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전의 왕자, 전차가 등장한 후 각국은 전차를 막을 대전차 무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새로운 대전차 무기가 등장할 때마다 ‘전차 무용론’이 나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전차 무기를 극복하는 기술이 발명되며 여전히 전차는 전선 돌파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전차의 적은 전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최적의 대전차 무기는 전차다.
전차 이외의 대전차 무기들을 차례로 살펴본다.
대전차 로켓
전차의 장갑을 뚫을 수 있는 성형작약탄을 탄두에 탑재한 로켓탄으로 보병이 휴대할 수 있는 최적의 대전차 무기로 꼽힌다.
흔히 바주카포라고 부르는 게 바로 대전차 로켓의 하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쓰던 바주카, 독일이 쓰던 판처파우스트가 초기 대전차 로켓이며 이 둘을 참고로 소련이 1960년대에 개발한 RPG-7은 지금도 수많은 나라에서 저렴하게 사용하는 인기 있는 무기다.
북한은 RPG-7을 다양하게 개량해 쓴다.
미국은 바주카 후신으로 1960년대에 개발한 LAW를 지금도 쓰고 있고 심지어 RPG-7이 워낙 가성비가 좋아 이걸 자체 제작한 PSRL-1도 쓴다.
참고로 대전차 로켓과 무반동포(혹은 무반동총)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은데 생긴 건 거의 똑같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무기다.
무반동포는 포탄을 쏘는 포의 일종으로 사람 어깨 위에 포를 올려서 쏜다고 보면 된다.
다만 사람이 충격을 받으면 안 되므로 포를 쏠 때 반동이 없도록 포의 뒤쪽이 뚫려 있어 후폭풍이 발생한다.
포신에 강선이 있어 포탄이 회전하는 것도 일반 포와 똑같다.
대전차 로켓은 무반동포와 생긴 게 거의 비슷한데 포탄 대신 로켓탄을 넣어 발사한다.
성형작약탄은 포탄이 회전하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대전차 로켓 발사관에는 강선이 없으며 로켓탄에 날개가 달려 경로가 휘는 걸 막는다.
통상 무반동포가 포탄이 빠르고 명중률이 높지만 더 크고 무거워 휴대성이 떨어지며 성형작약탄을 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미군이 사용하는 스웨덴의 AT4를 대전차 로켓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엄밀히 말하면 활강포 포신으로 된 무반동포다.
RPG-7이나 판처파우스트 3은 로켓탄에서 나오는 화염과 연기로 인한 병사의 피해를 막기 위해 무반동포처럼 장약으로 로켓탄을 발사한 후 중간에 로켓엔진을 점화한다.
LAW나 AT4는 로켓탄 혹은 포탄이 발사관 안에 완전히 들어가지만 RPG-7, 판처파우스트 3을 보면 발사관보다 두꺼운 로켓탄이 앞에 튀어나와 있는 독특한 모양이 인상적이다.
굳이 로켓탄을 발사관에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로 지름이 크게 만드는 이유는 성형작약탄의 특성상 지름이 클수록 관통력도 향상되기 때문이다.
통상 포탄 지름의 5~6배에 해당하는 관통력을 가진다.
RPG-7은 탄두 지름이 85밀리미터로 관통력(RHA)은 300~600밀리미터, 판처파우스트 3은 탄두 지름이 110밀리미터로 관통력은 700밀리미터, LAW는 탄두 지름이 66밀리미터로 관통력은 300밀리미터다.
여기서 RHA란 ‘Rolled Homogeneous Armour’의 약자로 압연강판 기준 관통력을 말한다.
또 판처파우스트 3이나 LAW는 발사관이 일회용이라서 한 번 쓰고 버린다.
대전차 로켓의 장점은 가볍고 저렴하고 구조가 단순해 고장이 잘 안 난다는 점이다.
단점은 사거리가 짧고 정확도가 떨어지며 파괴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초기에는 전차를 잡는 보병 무기로 인기를 끌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차를 파괴하는 게 힘들어지고 있다.
당장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 전차를 향해 미군이 바주카를 20발 이상 쐈지만 파괴를 못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 요즘은 대전차 로켓을 전차 공격용으로 쓰기보다는 가벼운 장갑차나 차량, 건물, 모래 진지, 병사 공격용으로 더 많이 쓰며 심지어 헬리콥터를 격추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구형 전차에는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며 탄두를 개량해 위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전차 처지에서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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