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5일 토요일

'말 대 말' 불과, 일본의 '구체적 행동' 필요

<초점> 아베 '고노담화 계승' 발언으로 한.일관계 풀리나?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03.16 12:28:57 트위터 페이스북 아베 총리, "'고노 담화' 수정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고노 담화’ 계승 발언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즉각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아 한.일관계 개선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일본군‘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대해 “아베 내각에서 그것을 수정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한.일 정부 사이의 담화 문안 조율 여부 확인, 한국인 군위안부 피해자들 증언에 대한 확인 등 고노 담화 검증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베 총리가 고노 담화 수정을 명백히 부정한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지만 지난해 두 차례를 비롯해 다소 애매하나마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 계승을 표방한 사실은 있다. 여기에 스가 관방장관의 ‘고노 담화’ 검증작업 강행 발언까지 더해 보면 실상 일본 정부의 입장이 크게 바뀐 것은 없는 셈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당시 일본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 (富市村山) 총리가 일본이 태평양 전쟁 당시의 식민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뜻을 표명한 담화이며, ‘고노 담화’는 1993년 8월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일본군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와 반성의 마음을 표한 담화다. 외교부.청와대, 즉각 긍정 평가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우리 정부는 14일 당일 즉각 외교부를 통해 “아베 총리가 금일 오전 국회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포함하여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분명히 언급한 점을 일단 평가한다”며 특히 “아베 총리가 고노 담화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점에도 주목한다”고 긍정적 평가를 냈다. 나아가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지금이라도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를 덜어드리고 한일관계와 동북아 관계가 공고히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했다”고 이례적으로 밝혔다. 미 국무부, "아베 총리 발언, 긍정적 진전" 미국 국무부는 14일(현지시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무라야마(村山) 총리와 고노(河野) 전 관방장관의 사과는 주변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일본의 노력에 있어 중요한 장(章)을 기록하고 있다”며 “아베 총리의 발언을 긍정적 진전으로 간주한다”고 환영했다. 나아가 국무부는 “한국과 일본의 좋은 관계는 두 나라 자체는 물론 지역과 미국에 있어서도 최선의 이익에 해당한다”고 직접적으로 한.일관계 개선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일본 언론에서 거론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가능성도 다시 고개를 드는 형국이다. 박 대통령은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되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Nuclear Security Summit)에 참석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장 핵안보정상회의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나 한.미.일 정상회담이 강행되지 않더라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4월말 한.일 순방 전에 한.일 정상회담과 같은 가시적인 한.일 관계 개선을 보여줄 필요가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1983년 나카소네 일본 총리는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그해 1월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방한해 전두환 대통령과 만나 교과서 문제와 경협 문제 등으로 경색된 한일관계를 먼저 푼 적이 있다. '말 대 말' 수준 화해 제스쳐 나올 수 있어 한 전문가는 “아베 총리의 발언이 면피용이라는 것은 정부도 알고 있지만 우리가 이를 뿌리칠 경우 한.일 관계 악화의 책임을 우리가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말 대 말’ 수준의 화해 제스쳐가 나올 수 있어 핵안보정상회의에서의 한.일, 또는 한.미.일 정상의 간단한 퍼포먼스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일단 아베 총리의 발언을 평가하고 우리도 일정 정도 (관계개선의) 여지를 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후 일본 정부의 구체적인 실천 조치들이 나와야 하고 상황 악화 조치도 없어야만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실질적인 ‘행동’이 없이는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장 한.일 정상회담 추진과 같은 전격적인 관계 개선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청구권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존재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 피해자들이 진정한 사과를 받고 만족할 만한 해결이 이뤄지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