 예정된 공식 행사에 참석했음에도 공무원 피살 사건과 엮어 제목을 통해 책임감 없는 대통령으로 왜곡보도를 한 셈입니다.
<조선일보>는 2020년 6월에도 <李할머니에 ‘냄새 난다’… 김어준, 명예훼손 고발당해>라는 기사에서 방송인 김어준씨를 오해할 수 있는 제목을 사용했습니다.
기사 본문을 보면 방송인 김어준씨가 라디오방송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두고 ‘냄새가 난다’며 배후설을 제기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용수 할머니에 ‘냄새 난다’라는 제목을 보면 배후설보다는 ‘냄새난다’며 막말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지면이 아닌 온라인으로 뉴스를 접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제목만 보고 기사는 제대로 읽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제목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왜곡보도가 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한국이 아닌 일본 언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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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일본어판 제목을 보면 철저히 일본 극우의 시각으로 작성됐다. 일본 극우 지지자들은 조선일보 기사가 객관적으로 작성됐다며 근거 자료로 혐한 발언을 한다. ⓒMBC 캡처 |
<조선일보>는 일본판에서 한국을 비하하거나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제목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한국, 무슨 낯짝으로 일본의 투자를 기대하나>와 <반일로 한국을 망쳐 일본을 돕는 매국 문재인 정권>이라는 제목만 보면 한국 언론사인지 일본 언론사인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조선일보>는 일본어판뿐만 아니라 국내판에서도 ‘한일’ 관계를 ‘일한’관계로 표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표기는 단순히 앞뒤가 바뀐 실수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남북’을 북한에서는 ‘북남’이라고 표기합니다. 만약 한국 언론사가 ‘남북 관계’가 아니라 ‘북남 관계’라고 썼다면 사상을 의심받거나 좌익 또는 빨갱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기본적인 표기 방법인 ‘한일 관계’를 언론사 기자가 ‘일한’ 관계라고 사용했다는 것은 평소에도 일본의 관점에서 기사를 작성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조선일보, 실시간 이슈 보도하는 온라인 뉴스 총괄 ‘조선NS’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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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연 기자가 작성한 기사 리스트. 주로 정치 기사를 쓰는 김 기자는 연예 관련 기사도 올린다 |
<조선일보>는 지난 5월에 온라인뉴스를 총괄하는 자회사 ‘조선NS’를 설립했습니다. 기자 채용공고를 보면 ‘출입처에 묶이지 않고 실시간 화제 이슈를 자유롭게 취재해 쓰고 싶은 인재를 모집한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출입처에 상관없는 취재는 환영할 만합니다. 그러나 실시간 화제 이슈를 쓴다는 말은 실시간 검색어에 맞춘 어뷰징 기사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겠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김정은이 준 개, 새끼 7마리 낳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쓴 김가연 기자는 ‘조선NS’ 소속입니다.
김 기자는 주로 정치 관련 기사를 작성했지만 ‘BTS 빌보드 5주 연속 1위’ , ‘트랜스젠더 여성 미국 미인대회 우승’이라는 생뚱맞은 기사도 썼습니다.
정치인들의 발언과 연관된 사건 관련 기사는 이해하겠지만, 연예나 가십 기사는 포털 클릭을 유도하는 어뷰징 기사처럼 보입니다.
<조선일보>가 온라인 뉴스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제목 장사나 낚시성 기사 등 어뷰징 기사가 더 양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선일보>의 이런 행태는 날로 무너져가는 한국의 언론 신뢰도를 더욱 추락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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