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역의 맛있는 우리말] <67> 어안, 어처구니, 어이

어느 날 쥐가 양반집 바깥주인 모습으로 변신하면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다. 어안이 벙벙해진 아내가 하필 쥐로 변신한 남자를 선택하게 되면서 어이없어 하던 남편은 광에 갇히고 말았다. 어느 도승이 그 변신한 남자를 다시 쥐로 돌린다. 그때 남편은 “너는 남편의 ‘ㅈ’도 모르고 쥐의 ‘ㅈ’도 모르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그 후부터 생식기(ㅈ)를 ‘뿔’로 바꿔 ‘쥐뿔도 모른다’는 관용어가 생겼다는, 떠도는 어원 이야기이다.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황당한 일이 벌어지면 보통 ‘어안이 벙벙하다, 어처구니없다, 어이없다’라는 관용적 표현을 사용한다. 국어사전에서는 ‘어안’을 ‘혀 안’과 같은 말로, ‘어이’는 ‘어처구니’와 같은 말로, ‘어처구니’는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을 가리키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어이’가 ‘어의(御意)’에서 왔다든지, ‘어처구니’가 맷돌의 손잡이라거나, 지붕 위 신상을 가리키는 ‘잡상(雜像)에서 왔다는 말도 있기는 하지만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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