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8일 토요일

[한글 뜻 모르는 우리⑤]문해력 빈부격차 커져… 공교육서 책읽는 교실 만들어야

 


최종수정 2022.10.07 10:40 기사입력 2022.10.07 07:00

전문가들이 말하는 해법
독서로 공감·비판적 능력
범사회적 해결 노력 필요

편집자주한글이 이틀 뒤면 576돌을 맞는다. 조선 세종대왕이 1446년 훈민정음을 반포하면서 얻게 된 우리글이다. 우리 민족 문화의 생명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 우리 한글이 처한 상황은 어렵다. 읽을 줄 알아도 이해를 못 하는 국민 수가 늘고 있다고 한다. 문해력 저하 현상으로 불린다. 문해력이 부족한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 글을 읽는 훈련을 놓아버린 우리 모두의 문제다. 본지는 제576주년을 맞는 2022년 한글날을 맞아 문해력 저하 실태를 짚으며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을 찾은 외국인이 박물관 내부에 설치된 훈민정음을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이미현씨는 "아무래도 유튜브 등 영상매체 발달로 책을 멀리하는 아이들이 과거보다 늘어난 것 같다"면서 "책 읽는 시간이 많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서혁 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교수도 "아이들에게 독서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고급스럽거나 난이도가 높은 단어들은 책에서 접해야 하는데 독서를 하지 않으니 문해력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교육의 역할론이 대두되는 건 이 같은 배경 탓이다. 서 교수는 "수준 높은 독서 토론으로 비판적이면서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공교육이 길러줘야 한다"고 했다. 류웅재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역시 "공교육이 나서서 중·고등학생 때부터 고전 등 인문학 서적을 읽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며 "문해력 해결뿐만 아니라 공감과 연대, 비판적 사고 등을 마련하고 표현하는 능력도 키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고등학교 한문 교과서에서 한문 산문, 한시 등을 다루고 있는 단원을 펼쳐 보인 모습

썝蹂몃낫湲 븘씠肄


한자교육 능사 아냐… 총제적 진단해야

일각에서는 문해력 저하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우리말에서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까닭이다. 실제로 국립국어원이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 어종별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5월 기준 한자어가 23만5173개로 전체 올림말(42만2890개)의 55.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주장을 경계한다.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문해력 논란을 초래한 우리 말 중엔 사흘, 나흘 등 한자어와 무관한 것도 있다"며 "부적절한 근거를 바탕으로 위기감만 고조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입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문해력 저하 현상에 대해 "소득, 학력, 교육 수준 등이 복잡하게 얽혀 발생한 문제"라고 했다. 해결을 위해선 총제적 진단과 범사회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단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8월 '디지털 인재 100만 명 양성 방안'을 보고받은 국무회의에서 "디지털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들이 체계적으로 제공돼야 한다"며 범부처 협업을 당부한 바 있다. 다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부처간 협업 추진 계획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