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21] 박성제 MBC 해직기자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지난 24일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이 2014년 4월 한 식당에서 극우 인터넷 언론사 대표와 나눈 녹취록이 공개되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2012년 MBC 노조의 파업때 해고된 최승호PD와 박성제 기자가 아무 이유도 없이 해고됐다는 사실이다.
물론 예상된 내용이다. 그러나 당사자가 실토한 것은 처음이라 대법원에 계류중인 해고 무효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MBC노조와 언론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당사자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궁금해 28일 박성제 MBC 해직기자가 운영하는 ‘쿠르베오디오’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박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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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제 MBC 해직기자 ⓒ 이영광 기자 | ||
“예상했던 발언들, 놀라지 않았다…사필귀정”
- 지난 24일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의 녹취록이 공개되어 파문을 일으키는데 어떻게 보고 계세요?
“최승호 PD와 저의 해고 과정에서 ‘저 사람들이 아무 이유가 없고 증거도 없는데도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서 일단 해고를 시킨 거구나’라는 짐작은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것이 인사위원회 참여했던 당사자 임원 입에서 사실로 드러난 거죠.
저로서는 사필귀정이 아닌가 생각을 해요. 더군다나 우리 둘 문제뿐만 아니고 해고된 사람이 권성민 PD 포함해서 다섯 명 더 있잖아요. 재판에서 정당한 파업이었다는 걸 인정했기 때문에 다섯 명의 해고도 별다른 이유나 증거가 없는건 그분들도 다 마찬가지예요. ‘일단 자르고 본다’는 게 그 사람들 생각이었어요.”
- 그 당시 인사위원회 갔을 때 어땠어요?
“제가 ‘나는 정직을 받은 상태인데 왜 나를 또 인사위원회 불렀냐’고 물랬더니 후배들이 집회하는 모습을 뒤쪽에서 다른 선배들과 같이 지켜보고 있는 CCTV 사진을 보여주더라고요. 그러면서‘니가 이것을 지휘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이진숙 본부장이 얘기하더라고요.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제가 너무 화나서 ‘도대체 이런 증거가 어디 있느냐 경찰에서 시위채증할 때도 이렇게 안 한다’고 했더니 ‘토론하려고 하지 말고 나가라’고 해서 그냥 인사위원회장을 나왔죠. 왜냐면, 그 사람들은 저를 자르려고 이미 마음먹은 상태라서 제 반론을 들으려 하는 자세가 아니었거든요.”
- 해고 후 저와 인터뷰할 때 당시 김재철 사장이 곧 사퇴할 것으로 생각했었잖아요.
“당시 여당이든 야당이든 MBC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얘기를 해서 김재철 사장이 금방 쫓겨날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4년이 다 되어가도록 이렇게 해고 기간이 오래갈 줄은 몰랐어요. 인생이 많이 바뀐 거죠. 그만큼 고생을 많이 했고 가족들도 고통이 있었고요.”
- 녹취록 내용이 가히 충격적이었어요. 물론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지만, 녹취록을 들었을 때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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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광한 MBC 사장(좌)과 백종문 MBC미래전략본부장(우) <사진제공=뉴시스> | ||
“다른 분들은 충격적이었겠지만 저는 예상했던 발언들이기 때문에 놀랍거나 경악하진 않았어요.결국, 진실은 밝혀진 거죠, 사필귀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죠.
다만, 기사가 나온 후 제가 전화를 많이 받았어요. 지인 중에는 ‘박성제가 아무 짓도 안 했는데 회사가 해고했겠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나 봐요. 그런 사람들이 ‘너 진짜 아무 일도 안 했는데 억울하게 해고됐구나’라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에 만족해요, MBC 파업의 진상이 알려지고 저 사람들이 노조를 얼마나 죽이려고 했었는지 온 세상이 알게 됐다는 것이 의미가 있죠.”
- MBC 사측의 해명에 따르면 "관리자인 팀장이었음에도 해당 직무를 방기한 채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노조의 불법 파업에 참여하여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그런데도 기자들이 파업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등 심각하게 회사 업무를 방해하였다”다며 “인사위원회의 적법한 절차에 의한 정당한 해고”로 주장하는데.
“이런 사람은 저뿐만 아니라 팀장이나 간부면서 파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럼 왜 저만 해고됐냐는 거죠. 그래서 사측의 해명은 말이 안 되는 거예요. 일단 자기네들 음모가 드러났기 때문에 주워담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지금 이런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내놓는 것이고 이런 얘기는 해고할 할 때도 했던 주장입니다.”
“방문진 임무 방기…여당이사들, 경영진과 한배 탄몸 증명”
-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사전에 이사실을 알고 있던 것으로 알아요. 그러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이사들에게 고 이사장은 “시간을 다툴 정도로 시급한 내용이 아니고 2014년의 일이니 이미 오래됐다”며 “대화 내용 녹음 사실은 얼마 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수사기관도 아니고 내가 알아볼 수는 없었다”라고 하던데.
“<뉴스타파> 동영상을 보면 백 본부장이 나오잖아요. 보도는 월요일에 나갔지만 지난주에 기자가 백 본부장을 찾아가서 만났을 거예요. 그래서 고 이사장이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지 예전부터 알고 있을 것 같진 않아요.
방문진에서 야당추천 이사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데 대해 이미 오래된 일이고 수사기관이 아니라서 알아볼 수 없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겁니다. 방문진에서 백종문 본부장과 거기 참석했던 회사 직원 두 명을 같이 다 나오라고 해서 진상조사를 하면 됩니다. 그런 거 하라고 방문진이 있는 것이죠, 그러니 안 한다는 건 임무 방기죠. 사실상 방문진 여당이사들이 지금 경영진과 한배를 탄 몸이란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 녹취록을 들어보면 백 본부장과 극우 인터넷 언론 대표가 얘기하는 내용이 나오잖아요. 이런 것은 어떻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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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내부자들> 보면 유력 대권후보 정치인이 재벌 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은행에 압력을 넣고 정치자금 받고, 그리고 그것을 보수신문의 주간이라는 사람이 케어해주잖아요. 그러첨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거죠. 지금 제대로 된 언론에서는 MBC 경영진의 편을 드는 언론이 없었거든요. 워낙 자기들이 나쁜 짓을 했기 때문에 자기들 우군이 필요한데 총대 멜 언론이 극우 매체밖에 없는 거죠. 그리고 극우 인터넷 언론사 대표는 더 영향력을 넓히고 유명해져서 정치도 하고 싶지 않겠어요. 그래서 <100분토론>에 나가게 해달라고 하는 뒷거래를 한 거죠. 실제 출연을 다 했어요. 어찌 보면 파렴치하고 지저분한 뒷거래죠.”
- 거기 보면 <무한도전>이나 <라디오스타>도 좌빨로 규정하던데.
“지금 MBC를 경영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왜곡되고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드러나는 거예요.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등의 예능뿐 아니라 모든 프로그램에 딱지를 붙이는 거예요. 정확히 말하면 프로그램 만드는 기자와 PD들에게 딱지를 붙이는 거죠. 그렇게 해서 자기들 자리를 지키는 거죠. 즉 ‘좌파 기자와 PD들이 날뛰지 못하게 해야 된다 이건 마치 예전에 해방 후에 친일파를 숙청하려고 했지만, 그 사람들이 반공으로 돌아서서 ‘빨갱이들을 잡아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했던 거나 마찬가지죠, 자기들 살기 위해 그런 거잖아요.”
“해명 불가하니 뭉개기 작전…재판 영향 주지 않으려는 것”
- 25일 기자회견이 끝나고 백 본부장과 면담 신청서를 제출하려 했지만, MBC는 누구든 방문이 가능한 경영센터 진입을 막았다던데.
“25일은 경영센터를 못 들어갔어요. 근데 오늘(28일) 점심에 제가 또 면담 신청을 하러 가니 마침 백 본부장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잠깐 5분만 얘기합시다. 백 본부장님 저 모르시나요? 저 후배 박성제입니다.’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아무 말도 못 하고 저를 피하더라고요. 자기들이 떳떳하면 저에게 화를 냈겠지만 뒤가 구리니까 도망간 것이죠.”
- MBC 측에서 반응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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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없다가 어저께 오후에 입장이 나왔어요. 그거 말고는 없어요. 제 생각에는 해명은 도저히 할 수가 없으니까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대충 입장을 내놓고 뭉개기, 무시하기 작전으로 가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뭐 하나라도 인정하면 관련 재판이 대법원에 걸려 있는데 영향을 주거든요.그래서 아마 무시하고 버티면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겠냐고 생각하고 있을 거 같아요.”
- 백 본부장은 ‘소송비 얼마가 들어도 좋다’고 하던데 납득이 안됩니다.
“자기 돈이 아니잖아요. 회사 돈으로 소송하는 거예요. 말도 안 되는 불법해고를 저질러 놓고 피해자들이 무효 소송을 제기하면 몸값이 엄청나게 비싼 변호사들을 6~7명씩 투입해서 몇십억을 쓰는 거죠. 회사 돈을 낭비하는 것이라 배임이에요. 직원들이 땀 흘려서 현장에서 프로그램 만들어서 번 돈인데 그것을 자기들 저지른 일에 대한 소송으로 수십억을 쓰는 게 얼마나 황당한 짓인가요? 형사적으로 처벌해야 돼요.”
- 현재 해고 무효 소송은 2심까지 무효 판정을 받으셨잖아요. 하지만 이와 별도로 이번 녹취록에 대한 소송이 필요할 듯 보입니다.
“저희 재판 진행 하시는 변호사님하고 얘기해 봤어요. 민형사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대법원에도 판례가 있습니다. 그냥 해고됐으면 해고가 유효한지 아닌지를 다투는 소송 해서 해고자가 이기더라도 밀린 월급만 주고 회사는 법적으로 책임지지 않아요. 그런데 회사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죄 없는 직원을 회사에서 몰아내기 위해 억지로 해고한 경우에는 불법에 해당한답니다. 그러면 당연히 형사적으로도 고소 고발을 할 수가 있고 민사적으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최민희 괘씸죄 걸린 것…MBC, 전파를 사익 보호 위해 악용”
- 현재 MBC는 어떻게 보세요?
“한마디로 국민에게 버림받았어요. 왜냐면은 너무나 단기간에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의 신뢰도가 무너져 버렸거든요. 시청률 문제가 아니에요. 언론학자나 전문기관에서 조사한 걸 보면 신뢰도가20위 안에도 못 들어가는 경우도 있더군요.
KBS SBS도 마찬가지지만 MBC가 가장 심하죠. 반면에 JTBC 같은 종편이 손석희 앵커의 뉴스 덕분에 신뢰도가 많이 올라갔죠. 사실상 공정한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 기대를 많이 하고 계시던 분들에게 버림받은 거예요. 다시 관심을 다시 끌어오고 국민의 사랑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노력과 시간이 될 거로 생각해요. 그게 제일 문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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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MBC 녹취록과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
- 25일 MBC는 녹취록을 제공한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의 선거법 위반 논란을 보도해 보복성 보도가 아니였냐는 주장이 있어요.
“최민희 의원이 실제로 선거법 위반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 보도가 나가자마자 그날 밤부터 최 의원 보도를 냈는데 이미 5일 전에 지역신문에 실린 거거든요. 일반 정치인들의 자잘한 선거법 위반 논란에 대해 메인 뉴스가 거의 보도하지 않아요. 하지만 최 의원이 괘씸죄에 걸린 거죠. 그러니 MBC 보도가 얼마나 건방진 겁니까? 정치인들이 경영진에게 불리한 내용을 폭로했다고 해서 공영방송의 전파를 사사로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 거잖아요. 이것은 정말 용납할 수 없는 짓인데 이것이 요즘 MBC의 현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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