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우리말 표현에 ‘벌건 대낮’이란 게 있다. 관용구 ‘벌건 거짓말’이 뻔히 드러날 만큼 터무니없는 거짓말(‘새빨간 거짓말’과 같은 말)이란 뜻인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벌건 대낮’은 환히 드러나는 밝은 낮이다. 그러니 대낮을 강조하고 싶다면 굳이 잉여적 표현인 ‘백주대낮’보다 ‘벌건 대낮’을 쓰면 된다. ‘백주대로’는 좀 무겁고, ‘백주대낮’은 틀린 말 시비가 있으니 ‘벌건 대낮’이라고 하면 딱이다.

한국경제신문 기사심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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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은 생각하기에 따라, 실천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우리 스스로 지키고 키워갈 수 있다. ‘백주대로’야 원래 있던 말이고, ‘백주대낮’도 조어법상 만들어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벌건 대낮’이란 우리 고유 표현을 쓰면 말맛도 살리고 우리말 어휘도 풍성하게 할 수 있으니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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