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토록 과학 경시하는 나라, 참 을씨년스럽다
- 이승훈 기자 lsh@vop.co.kr
- 발행 2024-02-08 09:33:11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의 이야기다. 그는 자신이 발견한 것을 고위 정치인들에게 시연해야 했는데, 이를 본 고위 정치인들의 첫 마디는 “이게 무슨 소용이냐?”였다고 한다. 패러데이가 시연한 것은 전기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인류문명 발전의 근간이 된 전자기 유도 원리였다. 이때 패러데이가 내놓은 대답은 “갓 태어난 아기가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였다. (▶네이처에 소개된 패러데이 일화)
물론 영국의 고위 정치인들이 바보는 아니었다. 영국은 패러데이가 발견한 원리의 가치를 분명히 알았다. 신자유주의로 사회 양극화를 촉진시킨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는 1988년 9월 27일 왕립학회 연설에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패러데이의 사례를 언급한다. “첫째, 기초과학은 엄청난 경제적 보상을 가져올 수 있지만, 완전히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서, (경제적) 보상은 즉각적인 결과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오늘날 패러데이의 업적을 보면, 그 가치는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주식을 전부 현금화한 것보다 훨씬 값이 나간다.” (▶마거릿 대처의 왕립학회 연설문)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예는 이 외에도 수없이 많다. 굳이 사례를 나열하지 않아도, 기름 한 방울도 안 나는 대한민국의 대다수 국민은 과학에 대한 투자만큼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동안 역대 정부가 진보·보수할 것 없이 꾸준히 국가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늘려온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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