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역의 맛있는 우리말] <195> 북한어 체험

금강산 관광길이 열린 초창기에 금강산 관광 기회를 얻었다. 금강산 만물상 관광을 끝내고 내려오는 길에 북한인 한 사람을 만났다. 그는 북한 안내인을 배정하고 관리하는 간부였다. 하산하는 동안 2시간 가까이 그에게 북한어 강의(?)를 들어야만 했다. 내려와서 통일되면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그는 세 가지 질문으로 말문을 열었다. ‘남에서는 왜 아직도 두음법칙을 따르느냐와 왜 한자를 아직 쓰고 있나, 외래어는 왜 그리 많이 쓰느냐’였다. 그러고는 대답도 듣기 전에 북한어 쓰임을 쏟아냈다. 사실 북한에서는 두음법칙이란 게 없고 한자는 아예 안 쓴다. 그러나 외래어는 대부분 순화해 쓰지만 ‘뼁끼’ ‘땅끄’처럼 일부 키릴어 발음과 비슷하게 사용되는 단어들도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두음법칙은 남북이 확연히 갈린다. 북한에서는 아예 무시하지만 남한에서는 철저하게 적용한다. 그러나 남한에서도 예외는 있다. ‘몇 년’ ‘몇 리(里)’ ‘그럴 리(理)가 없다’ ‘몇 냥/냥쭝’ ‘리을’ ‘라장조/단조’ 같은 경우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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