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주민 방문에 눈물바다 된 서울대병원 “백남기 살려내라”
경찰 물대포 직사를 머리에 맞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의 가족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병문안을 온 보성군 웅치면 마을 주민들의 위로를 받고 있다.ⓒ양지웅 기자
“우리 남기 불쌍해서 어쩌노. 말한마디 없이 이렇게 가불면 어쩌노”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백남기(69)씨를 면회한 동네 주민 백준선(73)씨는 오열했다. 동네주민 방문에 백씨의 부인은
서럽게 눈물을 흘렸고, 중환자실 로비는 무거운 애통함으로 가득 찼다.
18일 오전 혜화동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 전남 보성군 웅치면 주민 대표 40명이 백씨를 면회하기 위해 상경했다. 웅치면 주민들은
이날 오전 6시께 버스를 타고 출발해 11시 30분께 병원에 도착했다. 5시간이 넘는 어려운 걸음에도 면회 제한으로 주민 모두가
백씨를 만날 수 없었다. 면회는 안규갑(69), 백준선씨 두 명이 대표로 진행했다.
“미안해서 남기 얼굴 볼 수 없어··· 선량한 농민 죽이려한 정부·경찰 용서할 수 없다”
경찰 물대포 직사를 머리에 맞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의 마을 주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서 병문안을 마친 뒤 침통한 표정으로 병실을 나서고 있다.ⓒ양지웅 기자
백씨를 만나고 온 안규갑씨는 면회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미안해서 (백씨) 얼굴을 쳐다볼 수 없었다”며 “부디 힘을 내 깨어나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막걸리 한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경찰 물대포를 맞아 사람이 이 지경이 될 수
있느냐”며 “선량한 농민을 죽이려 한 정부와 경찰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네주민 정정자(56)씨는 중환자실 앞을 지키고 있는 백씨의 부인을 끌어안고 한참을 눈물을 흘렸다. “너무 늦게 왔지. 미안해.
힘내”라는 정씨의 말에 백씨 부인은 서럽게 흐느꼈다. 정씨는 쓰러진 백씨와 함께 웅치면위원회 감사 역할을 맡고 있어서 더욱 각별한
사이였다.
정씨는 기자와 만나 “마을 주민 대표로 서울에 올라와 이런 일을 당해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사고 소식을 듣고 마을
전체가 슬픔에 빠졌다”고 했다. 이어 “거리가 너무 멀고 할 수 있는 게 없어 너무 속이 상했다”면서 “오는 버스안이 초상집
분위기였는데 다시 백씨를 병상에 남겨두고 내려가야 할 일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 의원도 병원을 찾아 백씨의 가족과 주민들을 위로했다. 김 의원은 “사람을 중태 상태로 만들어 놓고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정부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부인지 한탄스럽다”면서 “야당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꾸린 만큼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돌아가기 직전 서울대병원 입구에서 백씨 사태에 대한 정부 사과 등을 요구하는 선전전을 벌이기도 했다. 웅치면 주민들은
“백남기 살려내라”, “농민 탄압하는 박근혜 정부 규탄한다”, “폭력 경찰 엄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책임자 처벌과 정부 사과
등을 촉구했다.
경찰 물대포 직사를 머리에 맞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의 마을 주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앞에서 물대포를 사용한 정부와 경찰을 규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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