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일 일요일

‘나쁜 놈’과 ‘높은 놈’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6] ‘나쁜 놈’과 ‘높은 놈’

최태호 필진페이지 +입력 2023-07-03 06:30:00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나이를 먹으면 사람들이 싫어한다늙은이 냄새난다고 싫어하고말이 많다고 미워한다존경 받는 늙은이로 산다는 것이 참 어렵다우리나라는 좌우가 지나치게 대립되어 있다정책은 없고 날 선 혀만 백성의 귀를 어지럽힌다정치판에서 상대편은 무조건 나쁜 놈이다.
 
계림유사(鷄林類事)’에 이런 글이 있다.
 
高曰那奔(고왈나분) : (한자로) ‘높다를 (신라어로) ‘나쁜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예전에는 높은 분을 나쁜 놈이라고 했다참으로 재미있는 우리말이다어쩌다가 높은과 나쁜이 같은 어원을 갖고 있을까 궁금하다. ‘훈민정음’ 서문에서 이라는 표현은 일반적인 사람을 지칭하고 있음을 볼 때 현대어로 높은 분=나쁜 놈이라는 등식이 가능하다.
 
벼슬이 높아지면 백성의 안위를 생각하는 선한 위정자가 되어야 하는데예나 지금이나 가렴주구(苛斂誅求)하는 (?)’이 많았던 모양이다그러므로 높은의 의미가 나쁜으로 변해간 것이다백성을 두려워할 줄 아는 높은 분(나쁜 놈)’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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