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292] ‘대로하다’와 ‘진노하다’

한자로 성낼 노(怒) 자는 ‘로’로 발음하기도 한다. ‘격노(激怒)’ ‘분노(憤怒·忿怒)’라고 할 때는 ‘노’로 발음하지만 ‘대로하다’라고 할 때는 ‘로’로 발음한다. 사전에 ‘대노’라고 치면 나오지 않는다. 동사로 ‘(어른이) 크게 성을 내다’라는 의미다.
예문을 통해 좀 더 알아보도록 하자. “할아버지는 대로하여 고함을 지르셨다” “선생님은 분란을 일으킨 학생들에게 대로하셨다”와 같이 쓴다. 일반적으로 ‘노(怒)하다’라고 할 때는 ‘노’라고 발음한다. 그렇다고 해서 두음법칙을 적용한 것은 아니다. 일상적으로 하는 발음을 그대로 적시한 것이다.
‘노(怒)하다’는 ‘마음에 마땅치 않아 크게 성나다’라는 뜻이다. 조금 더 화를 낸다면 ‘진노하다’로 확장할 수 있다. 예문을 보자. “바다가 이렇게 요동치는 걸 보니 용왕님께서 진노하셨나 보다”와 같이 쓴다. 즉 ‘진노(震怒)하다’는 ‘존엄한 존재가 몹시 노함’의 뜻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진노했다’고 쓰지 않은 모양이다. 허허허.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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