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 돼지고기와 쇠고기 ②


차돌배기야, 차돌박이야?
‘차돌박이’라고? 도무지 음식 이름 같지 않은 이름이지? 강가에서 보는 새하얀 차돌이 떠오르기도 하고, 돌멩이를 차고 다닌다는 말인 거 같기도 하고 말이야.
차돌박이는 소의 양지머리에 붙은 기름진 고기를 이르는 말이야. 살코기보다는 기름기가 많은 부위인데, 하얗고 윤이 나는 기름기가 꼭 차돌이 박힌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 기름기가 많은 고기라서 두툼하게 썰지 않고 아주 얇게 썰어서 구워 먹어. 
그런데 식당에 가 보면 차림표에 차돌박이의 이름을 틀리게 써 놓은 곳이 많아. ‘차돌바기’, ‘차돌배기’, ‘차돌백이’ 이렇게 말이야. 
‘차돌박이’의 ‘박이’는 무엇이 박혀 있는 사람이나 짐승, 물건이라는 뜻을 더하는 우리말 뒷가지(접미사)야. ‘점박이’, ‘차돌박이’처럼 말이야. 또 한곳에 일정하게 붙어 있는 것을 이르기도 해. ‘붙박이’, ‘장승박이’ 같은 말이 이런 쓰임이지. ‘배기’는 그 나이를 먹은 아이라는 뜻을 가졌어. ‘한 살배기, 세 살배기’처럼 말이야. 또 ‘그것이 들어 있거나 차 있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알배기’ 같은 말이 그거야. ‘공짜배기’, ‘진짜배기’처럼 ‘그런 물건’을 뜻하는 데에 쓰이기도 해. 이제 차이를 잘 알았으니 식당에 가서 잘못된 차림표를 보면 점잖게 얘기해 주도록 해. “차돌박이가 맞는 말이에요.” 하고 말이야.

 

알쏭달쏭 아롱사태
쇠고기 중에서 이름이 제일 예쁜 건 ‘아롱사태’일 거야. 값이 비싸서 먹어 보기 쉽지 않은 쇠고기지. ‘아롱사태’라는 이름이 붙게 된 까닭을 알아볼까?

 

먼저 ‘사태’라는 말은 우리말 ‘샅’에서 온 것인데, 다리 사이나 두 물건 사이를 뜻해. 씨름할 때 다리 사이에 매어 쓰는 ‘샅바’의 ‘샅’이 바로 다리 사이를 뜻하지. 그러니까 ‘사태’는 소의 다리에 붙은 살코기를 이르는 거야. 종류로는 앞사태, 뒷사태, 뭉치사태 그리고 아롱사태가 있어. 
그럼 ‘아롱’은 어디서 온 말일까? 이 말은 눈에 아롱거릴 정도로 보기에 아름답다는 뜻으로 쓰인 거야. 그리고 소의 볼기 아래 뒷다리에 붙은 살코기 ‘한 아름’이라는 뜻도 함께 담고 있어. 하지만 아롱사태는 말처럼 ‘한 아름’의 분량이 되는 살코기는 아니야. 소 한 마리에서 딱 700그램 정도만 나온다고 하니까. 그래서 맛은 좋지만 값이 비싸고 귀해서 쉽게 먹을 수 없지. 아롱사태는 얇게 썰어 육회를 만들기에 좋고, 구이나 수육, 찜으로도 많이 요리해서 먹어.

제비 꼬리를 닮은 제비추리 
제비추리? 갈매기를 먹나 싶더니 이제는 작고 예쁜 제비까지 먹는 걸까? 사실은 그게 아니고, 돼지고기에 갈매기살이라는 이름이 붙은 고기가 있는 것처럼 쇠고기의 한 종류가 제비추리야. 소의 안심에 붙은 고기인데, 생긴 모양새가 제비의 꼬리 같아서 그런 이름이 붙은 거지.
제비 꼬리와 같은 모양을 가진 것을 우리말에서는 ‘제비초리’라고 해. 어린아이의 뒷머리를 보면 맨 아래에 제비 꼬리처럼 뾰족하게 나온 머리카락이 있어. 이걸 ‘제비초리’라고 하거든. 그래서 옛말에 제비초리가 있으면 고집이 세다고 해서 어린아이의 제비초리를 가위로 싹둑 잘라 내곤 했어.
그러면 쇠고기인 제비추리도 ‘제비초리’라고 불러야 할 텐데 ‘초리’가 아닌 ‘추리’인 까닭은 뭘까? 그건 ‘초리’보다는 ‘추리’가 소리내기 더 쉽기도 하고, 쇠갈비에서 제비추리를 발라 낼 때 손으로 하나하나 추리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 해. 식당에서 제비추리를 먹게 되면 가만히 살펴봐. 정말 제비 꼬리처럼 생겼는지 말이야.

 

/자료 제공= ‘왜 이런 이름이 생겼을까? 음식 1’(박시화 글ㆍ윤유리 그림ㆍ기린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