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포럼 등, ‘2024 한반도 전략아카데미’ 1강 개최
- 김치관 기자
- 입력 2024.05.03 22:43
- 수정 2024.05.03 22:46
- 댓글 0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는 4월 18일 오후 서울 조영래홀에서 열린 ‘2024년 한반도 전략아카데미’에서 “흔들리는 미국 패권”을 주제로 첫 강연을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05/210598_100859_2918.jpg)
“미국이 주도하는 일방적 패권체제는 사실상 해체, 와해되고 있지만, 그러면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져야 되는데 누구도 그걸 갖추지 못하고 있다.”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는 ‘기존 질서는 해체 중이지만 새로운 질서는 미형성된 상태’를 뜻하는 이탈리아 정치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 1891~1937)의 이름을 딴 ‘그람시적 위기’가 지금의 국제질서를 설명하는데 부합하는 관점이라고 말했다.
조성렬 교수는 지난 4월 18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조영래홀에서 열린 ‘2024년 한반도 전략아카데미’ 첫 강좌로 “흔들리는 미국 패권” 주제 강연에 나서 지금의 국제질서를 ‘신냉전시대 회귀’나 ‘세력전이 과도기’ 보다는 ‘뉴 노멀(New Normal) 시대’로 해석하고 ‘그람시적 위기’를 인용했다.
‘뉴 노멀 시대’란 미국의 상대적인 힘 약화와 주요 강대국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국가가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고 주도하지 못하면서 각국은 국익을 바탕으로 각자도생을 꾀해 일정 기간 혼돈(chaos)의 시기가 지속되는 시대를 뜻한다.
조 교수는 “가장 핵심은 미국이 약해졌기 때문에 미국이 쇠퇴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나머지’의 부상 때문”이라며 “독일, 영국, 일본 등 유럽 국가뿐만 아니라 중국이 부상하면서 사실은 미국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것”이라고 짚고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요 신흥 7개국(E7)’과 브릭스(BRICS)의 부상”이라고 꼽았다.
기존 서방 선진국 중심의 주요 7개국(G7) 대신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등 신흥 7개국(E7)이 “2030년, 앞으로 한 5,6년 뒤가 되면 G7을 앞지를 거라고 예상되고 있고 향후 미중 패권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
![조성렬 교수는 국제질서 변화의 맥락을 풍부하고 균형감 있게 제시했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05/210598_100861_3017.jpg)
나아가 이같은 흐름의 “구체적인 조직화된 기구”로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를 지목했다. 브릭스는 올해 1월 1일자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에티오피아,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르헨티나 등 6개국이 추가로 합류, 11개국으로 확대됐으며 “향후 브릭스가 G7에 대응하는 커다란 기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중국, 러시아, 이란은 이념적으로 동의를 하지는 않겠지만 이들이 합세할 경우 미국은 굉장히 위기에 빠질 것”이라며 “실제로 중국, 러시아, 이란이 ‘안보벨트’ 연합해상훈련을 2년마다 실시해서 2019년, 21년, 23년, 아마 내년에 실시될 걸로 보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중국 주도의 상하이협력기구(SCO)에 사우디가 대화파트너로 가입했고(2023.3), 이란이 정회원으로 가입했다(2023.7)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나머지’ 부상의 핵심은 중국의 굴기”라며, 미국은 ‘GDP 40%의 법칙’에 따라 “도전국가들의 GDP가 미국의 40% 정도에 도달할 때가 되면 미국이 본격적으로 도전국을 주저앉히는” 방식으로 영국과 프랑스, 소련과 일본 등을 주저앉혔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때를 놓친 것”이라고 평했다.
2001년 미국이 9.11테러로 인해 ‘테러와의 전쟁’에 힘을 쏟으면서 중국과 손을 잡아 2001년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시켜줬고, 한반도 비핵화 등을 논의하는 ‘6자회담’(2003~2008) 의장국까지 맡겼다는 것.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는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얘기하고, 핵심 공급망에서 배제해서 탈동조화(De-coupling) 해서, 리스크 완화(De-risking)를 한다”는 전략이고 중국은 “시간은 중국 편이다”며 대만 문제 등 ‘핵심이익’ 사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공급망 배제에서 “핵심은 바로 반도체”며, “반도체 장비, 2차 전지, 이런 쪽에서 중국을 배제시키는 노력을 하는데 이게 (중국에게) 굉장히 아프다고 한다”고 짚었다.
또한 “일본, 인도, 호주를 끌어들이고 더 나아가서 현재 한국 그 다음에 필리핀, 뉴질랜드를 끌어들여서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봉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인태전략)을 펴고 있다며 “미국은 온전하게 독자적인 힘으로 패권을 유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동맹국들, 우방국가의 힘을 빌어서 패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특히 “3월에 한미 합동 연합훈련을 했는데 이게 한반도 전역 그러니까 남한 전역뿐만 아니라 서해 해상에도 대규모로 했다”며 “여기에 중국이 열 받아서 전략폭격기 H-6K 16대를 동원해서 용산 기지,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라든지, 대구나 부산 쪽에 있는 미군 기지들을 겨냥해서 모의 폭격 훈련을 했다”고 전하고 “만약에 대만에 전쟁이 났을 때 주한미군이 공군기지가 됐든 뭐든 만약에 한반도가 발진 기지가 돼서 투입할 경우 중국 폭격기가 한반도를 공격할 수 있다는 굉장히 위험한 신호”라고 우려를 표했다.
조 교수는 결론적으로 “단기간 내에 미국의 독점 시대가 무너지기는 어렵겠지만 미국의 유일 패권은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 건 사실인 것 같다”며 “미국이 여러 나라 중에서 가장 센 나라로 존재하는 시간은 2050년까지는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하고 “그것을 대체하는 세력이 등장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그만큼 혼란의 시기가 계속될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성렬 교수는 미중 전략경쟁의 현주소를 가감없이 진단하고 전망을 제시했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05/210598_100862_3056.jpg)
조 교수는 “국방비 수준에서 보면 사실 중국이 미국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특히 신용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상당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달러 체제를 기반으로 한 ‘신용’ 문제를 강조했다.
미국이 “국제통화기금(IMF)라든지, 관세무역일반협정(GATT), 세계은행 등등을 통해서 경제적으로도 다른 국가들한테 혜택”을 주면서 “세계 경찰을 자처하면서 공공재가 약한 국가들의 안전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 “과연 중국이 그럴 수 있겠느냐”는 물음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미국의) 신용 자산의 핵심은 바로 달러화”라며 미국 주도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시스템’(SWIFT)에 주목을 돌렸다. 스위프트(SWIFT)에는 전세계 1만 1천여 개의 주요 은행이 가입돼 있고, 1만 달러 이상 거래시 미국 연방은행에 통보토록 돼 있다. 이란과 북한, 최근 러시아에 대한 국제금융제재가 바로 이 스위프트를 통해 작동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 위안화나 중국국제결제시스템(CIPS), 루블화와 러시아금융통신시스템(SPFS), 가상화폐 등이 모색되고 있지만 아직 달러화를 대체할 화폐가 부재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2022년 1월 기준 통화별 국제결제 비중을 보면, 미국 달러화 39.92%, 유로화 36.56%, 영국 파운드화 6.30%, 중국 위안화 3.20%, 일본 엔화 2.9% 순이다.
그러나 미국이 “러시아를 스위프트 제도에서 퇴출시킨” 결과 “러시아가 값싼 러시아산 석유를 대대적으로 인도와 중국한테 싸게 팔고” 결제 통화도 달러가 아닌 위안화나 루블화를 사용하게 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한 “AI 기술이나 가상화폐 이런 기능이 발전하면서 의외로 달러화의 기능과 스위프트 제도의 기능 자체가 조속히 대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우리가 결국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시대가 올 수밖에 없고 지금은 미국을 선택해서 중국과 어떻게 잘 지내자 이런 정도지만 결국 중국이 더 커지고 러시아와 새로운 진영이 강화되면 결국은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설 거라고 본다”며 “우리가 양자 선택의 과정보다는 우리가 독자적인 힘을 상당히 키워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평화3000 운영위원장 박창일 신부가 아카데미 개강 인사말을 했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05/210598_100860_2955.jpg)
강연에 앞서 평화3000 운영위원장 박창일 신부는 개강 인사말에 나서 “지금 이 시기가 워낙 엄중한 시기”라며 “한반도의 문제를 단순히 남북 간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관점에서 미국과 중국과 러시아와 일본과 또 유럽을 포함해서 모두 함께 보면서 폭을 좀 넓히는 아카데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광화문포럼과 ‘포럼 열린공감’, 평화의길이 공동 주최하고 평화3000과 통일뉴스가 후원하는 ‘2024년 한반도 전략아카데미’는 “전쟁의 시대, 한반도는 안전한가?”를 주제로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와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 소장이 11월 21일까지 총 10강좌를 진행할 예정이다.
2강 ‘시진핑과 중국몽’은 조성렬 교수가 5월 9일 오후 6시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 조영래홀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문의 02)2030-2818.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