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이런 이름이 생겼을까? ] 푹푹 설렁설렁 끓인탕
- 정준양
- 입력 2022.04.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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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 곰탕과 설렁탕

영양 만점 한 그릇
설렁탕과 곰탕은 어르신들이 참 좋아하는 음식이야. 입맛이 없거나 몸이 아프거나 할 때 뽀얀 국물에 파를 송송 썰어 넣고 흰쌀밥을 말아서 후루룩 한 그릇 먹으면 기운이 불끈 솟아난다고들 하시거든. 설렁탕이나 곰탕은 상을 차리기도 간편해. 반찬은 김치나 깍두기 한 가지면 되니까. 요즘에는 이유식을 끝내고 이제 막 밥을 먹기 시작한 두어 살배기 아이에게 곰탕이나 설렁탕 국물에 밥을 말아서 먹이기도 해. 한창 크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설렁탕이나 곰탕 같은 고깃국은 영양 만점인 음식이니까 말이야.
곰탕에는 곰이 없다!
우스갯소리로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곰탕에는 곰이 없다.”는 말이 있어. 맞는 말이야. 곰탕은 곰 고기로 만드는 음식이 아니니까.
곰탕의 재료는 쇠고기거든. 그런데 왜 ‘소탕’이나 ‘쇠고기탕’이라고 하지 않고 ‘곰탕’이라고 했을까?
곰탕의 ‘곰’은 ‘고다’라는 우리말에서 왔어. ‘고다’는 고기나 뼈를 끓는 물에 오래도록 푹 삶는 것을 뜻해. 옛날에는 “우리 며느리가 아이를 가졌으니 잉어 한 마리 푹 고아 먹여야겠구나.”라는 말을 하곤 했는데, 이때 ‘고아’라는 말이 푹 오래 삶는다는 말이야. 그러니까 곰탕은 고기와 뼈를 진한 국물이 우러나도록 고은 탕을 말하는 거지.
앞에서도 말했듯이 곰탕에 쓰이는 고기는 쇠고기야. 지금도 쇠고기는 다른 고기에 비해 값이 비싸지만, 옛날에도 마찬가지였어. 옛사람들에게 소는 농사짓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가축이었으니, 그 귀한 소를 잡아먹는 일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지. 그래서 곰탕은 주로 양반의 밥상이나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음식이었어. 곰탕은 다른 말로 ‘곰국’이라고도 해.

농부들을 위한 선농탕
좋은 부위의 쇠고기를 주된 재료로 삼아 끓인 곰탕이 양반과 임금의 음식이었다면, 설렁탕은 백성들이 먹던 음식이라고 할 수 있어. 설렁탕은 소뼈와 내장 그리고 좋은 고기를 골라낸 나머지인 잡고기를 넣고 푹 고아서 국물을 낸 고깃국이야. 곰탕에 들어가는 쇠고기에 비해 값도 싸고 구하기도 쉬웠으니까 농민이나 상인들이 고깃국 먹고 싶을 때 즐겨 찾게 된 거지.
그런데 이것도 이름이 참 신기하지? ‘소뼈탕’도 아니고, 어쩌다 ‘설렁탕’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걸까? 여기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이야기가 있어.
조선 시대에는 지금의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선농단에서 임금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 ‘선농제’ 지냈어. 제사가 끝나면 임금이 팔을 걷어붙이고 직접 농민들과 함께 농사를 지었지. 임금이 직접 시범을 보일 정도로 농사는 나라의 중요한 산업이었거든. 농사 시범이 끝나고 나면 함께 수고한 농민들과 소를 잡아서 탕을 끓여 나누어 먹었대. 이 탕을 ‘선농단에서 먹는 탕’이라 하여 ‘선농탕’이라고 했대. 이 말이 ‘설농탕→설렁탕’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렀다는 거야.

설렁설렁 끓여 먹는 설렁탕
설렁탕이라는 이름이 몽골 음식 ‘슈루’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도 있어. 몽골에서는 고기를 넣어 끓인 것을 ‘슈루’라고 하는데, 고려 시대에 이것이 전해지면서 ‘설렁탕’이 되었다는 거야. ‘설렁탕’의 ‘설렁’이 ‘설렁설렁’에서 온 말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 ‘설렁설렁’은 많은 물이 끓어오르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말하거든. 설렁탕도 소뼈를 넣고 오래도록 끓이면 ‘설렁설렁’ 끓게 되니까 이런 모습을 빗대어 설렁탕이라고 했다는 거야. 또 우리말 중에 ‘설설 끓다.’라는 표현도 있거든. 물이 팔팔 끓는 모습이나, 온돌방에 불을 많이 때서 방바닥이 무척 뜨거운 것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야. 여기서 ‘설렁탕’이라는 이름이 왔다는 거지.

/자료 제공= ‘왜 이런 이름이 생겼을까? 음식 1’(박시화 글ㆍ윤유리 그림ㆍ기린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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