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과 ‘일반 여론’ 엇갈리면서 막판 대혼전 양상 보이는 경선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국민의힘의 최종 대선 후보가 선출되는 '운명의 날'은 11월 5일. 수도권에서 열리는 마지막 합동 토론회가 끝나면, 남은 건 당원과 국민의 '선택'뿐이다.
최근 나온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당심'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민심'은 홍준표 의원이 앞선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경선 막바지까지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두 후보 모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경선과 달리 최종 결과만 발표
'책임당원 투표 50%'+'여론조사 50%' 합산
11월 1~4일까지 4일간 투표 진행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은 앞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과는 큰 차이가 있다.
민주당은 지역 순회 경선과 선거인단 투표를 결합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각 지역 순회 경선 때마다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시에는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도 진행할 방침이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처럼 투표 결과를 중간에 발표하지 않는다. 대신 11월 5일 최종 결과만 발표한다. 투표 결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지지를 확보하는 후보가 최종 승리를 거두게 된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서는 '대통령 선거인단 유효 투표 결과 50%'와 '여론조사 결과 50%'를 반영해 산정한 최종 집계 결과, 최다 득표자가 대통령후보자 당선자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경선도 '책임당원투표 50%'와 '여론조사 결과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1, 2차 예비경선(컷오프) 때보다 당원 반영 비율은 높아졌다.
투표는 내달 1일부터 4일까지 4일간 진행된다.
먼저, '책임당원 투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K-보팅 시스템을 활용한 '모바일 투표'와 'ARS(자동응답시스템)'로 실시하며, 4명의 후보 중 한 명을 고르는 방식이다. 1~2일에는 모바일 투표가 진행되고, 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책임당원은 3~4일 ARS를 통해 투표할 수 있다.
본경선에 참여하는 책임당원 선거인단의 규모는 57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를 선출한 전당대회 국면(5월 31일)부터 9월 27일까지 신규 당원들이 대폭 늘어났다. 이 기간 26만 5952명이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했는데, 이들 중 절반가량은 20~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비 납부를 신청한 책임당원만 하더라도 23만 1247명에 이른다. 앞서 국민의힘은 경선 투표에 참여하는 당원들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책임당원 요건을 '명부 작성 기준일로부터 최근 1년 내 당비 3개월 이상 납부'에서 '최근 1년 내 당비 1회 이상 납부한 당원'으로 완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새내기 책임당원'들의 표심이 경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당심'은 윤 전 총장이 우세한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전두환 망언'과 '개 사과' 파문 이후에 나온 여론조사 중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본다면 윤 전 총장이 다른 후보보다 적게는 한 자리, 많게는 두 자릿수까지 앞선다는 결과가 다수 나타났다. 다만, 이 경우 국민의힘 지지층 샘플 수가 지나치게 적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윤석열 위기 속 여론조사 상승세 탄 홍준표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윤석열이 우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11월 3일부터 4일까지 양일간, 100%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론조사의 질문 문항은 각 후보의 이해관계가 반영되면서 당원 투표에 비해 길고 복잡해졌다. 구체적인 질문 문항까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4명의 후보의 맞대결 상황을 먼저 제시한 뒤, 국민의힘 후보 중 어느 후보가 더 경쟁력이 있느냐고 물을 것으로 관측된다. 질문 시간이 길어 중간에 전화를 끊는 응답자가 많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조사 대상을 충분히 늘리는 방식으로 보완했다는 게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 측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실시하려는 여론조사 방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홍 의원의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23~24일 성인 1003명을 조사해 25일 발표한 결과(신뢰수준 95% 오차범위 ±3.1%p),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맞서는 국민의힘 후보 중 누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홍 의원이 38.9%로 1위를 차지했다. 윤 전 총장은 28.8%로 두 후보 간 격차는 10.1%로 벌어졌다. 이 조사는 국민의힘 여론조사 방식과 마찬가지로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5~26일 성인 20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신뢰수준 95% 오차범위 ±2.2%p)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보였다. '이재명 후보에 맞설 국민의힘 후보로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을 묻는 질문에 홍 의원은 38.2%로 1위를 했고, 윤 전 총장은 33.1%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사 대상을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좁혀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응답자 890명)만 놓고 보면, 윤 전 총장은 55.6%, 홍 의원은 34.5%로 나타나 두 사람 사이 격차는 20%p 이상 벌어진다.
29일 발표된 여론조사도 '여론'은 홍 의원이, '당심'은 윤 전 총장이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사회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26~27일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후보의 경쟁력을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오차범위 ±3.1%p), 홍 의원은 39.9%를, 윤 전 총장은 33.3%를 기록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했을 때에는 윤 후보가 52.7%로 38.6%인 홍 의원을 앞섰다.
이러한 추이를 감안해 볼 때, 홍 의원은 자신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일반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당원 투표에서 최대한 격차를 벌려놓아야 본선 진출 가능성이 커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당심과 민심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윤 전 총장과 '당심이 민심을 이길 수 없다'는 홍 의원의 입장차는 여기에서 비롯된다.
홍준표, 윤석열 낮은 지지율 겨냥 '389 후보' 비판
윤석열 측, 홍준표 높은 지지율은 '역선택 때문' 주장
당심과 민심이 엇갈리면서 후보들의 신경전도 격화되고 있다. 홍 의원은 같은 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당심도 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저나 홍보요원들, 자원봉사자들이 전국에 있는데, 그 집계를 바탕으로 얘기하는 것"이라며 "당원들 여론도 '전두환 발언'과 '개 사과' 이후 급격히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이 근본적으로 바뀐 시점이 '개 사과'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398 후보'라고도 지칭했다. '398 후보'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20대 지지율이 '3%', 30대 지지율이 '9%', 40대 지지율이 '8%'로 나온 것을 압축해 표현한 것으로, 소셜미디어상에서는 윤 전 총장을 희화화해 '389 후보'라고 부르고 있다.
반면, 윤 전 총장 측은 홍 의원의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은 민주당의 역선택이 10~15%p 반영된 결과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윤 전 총장 측 주호영 의원은 29일 BBS라디오에 출연, "저희들은 당심에서는 압도적으로 앞서가고 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20%p 전후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홍 의원이 민심에서 앞선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홍 의원이 주장하는) 소위 민심이라는 게 역선택이 반영된 여론조사에서의 수치일 뿐이지, 전체 국민의 진정한 민심은 윤석열 후보"라고 반박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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