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5일 수요일

‘간이 부었다’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372] ‘간이 부었다’

최태호 필진페이지 +입력 2024-12-26 06:20:47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필자는 오래전부터 한국어 어휘의미론에 문화문법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고 알리기 시작했다아직은 학문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지만 문화를 아는 것이 언어(어휘)를 아는 지름길인 것만은 확실하다
 
요즘 필자가 수염을 기르고 다녔더니 친구들이 너는 간덩이가 부었구나하면서 놀린다아내가 수염 기르는 것을 몹시 싫어하기 때문이다.
 
은 또 무슨 의미가 있길래 아내가 싫어하는 수염 기르는 것과 연관이 있을까.
 
친한 친구 사이에 간도 쓸개도 다 빼 준다는 말이 있다배신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간은 해독·혈액 관리·영양소 대사를 담당하고한의학에서는 무모하게 행동하는 것이 간에서 온다고 보았다.
 
알코올 중독이나 간성 뇌증 등 질병에 노출될 경우 간이 붓는다고 한다그러므로 간이 부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닌 것 같다. ‘간담이 서늘하다’ ‘간이 떨어지다’ ‘간담이 내려 앉다’ 등과 같은 것이 모두 문화문법이 아니면 해결하기 힘든 말이다한국어를 바로 알기 위해서는 한국의 문화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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