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5일 일요일

민중총궐기, 대통령 사과·경찰청장 즉각 파면 요구


경찰 살수 피해자 백 씨 뇌출혈 수술...의식회복 안돼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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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15  14: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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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총궐기투쟁본부(투쟁본부)’는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강신명 경찰청장의 즉각 파면을 요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남 농민 백남기(68살)씨가 경찰의 직사 물대포로 인해 사경을 헤매고 있는 가운데 전날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민중총궐기투쟁본부(투쟁본부)’는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강신명 경찰청장의 즉각 파면을 요구했다.
투쟁본부는 15일 오전 백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응급실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집회와 평화행진을 원천 봉쇄하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살인적 진압을 가한 경찰 당국을 강력 규탄한다”며, “국민을 적으로 간주하고 살인진압을 강행한데 대해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강신명 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조영선 사무총장은 경찰이 피해자 백씨에게 20초 이상 안면을 겨냥해 조준 살수하고 뒤로 쓰러져 넘어진 이후에도 살수를 멈추지 않았으며, 구조를 위해 모여든 사람들에게 조차 살수로 위협했던 정황 등은 업무상 상해를 훨씬 뛰어넘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백씨는 현재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뇌출혈 수술을 받고 있으며,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백씨가 전날 코와 입에서 피가 흘렀던 상황에 더해 병원에 입원한 후에 코뼈 함몰과 안구 이상 등이 발견됐다는 가족들의 전언이 있으나 의학적 소견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추가적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영선 사무총장은 사건 발생 직후 촬영된 동영상 자료와 증언 등을 토대로 경찰이 14일 오후 6시 56분 11초부터 20초 이상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백씨의 얼굴 정면을 향해 직격으로 물대포를 살수하고 몸이 완전히 휜 상태로 뒤로 넘어가는 순간에도 집요하게 얼굴을 향해 정조준 살수를 계속했으며, 이미 넘어진 백씨의 얼굴을 향해 살수를 계속함으로써 1미터 이상 뒤로 쓸려가는 상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주변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백씨는 이미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으며,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경찰은 백씨를 구조하기 위해 나섰던 이들에게도 집중적으로 살수를 펼쳤다고 한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제 경찰의 대응은 자국 국민들에게 하는 행위라고는 볼 수 없으며, 적군 또는 적대적 세력에게나 하는 수준”이라고 분개했다.
박 대표는 “백씨가 물대포를 바로 맞고 1~2미터 튕겨져 나갔다는데, 이는 최소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에 해당될 것”이라며, “최소한 현장 책임자와 직접 작동했던 사람은 구속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중의 요구는 ‘이대로는 살 수 없다’, ‘민주주의 제대로 하라’는 것인데 이러한 민중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평화적 행진을 원천 봉쇄한데서부터 나온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에서도 금지시킨 차벽설치와 원천 봉쇄를 서슴지 않고 하고 있는 박근혜·새누리 당 정권의 막장방식의 살인 진압에 대해서는 국민적 응징이 있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 이날 기자회견 후 별도로 백씨 사고 당시 동영상을 상영하는 자리가 있었다. 쓰러진 백씨의 오른쪽 뺨으로 피가흐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11월14일 오후 6시 56분 11초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의 물대포 직사에 의해 백씨가 쓰러지는 장면.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날 집회 부상자 치료에 나섰던 보건의료단체연합 진료지원팀은 물대포 자체가 매우 강력한 물리력으로 사람을 쓰러지게 하여 뇌진탕이나 골절을 일으켰던 일들이 여러번 일어났기 때문에 “이번 백 씨의 유감스러운 부상이 ‘예정된 참사’였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진료지원팀은 백씨 외에도 전날 집회 참가자들 중에는 경찰의 물대포 직사에 따른 눈의 홍채출혈, 골절(의증), 인대손상이 다수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인체에 위험한 물질이라고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는 파바(PAVA, 캡사이신)를 경찰이 물대포에 섞어 살수하거나 분무형태로 고농도로 살포함으로써 안 손상, 열상(찢어짐), 피부상해, 호흡곤란 등 상해가 의료진들이 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발생했고 응급진료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날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인권침해를 감시하기 위해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한 ‘인권침해감시단’은 이날 브리핑에서 14일 집회에 대한 경찰의 대응은 ‘폭력적 진압’ 그 자체였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인권침해감시단에 따르면, 14일 경찰청은 경찰관 약 2만여명, 경찰버스 700여대, 차벽트럭 20대를 투입해 시민 50여명을 연행했고 집회기간 내내 물대포를 직사, 난사, 특정인 조준발사 하는 등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폭력적 진압을 서슴지 않았다.
농민 백씨와 유사한 피해사례가 많이 있었으며, 부상자를 운송하는 구급차 안으로 살수액이 들어가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평소와 달리 이날 유난히 긴 시간동안 물대포 살수가 이루어 졌으며, 여러 곳에서 매캐한 최루액이 섞였고 종로경찰서 앞에서는 최루액과 함께 초록색 색소가 섞여 사용된 경우도 있었다.
특히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는 한번 살수를 시작하면 최소 5분 이상 집중 조준 살수를 했으며, 잠시 멈추거나 방향을 바꾼 후에도 계속 이어지는 등 해산할 때까지 3시간 가까이 인도에 서 있는 시민들에게 까지 무차별적인 물대포 살수가 이루어졌다.
발사할 물이 부족하자 소방방재를 위해 설치된 소화전에 호스를 연결해 살수차에 물을 공급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감시단은 경찰이 이날 광화문 사거리, 세종로 일대에서 집회가 시작되기도 전인 오후 1시께부터 차벽설치를 준비하고 3시 무렵 광화문 사거리 차로에 선제적으로 차벽을 설치했으며, 대회 참가자들의 행진 경로가 아닌 헌법재판소, 안국동, 인사동에도 이미 차벽설치를 완료해 청와대로 향한 어떤 공간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명백히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긴 장대에 매단 톱으로 시위대가 있는 차 아래쪽으로 휘두르거나 식용유를 뿌려 사고위험을 높였던 문제도 지적했다. 차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집회 참가자들이 버스에 매단 밧줄을 풀기 위한 행위이거나 접근을 어렵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경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집회의 보장과 시민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 도중 기자회견장 주변에서는 기자를 사칭하며 메모를 하던 사람을 붙들어 신원확인을 하는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투쟁본부는 15일 오후 5시 서울대병원 앞에서 백씨의 쾌유를 빌고 경찰의 폭력적 진압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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