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112] 매매춘과 회춘

고등학교에 재직할 때의 일이다.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던 관계로 교과서 심의위원으로 들어간 적이 있다. 당시에 ‘우리나라 최초의 정형시조’라고 하면서 이조년의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라는 시조를 놓고 필자가 의견을 개진한 적이 있다. 물론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실 고려 충혜왕 때의 작품임을 고려한다면 아이들이 읽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을 텐데 같이 참석한 위원들이 동의하지 않았다.
우리는 흔히 매매춘·춘심·춘화·회춘이라는 용어를 부담 없이 쓰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춘(春)’이라는 글자의 의미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눈치가 빠른 독자는 벌써 그 의미를 파악했을 것으로 안다.
‘춘(春)’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춘’은 ‘봄·술… 남녀 간의 정사(男女情事曰 春 : 남녀 간의 정사를 춘이라고 한다)’를 이른다. 많은 의미가 있지만 ‘매매춘·춘심·춘화·회춘’ 등에서는 ‘남녀 간의 정사’를 일컫고 있음은 당연하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춘심으로 잠을 못 이루는 것’을 두고 그리움에 젖어서 잠 못 이룬다고만 해석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고려 충혜왕 때인데….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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