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열 칼럼 ] 외래어 남발은 민족 주체성 훼손
- 충청매일
- 입력 2023.04.04 16:21
- 수정 2023.04.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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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디제라티 연구소장

[ 충청매일] 언어는 세월이 흐르면서 원형에 정체되지 않고 진화되며, 인간의 가치관 변화와 사회 문화를 반영한다.
일상 속에 사용되는 언어가 현재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 시대 문화를 상징하는 현상이 되고 학문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더욱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선진국의 문화와 언어를 수용하지 않으면 한 민족의 고유 언어만으로는 국가경제의 성장과 국민의 행복을 보장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맥락은 강대국의 언어가 세계 공통어가 되는 추세에서 모국어가 외래어에 잠식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화(Global) 경쟁 시대를 맞이해 각종 정부 시책은 물론 지역을 알리기 위한 상징 등 사회 전반에 걸처 외래어를 지나치게 사용하여 우리말의 사용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 시대 한문 우월주의는 소수 권력층만이 향유(享有)했던 지식이었지만, 세종임금이 창제한 한글은 정보통신 시대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로 문화국가의 기틀을 다졌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 전역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외래어를 보면 자괴감마저 든다.
말과 글은 마음의 표현이다. 또 한 사회에 어떤 언어와 글이 유행했는가를 보면 그 사회의 건강성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최고 지식인 대학 교수들이 강의를 하면서 외국어를 사용하는 정도가 전체 내용의 7%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영어를 남용하는 TV프로그램 명칭을 비롯해 회사·아파트·잡지·자동차 등의 이름에 국적 불명의 외국어가 남발되고 있다. 이는 외래서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품격있는 지성인이자, 세계화인냥 잘못 인식되는 사회 심리의 영향이다.
언어문화를 주도하는 각종 매체의 뉴스는 물론 TV 홈쇼핑 제품 판매방송에서 쏟아지는 외래어 사용은 끊임없이 지적돼온 문제다, TV 홈쇼핑 방송은 일반 시청자에게 미치는 방송의 영향력을 인식하여 바르고 쉬운 우리 말을 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상품 안내자(Show host)와 상담사를 교육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도록 방송법 등 관련법 개정이 요구된다.
언어의 세계로 탄탄한 경제력이 뒷받침 돼야 살아남는 양육강식의 법칙에서 벗어나기 어렵거나 다문화 가족을 배려한다면 차라리 자막으로 몇 개 국어로 번역해줌이 오히려 시청자들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본다.
광고는 동시대의 반사경이다. 광고의 목적은 상품이나 새로운 것을 알리고, 경제구조와 교역 상황을 전하게 됨은 물론 당시의 미감과 가치관과 같은 문화적 요소를 지닌다.
방송은 모국어를 전하는 문화적 통로이기 때문에 외국방송이 아닌 국내 방송에서는 가급적 자국 언어를 사용해야 함이 마땅하다.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이며, 미래가 공존한다. 더군다나 언론 보도는 그 시대를 대변하는 역사이다. 우리가 읽는 활자는 눈의 언어이며 빛의 문자이다.
누리망(Internet work) 시대에는 창조적 지식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전문적인 신조어 외에는 가급적이면 한글로 다듬은 말을 사용하는 것이 민족의 주체성을 지니는 길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변화는 주인이 돼야지 종속자가 되어서가 안 된다. 미래의 변화는 단절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기존의 고정된 틀과 사고를 깨지 않으면 미래에 대응하지도 변화를 이끌지도 못한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현시점의 눈으로 현재의 문제점을 이해하며, 미리 대처하고 준비하는 자만이 살아 남는다.
모국어의 심각한 파괴는 민족성과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으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다듬은 국어 사용을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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